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휘 대전동문초 교감 |
그렇다. 그 곳에 전시된 작품 하나하나는 한 사람의 열정과 수고를 흠뻑 담고 탄생된 작품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아이들을 가르치며 많은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교사들이 작품 활동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이들을 상대하며 밥을 먹다보면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를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적 감각을 소유한 열정 있는 교사들은 그 바쁜 시간을 쪼개고 쪼개어 절차탁마의 정열을 쏟고 있다가 기회가 되면 자신의 혼을 불어넣은 작품을 세상에 내 놓는다. 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필자는 평소 후배 교사들에게 이렇게 전한다. “인생을 살아가려면 내가 집중 할 수 있는 취미 또는 특기를 가지고 있어야 삶도 풍요롭고 즐겁다. 젊은 시절부터 서서히 준비하면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누리는 즐거움이 크다. 특히 색소폰·기타와 같은 악기 연주나 미술 분야의 특기 신장은 학생들의 바른 인성과 창의성 교육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되기도 하니 가르치면서 배우는 교사의 입장에서 보면 교육활동의 재산이 되고 더 나아가 정서적으로도 윤택한 중장년의 삶을 꾸릴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 아니냐”고 되묻곤 한다. 그러면서 “음악이나 미술과 같은 예술 분야에서 정적인 취미활동 한 가지, 테니스 ·배드민턴 같은 건강관리를 위한 동적인 취미 활동 한 가지 정도는 미리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좋겠다”고 넌지시 전한다.
운동이라면 교직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배구를 비롯해 배드민턴, 테니스, 골프, 마라톤 등 할 수 있는 것들이 다양하고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다. 골골이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숲 사이 길을 따라 올라간 산 정상, 거기서 마주한 산야의 모습은 우리의 마음을 얼마나 짜릿하게 해 주던가.
이러한 등산이 참 좋다고 하면서도 필자는 탁구를 더 좋아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 불어도 라켓 하나만 있으면 가능하고, 운동량이 지나치거나 과격하지도 않아 나이가 들어서도 무리가 없고, 마라톤이나 걷는 것처럼 고통스럽거나 지루하지 않고, 웃고 떠들며 운동하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매주 일요일이면 교직동기 다섯 명이 모여 탁구를 하는데 주목적은 체력 단련과 기능 향상이겠지만, 땀을 흠뻑 흘리고 난 후 초란과 함께 나오는 콩나물 해장국에 밥 말아먹고 커피숍에 나란히 앉아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이런 저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한 학교를 책임지고 있는 관리자로서 실질적인 학교 경영뿐 아니라 학교현장에서 발생되는 사안의 대처방법이며, 교직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주 메뉴로 등장한다.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단위학교 교육공동체 구성원이 모두 행복하고 건강한 학교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며 서로가 서로를 일깨워 세워주고 우정과 즐거움을 키우는 값진 시간이 같은 취미에서 비롯된 것일 것이다.
주변에서도 탁구에 관심 있는 사람을 자주 만난다. 특히 퇴직하신 선배님들도 운동 중 최고는 탁구라며 잘 배워두라 응원까지 해 주시고 지역사회 여건도 어지간한 복지관이며, 아파트 내 빈 공간, 시골마을 회관까지 탁구장이 들어서고 있어 동호인이 급격이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하루 세끼 밥 먹고 사는 것은 다 마찬가지겠지만 나이 먹었을 때 기왕이면 '삼식이'라는 별명을 얻기보다는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어울려 취미 활동을 하면서 육체적 건강을 유지하고 정서적으로 한 차원 높은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것이 백수 시대를 살아갈 기본재산이라 생각한다.
이용휘 대전동문초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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