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오남 홍성 서부초 교사 |
일주일에 한 시간, 학교 특색교육으로 운영하는 '행복한 명상, 마음빼기'수업을 마친 아이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그 조그만 아이들 마음이 뭐 그리 복잡하고 답답할까 싶지만 바닷가 조그만 학교의 촌 아이들에게도 힘겹고 무거운 마음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나는 오늘도 아이들과 함께 아이들의 성장을 방해하는 마음을 버려 행복한 마음을 찾도록 돕고 있다.
교직경력 10년에 접어들던 나에게 마음빼기 명상 방법을 만난 것은 정말 획기적인 일이이었다. 늘 '어떻게 하면 남과 비교되지 않는 자신감을 갖게 할 수 있을까? 배운 대로 실천으로 옮기는 지행일치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 내가 억지로 끌지 않아도 스스로 하려는 자발적인 행동을 이끌어 내는 방법은 없을까? 싫어요, 못해요 하는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으로 바꾸는 방법을 없을까?'를 고민하던 나에게 명상은 분명한 해결책을 안겨주었다.
난 그 당시 '해도 해도 할 수가 없구나'하며 절망하고 있었다. 내가 아무리 아이들을 돕기 위해 애를 써도 아이들에게 주어진 가정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교육의 효과는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난 힘들었다.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 그리고 무엇보다 그렇게 아이들에게 심어주고자 했던 자신감과 긍정의 마음, 지행일치와 자발적인 행동이 그 누구보다도 내 자신이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음을 나 자신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삶의 해답을 찾기 위해 헤매다녔지만 나 스스로는 절대 풀지 못하는 숙제였기에 난 절망하고 있었다.
문득문득 난 나를 보고 있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늘 남과 비교돼 초라해지는 내가 있었고, 말과 행동이 전혀 일치하지 않는 내가 있었고, 하기 싫어 억지로 하는 내가 있었고, 자신 없는 내가 있었고…. 그런 나를 들키지 않기 위해 항상 남 앞에서는 긍정적으로 대답하고, 당당하게 말하고, 걱정 없는 듯 크게 웃었던 내가 있었다. 그렇게 나를 감추며 척하며 살다보니 그렇게 힘들 수 밖에…. 바로 그 때 만난 것이 '행복한 명상, 마음빼기'다. '난 잘 살고 있으니 크게 버릴 것은 없어'하며 큰 바람 없이 시작한 공부였지만 그 결과는 내 인생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에 충분했고, 그동안 내 삶의 모든 의문점에 답을 찾는 마지막 공부가 되었다.
'마음이 변하면, 태도가 변하고, 태도가 변하면, 습관이 변하고, 습관이 변하면, 인격이 변하고, 인격이 변하면, 인생이 변한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모든 것의 출발점이 바로 마음이라는 것을 알고 나니 아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보듬어 줘야할지 성장을 어떻게 도울지 답이 보였다. 방법에 따라 내 삶을 되돌아보니 나조차도 몰랐던 나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맑고 고요한 내면을 마주할 수 있었다. 내 마음이 긍정으로 바뀌고 내 삶이 행복으로 바뀌었고 무엇보다도 아이들과 함께 이 행복한 명상을 함께 할 수 있게 된 것이 행복하다.
스티브 잡스와 오프라 윈프리의 직관력과 천재성을 깨어나게 한 명상,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명상은 아이들의 변화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그렇게도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애를 썼는데 이젠 명상 방법대로 아이들 마음에 있는 부정의 마음만 버리게 한다. 부정의 마음을 버린 아이들은 집중력이 좋아지고 서로 배려하고 함께 어울린다. 마치 조화로운 꽃밭처럼.
시비분별 없이 아이를 그대로 볼 수 있어 기쁘고 행복하다. 이젠 더 이상 아이들에게 주어진 환경을 탓하지 않고 내가 아이들 성장을 진정으로 도울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이제 눈에 보이는 행동변화나 물질의 관점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성장을 '마음'에서 풀었으면 하는 것이 간절한 나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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