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범순 청양중 교감 |
삼성생명 광고의 한 부분이다. 학생 스스로 꿈과 끼를 찾고, 적성과 미래를 탐색하며, 변화를 통해 창의적 날개를 다는 행복학교 자유학기제는 가르치는 교육에서 배움 중심교육으로의 교실혁명을 이뤄내고 있다.
9월 9일부터 3일간 아산청소년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제4회 충남진로체험전도 꿈을 키우고 살찌우며, 미래를 디자인하는 행복 플랫폼, 미래를 향한 두드림의 시작, 창의적 날개를 다는 날이었다.
우리학생 356명도 행복나눔 자유학기제 꿈길로 날아올랐다. 체험장 구성대로 띄움과 키움, 체험과 나눔으로 진로탐색, 직업세계, 진로코치, 진로학습코치, 학과체험, 동아리 이벤트 등의 진로의 바다를 항해했다, '사진작가 진로체험'과 '반짝반짝 빛나는 팔찌 만들기', '뷰티체험 프로그램'과 '쿠키꾸미기 체험' 등이 인기 부스였다. 아이들에게 성장의 날개를 달아 준 34년의 보상으로 많은 상장을 받았다. 한국교총의 교육연구대회 1등급 푸른기장상부터 말하기대회 지도상까지. 내가 달아놓은 아이들의 날개의 자취를 더듬다 색연필 초상화와 노트를 뜯어 쓴 송별의 편지글과 마주했다. 그것들 사이에서 빼꼼하게 내민 손바닥만한 상장 한 장. 전 학교의 수준별수업반과 4-H 동아리 '풀꽃반' 아이들의 별리의 선물이었다.
'선생님이 멋지게 키워놓으신 꽃들과 식물들도 쌤을 그리워할 거예요!', '선생님께 분양받은 화분2개 진짜 진짜 잘 키울게요!', '수업 안듣고 떠들고 그래서 지금 더욱더 그립고 후회되는 것 같네요' , '미소짱 국어쌤께 드리는 상장' '곰돌이 푸우 쌤께 주는 상장.'
거울을 보며 비비크림을 바르거나 엎드려 잠을 자거나 화장실을 들락거리던 아이들. 남친 이야기나 연애인 활동사진이 대화이자 수업이었다. 심한 욕을 섞은 대화는 수준별 학습지나 프로젝트 수업으로 수업개선을 바라던 바와는 거리가 멀었었다. 분갈이 과정 중 지렁이가 나왔다고, 거름냄새가 난다고 달아나고 불평하던 아이들. 그런 아이들이 지금은 어떤 날개로 어떤 꿈을 향해 사회 속에서 날아다닐까? 가슴 한편을 적셔오는 아린 마음과 숙연하고 아련한 그리움의 파편들. 세월의 풍상 속에 꺾이고 갈라지고 파인 상처를 보듬고 서있는 고목들처럼 우리 아이들도 아프면서 조금씩 나이테를 키워가며 꿈의 날개를 펄럭일 것이다.
꿈의 날개를 어떻게 펼치고 어디를 향해 날게 하는 것이 교사의 올바른 역할일까? 서울대 배철현 교수의 칼럼 '아레테'가 지도자 최고덕목이란 글을 보면서, 나는 '아레테'를 키우는 교육이라 생각했다. '아레테'는 사람이나 사물에 갖추어져 있는 탁월한 성질, 인간의 도덕적 탁월성을 뜻하는 말로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사는 것이자 자신의 삶을 우주의 질서에 맞게 연결시키며 사는 삶을 뜻한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들이 자신의 존재 이유를 깨달고 도덕적으로 탁월한 삶을 살도록 깨우쳐주고, 공동체를 위해 무엇을 할 지를 고민하는 삶이 되도록 꿈의 날갯짓을 가르쳐야 한다.
퇴임때 근무연수에 따라 황조, 홍조, 녹조훈장부터 대통령표창 등 훈·포장을 수여한다. 2세 교육에 혼신의 노력을 쏟은 교육자에 대한 예우일 것이다. 하지만 한 발짝 물러서 아이들이 줄 상장을 생각해 본다.
“선생님께선 30여년의 교육활동 기간 꿈과 열정으로 미래의 밝은 안내자로서 학생 삶에 빛나는 날개를 달아준 공이 크므로 제자들의 마음을 모아 이 상장을 드립니다.”
그 날 제자들의 마음이 오롯이 담긴 손바닥만한 상장. 공책을 찢어 괴발개발 글씨로 쓰여진 볼품없는 상장일지라도 아이들이 주는 그런 상장을 기다려 본다. 그 날을 위해 학생들 꿈의 날개를 다는 일에 오늘도 최선을 다짐한다. '아레테'로.
정범순 청양중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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