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2016-06-14
요즘 교육계의 화두는 행복교육이다.
행복교육의 의미는 많은 지식을 암기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것을 좋아하게 하고 나아가 배움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교육이라 할 수 있다. 일본 교육개혁을 이끄는 후지하라 가즈히로 교장(나라시 이치조고교)은 성장사회에서 성숙사..
2016-06-07
“선생님께서는 정말 최고셨어요! 저희가 말을 안 들어도 너무 안 들었지요. 저희반이 그때 당시 인원수도 제일 많고 6학년 때까지 학교 최고 말썽꾸러기들이었잖아요. 저희는 중학교 때 올라와서도 사고뭉치들이었어요. 중학교 선생님들께서도 저희 같은 애들은 처음 봤다고 하셨거..
2016-05-31
“어제는 역사요, 오늘은 미스터리지만 오늘은 선물이다. 그게 현재를 선물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이 말은 책, 만화, 영화 등 여러 곳에서 인용되고 있는 문구다. 최근 영화 '쿵푸판다'에서 복잡한 심정으로 복숭아를 먹고 있는 판다 포에게 거북이인 우그웨이 사부가 이..
2016-05-24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는 어느 날, 연둣빛 나뭇잎들이 새 단장하며 꽃의 자리를 대신하고자 분주하다. 산과 들의 모든 생명들이 잎의 계절로 가기 위해 분주한 이 때, 아직 꿈쩍하지 않고 늦잠을 자는 나무가 있다. 조금은 무심하고 게을러 보이는 나무, 바로 대추나무다...
2016-05-17
꽃보다 신록이 아름다운 청춘의 달 5월이다. 이처럼 신록이 왕성한 계절에 특성화 고등학교 선생님들은 서서히 이별의 준비를 해야 한다. 난데없이 이별이란? 일반계 고등학생보다 한 학기 빠르게 취업이 진행되다 보니 취업 나간다고 교장실에 와서 인사를 하게 되면 축하의 인사..
2016-05-10
삼대가 덕을 쌓아야 근무할 수 있다고, 주변 동료 선생님들의 부러움을 사는 칠갑산 자락 장평중학교에서의 오 년째 근무.
내가 늘 주문처럼 읊조리는 “매일 매일의 인생이 오늘처럼 행복하기를…”이란 문구가 하루하루 현실로 나타나는 행복한 나날이다.
소규모 시골학교..
2016-05-03
얼마 전, 작년 9월과 올 3월에 발령받은 교감들을 위한 직무연수가 대전교육연수원에서 있었다. 5일간의 연수였는데 유익한 강의도 많았고 새내기 교감들끼리 정보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연수 마지막 날 마지막 시간에 배치된 강의는 '호감을 주는 이미지 메이킹'..
2016-04-26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리던 1996년 겨울, 늦은 밤 세 여학생이 가로등 불빛 아래 만발한 눈꽃을 가르며 자취방으로 향한다.
눈 밟는 소리와 함께 들리는 웃음소리, 늦은 밤 피곤하기도 할 텐데 웃음소리가 활기 넘친다.
“우리 졸업장에는 금테 둘러야 해.”
“그..
2016-04-19
벌써 37년 전의 일이다.
1979년 5월 1일, 내가 초등학교 교사로 임용되어 보령군 낙동초등학교에 첫 부임한 날이다. 40대 중반의 선배 선생님은 감히 내가 올려다 볼 수조차 없는 하늘같은 존재였다.
“차 선생! 나랑 함께 할 일이 있는데…” 하시며 스카우트..
2016-04-12
2014년 10월, 그 때 아마 내 운명의 시계에 뭔가 중대한 방점이 찍혀 있었나보다.
가르치는 것이 교직생활의 전부로 알고 있던 내 생활은 그 시점을 계기로 '예술'이라는 키워드가 생겼고 나는 지금 무수히 많은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살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2016-04-05
최근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국이 연일 화제가 되었다. 왜 갑자기 세계적으로 시대적인 스타가 되었을까?
우리가 알파고와 반대편에서 이세돌을 응원하는 이유는 인간은 기계와 달리 삶의 의미를 알고 거기서 오는 즐거움과 슬픔 같은 감성을 느낄 줄 알며 함께하는 사람들..
2016-03-29
보령시 천북면에는 조금씩 성장하며 희망을 만들어가는 작은 학교가 있다.
필자는 바로 이곳 낙동초등학교에서 세 번째 봄을 맞이했다.
점식식사를 마친 아이들은 천연잔디운동장에서 함성을 지르며 머리카락이 휘날리도록 마음껏 뛰어 놀고 겨울을 견딘 의연한 소나무들이 우뚝..
2016-03-22
내가 태어나고 유년시절을 보냈던 마을은 공주 시내에서 10여㎞ 떨어진 시골마을이다. 지금은 아주 작은 마을로 변해버렸지만 60년대엔 또래 친구들로 북적대던 비교적 큰 마을이었다.
우리집은 마을에서 마당이 가장 넓은 탓에 늘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공차..
2016-03-15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어떤 사람은 '어머니의 모습', 또 어떤 사람은 '잠자는 아기의 모습'이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내가 발견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바로 '배움에 열중해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2016-03-08
졸업생 여러분, 사랑합니다. 오늘 중학교과정으로 새로운 출발을 위해 초등학교 전 과정을 매듭짓는 졸업장 수여식을 축하 하듯 그 동안 추웠던 날씨도 맑고 포근해, 하늘도 여러분들의 졸업식을 축복 해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해가 참 빠르게 지났습니다. 지난..
2016-03-01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교사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일까?
단연,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이었을 것이다.
해마다 교사들은 협동학습, 프로젝트 학습, 문제해결학습, 토의ㆍ토론학습 등 다양한 교수ㆍ학습 방법에 대해 연수를 받으..
2016-02-23
방학 동안엔 종종 재충전을 위해 여행을 다녀오곤 한다. 장시간 여행 중에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은 필수인데, 이번 겨울여행에서는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읽게 됐다. 사실 이 책은 학창시절에 읽은 적이 있다. 그 때는 단순히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로만 생각했는데..
2016-02-16
1982년과 84년에 나와 함께 2년간 공부를 했던 박군이라는 아이가 있었다.
박군은 중학교에 다닐 때에도 가끔 편지를 보내오곤 했고, 친구들과 내 집에 놀러오곤 했다.
박군은 대전의 D고등학교를 거쳐 서울의 명문 Y대를 졸업한 후 모교인 Y대 박물관에 취직해..
2016-02-02
엄마도 그랬어? 며칠째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는 생각이 있다.
그건 다름 아닌 '하고 싶었던 일'에 대한 것으로 홍화정이라는 일러스트작가가 쓴 책 속 한 부분 때문이다.
이 집요한 생각의 시작은 손 글씨(캘리그라피)쓰기에 재미 붙인 내게 며칠 전 딸아이가 마음에..
2016-01-26
2학년 2학기 곱셈구구 단원에서는 동호라는 아이가 생태박물관에서 가서 여러 곳의 전시실을 다니면서 사슴벌레, 나비, 잠자리 등 곤충의 수를 세는 이야기기 나온다.
교사는 이 이야기를 기초로 곱셈구구의 필요성, 개념을 자연스럽게 전개할 수 있다. 요즘 초등학생들의..
2016-01-19
흰 눈이 내리고 찬바람이 불던 2월의 끝자락, 예산 덕산중학교에 첫 발령을 받았다.
임용고시 합격과 발령의 기쁨에 즐거운 겨울을 보내면서 점차 걱정과 불안의 마음이 생겨났다.
'장애학생을 만나서 내가 잘 가르칠 수 있을까?', '비장애학생들과 장애학생의 사이가..
2016-01-12
송일남 선생님 안녕하세요?
요즘은 학교에서 멘토링을 많이 하잖아요? 지금 생각해보니 예전에 선생님은 저에게 훌륭한 멘토역할을 충분히 해주셨던 것 같아요. 풍부한 경험과 지혜를 겸비한 신뢰할 수 있는 분이었으니까요. 감사합니다.
수업집중을 위한 탄탄한 모둠구성..
2016-01-05
눈이 많이 내린 아침. 어느 때보다 분주해진다. 버스를 운행하는 학교의 교장은 눈이 반갑기보다 근심덩어리로 보인다.
서둘러 준비하고 차에 올랐다. 집 근처의 학교를 지나면서 보니 그 학교에 근무하시는 선생님이 종종걸음을 치고 있다.
차창을 열어 인사했더니 돌아..
2015-12-22
새로운 나를 찾고자 하는 끌림으로 이곳에 왔다. 공주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 첫 출근은 설렘보다 두려움으로 가득했다. 이곳은 뭔가 다를 것이라는 선입견이 나를 긴장하게 했다. 교생으로 실습을 왔을 때 너무도 당돌했던 이곳 아이들의 모습이 기억에 강하게 남아서였을까? 다시..
2015-12-15
오늘따라 출근하는 길이 많이 막힌다.
빵~ 빵~거리는 자동차의 경적소리도 유난히 시끄럽다. 밀려있는 차만큼이나 마음은 급하고 발은 동동거리고 있는데 창 밖으로 보이는 주변의 낯선 모습에 깜짝 놀랐다. 지난 2년간 수없이 다녔던 낯익은 길인데…. 신호 대기중 깜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