교단만필
2015-12-08
“오늘 1등은 3모둠이야. 모둠 스티커 세개, 2등 2모둠은 두개, 3등 4모둠은 한 개.”
“앗싸! 우리 모둠 스티커 거의 다 채워간다!”, “아. 우리 모둠은 ○○○ 때문에 졌어.”
“선생님. 이 스티커 100개 다 모으면 진짜 영화 보러 갈 수 있어요?”..
2015-12-01
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내렸다. 비 온 뒤의 산과 하늘은 얼마나 맑고 깨끗한지 감탄사가 절로 나오며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마음껏 누리며 살 수 있게 해주신 조물주께 감사드린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실 때 여섯째 날에 사람을 창조하시면서 천지와 만물을 다..
2015-11-24
힘든 일이 있어도 내가 처음으로 교단에 섰을 때의 떨리는 두려움 설레는 첫 마음을 기억하며 겸손한 자세로 극복하게 해 주십시오. 가르치는 일은 더 성실한 배움의 시작임을 기억하며 최선을 다하는 열정을 지니고 싶습니다. -이해인의 '어느 교사의 기도' 중-
열정을 지..
2015-11-17
아이를 데리고 고궁이나 박물관에 갈 때마다 아내와 작은 의견 차이를 보인다. 지난 주말에도 그랬다. 부여국립박물관에서 집사람은 욕심껏 아이에게 하나라도 더 쥐어주려고 백제 역사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려 하고 아이는 건성건성 듣는 모습이 역력하다. 둘러보면 우리 집만 그..
2015-11-10
부여에서 교단생활을 해온 지 스물세해가 되었다. 나의 고향은 아니지만 생의 가장 많은 시간을 살아온 곳이니 이젠 고향처럼 느껴지는 곳이다.
올해는 정림사지오층석탑을 비롯한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부여를 찾아오고 있다. 평소에..
2015-11-03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문학 비평가인 롤랑 바르트는 그의 저서 '카메라 루시다'에서 사진을 감상할 때 사회적 문화가 공유되는 일반적인 감정을 라틴어 스투디움(studium)으로 개념을 정의한다. 반대개념으로 이 스투디움을 파괴함으로써 발생하는 요소를 푼크툼(punctum)..
2015-10-27
교사가 되기 위해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동안 6개월 정도 기간제로 근무 했던 곳은 수도권에 위치한 30학급 이상의 큰 학교였다. 작은 교실에 30여명의 학생들이 서로 투닥이며 한시도 조용한 날 없이 북적였다. 덩치가 크고 목소리도 우렁찬 나를 아이들은 무서워하면서도 잘..
2015-10-20
얼마 전 대전갤러리에서 대전시 초·중·고 교사들이 참여하는 '제14회 대전시 교원 미술 공모전'이 개최됐다. 서양화·동양화·조각·서예 등 총 80여 편의 응모작 중 32편이 전시돼 관심 있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전시회장이 문을 열던 날, 평소 학생지도와 업무추진..
2015-10-13
나는 한 때 '명당'이니 '풍수지리'니 '손금'이니 하는 것들에 관심이 꽤 있었다. 그 방면의 서적을 제법 사 보기도 했던 것 같다. 여러 해 동안 그 방면의 공부를 했다는 친구 어머니가 내 얼굴 한 번 본 적 없이 생년월일만 가지고 나의 신상에 대해 하셨던 몇 마디..
2015-10-06
최근 방송과 인터넷에는 연일 남북 협상에 관한 소식이 넘쳐나고 있다. 이런 남북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통일뿐이다. 지금과 같이 남북 대치상황에서 소모적인 대립과 군사적인 대결은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우리는 처음부터 하나였듯이..
2015-09-29
'가장 위대한 발명품인 에디슨의 전구가 세상을 빛낼 수 있었던 이유는, 창의적인 사고와 끝없는 노력 덕분입니다.'
삼성생명 광고의 한 부분이다. 학생 스스로 꿈과 끼를 찾고, 적성과 미래를 탐색하며, 변화를 통해 창의적 날개를 다는 행복학교 자유학기제는 가르치는..
2015-09-22
지난 8월 14일부터 15일까지 본교에서 실시된 여름방학 동요 작곡캠프가 8월 17일 오후 5시 40분부터 20분간 대전 KBS '다정다감' 프로그램에 소개되었다.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워주고 아름다운 심성과 고운 마음씨를 길러 주고자 실시된 이번 여름방학 동요 작..
2015-09-15
“복잡한 마음을 빼니 마음이 시원해요.” “마음빼기를 하니까 마음이 뻥 뚫렸어요.”
일주일에 한 시간, 학교 특색교육으로 운영하는 '행복한 명상, 마음빼기'수업을 마친 아이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그 조그만 아이들 마음이 뭐 그리 복잡하고 답답할까 싶지..
2015-09-08
오늘도 전화벨 소리가 울리면 심장이 쿵쿵 소리를 낸다. 오늘은 또 어떤 목소리가 심장을 건드릴지 몰라서 수화기를 들 용기조차 내기가 겁이 난다.
늘 불안한 마음으로 전화를 받으면 이내 마음이 놓이는 음성이 들리는데도 가끔씩 마음을 다치게 하는 음성을 듣고 난 후..
2015-09-01
지난 2년간 나는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으로 석사과정 파견 연수를 다녀왔다. 힘든 순간마다 현장에서의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렸고 현장으로의 복귀를 갈망했다. 올해 학교 현장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고, 전공 영역을 적용할 수 있는 고학년 담임 배정을 기대했다. 하지만 1학년..
2015-08-25
지난 2월, 크고 작은 모임에 갈 때마다 올해부터 대전의 모든 초등학교에 적용될 유·초연계 교육과정, 대전인 바탕교육, 놀이통합교육, 책과 대화하는 독서교육 등 교육청의 중점 추진사업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는 했다. 그 중 놀이통합교육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는데 공..
2015-08-18
2015년 여름 갑자기 뜻밖의 메일 한통을 받았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선생님 아직도 이 메일 주소 쓰고 계실지… 이글을 읽게 되실지 잘 모르지만… 저 선희여요! 기억하실지 모르겠어요. 옛날 여고시절 선생님과의 추억들이 떠 올라 한참을 생각에 잠겨 있었답니다. 혹시..
2015-08-11
우리나라 부모들의 자식교육에 대한 열정은 세계 최고일 것이다. 부모들은 내 자녀를 부모의 기대수준에 만족스럽고 아이도 행복해지는 정답교육을 찾기 위해 부단히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란 나는 자연과 더불어 숨 쉬며 놀며 공부하며 지냈..
2015-08-04
여름 방학으로 잠시 여유를 찾은 면천 교정에 우렁찬 매미 소리가 한낮의 고요를 달래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나도 모르게 십여 년 전의 어느 날이 떠올라 얼굴이 붉어지곤 한다. 알싸한 찔레꽃 향기가 천지를 진동하던 날, 한 통의 요란한 전화 벨 소리가..
2015-07-28
올해 들어 부쩍 텃밭농사가 대세다. 그래서인지 이 곳 저곳으로부터 텃밭 가꾸기에 대한 다양한 정보도 쉽게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일부 학교에서는 텃밭 가꾸기를 통하여 교과교육의 연계를 확장시키고 체험중심의 창의적 체험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도 한다.
우리학교 또한..
2015-07-21
최근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TV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집밥 백선생'이다. 이 프로그램은 일류 호텔의 셰프들이 고급스러운 레시피로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여타 프로그램과는 달리, 그저 바라만 보던 요리에서 시청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요리로 전환해 주었다는 점에..
2015-07-14
나의 삶에 '나는 있는가'라는 '나'에 대한 질문은 교육자로서 '아이들의 삶의 중심에 아이들이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아이들이 의존적이지 않고 주체적인 인격체로 성장한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나의 삶에 '나'의 존재가 두드러져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아..
2015-07-07
대둔산 자락 진산골에 매일 오후 1시 20분이 되면 관악의 향연이 펼쳐진다. 점심식사 후 이 뜨거운 여름에도 땀 흘리며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던 학생들도 관악 동아리를 시작하는 종소리가 울리면 축구를 멈추고 모두 다 악기실로 향한다. 저마다 자기 악기를 들고 파트실에 모..
2015-06-30
“떨려요. 소리가 제대로 나올까요? ”
곧 무대 위로 올라가 공연 준비를 해야 하는데 아이들 표정이 영 자신없어 보인다. 자신감이 없으니, 비교적 큰 무대에 서는 이번 공연이 그저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떨리기만 한 것이다.
“힘내자, 얘들아! 할 수 있다고 생각..
2015-06-23
저수지의 아름다운 풍광을 한껏 눈에 담는 행복한 출근길. 누리달이라는 이름처럼 온누리에 생명의 소리가 가득하다. 이른 아침을 먹고 학교에 도착한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재잘거리며 서로의 이야기에 빠져든다. 벌써 출근하신 선생님 두 분이 흐뭇한 미소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