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경애 대전유천초 교감 |
교사는 이 이야기를 기초로 곱셈구구의 필요성, 개념을 자연스럽게 전개할 수 있다. 요즘 초등학생들의 교과과정, 특히 수학교과에서는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수업을 전개하는 활동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필자는 이 2009개정교육과정이 도입되기 수 십년전에도 수학 교과의 교수-학습을 전개할 때는 이 스토리텔링 기법을 적용해 보곤 했는데, 학생들의 동기유발과 개념 이해에 매우 효과적임을 실감했다.
특히 스토리에 등장하는 인물은 우리 학급의 학생들이다. 우리 반 민정이 효빈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할 때면 모두의 눈빛이 초롱초롱하여 귀 기울여 듣곤 한다. 또한 아침활동 시간에는 동화책 읽어주기, 교사가 경험한 이야기 등을 생활의 일부분처럼 시도하곤 했다.
아이들 “선생님, 다른 이야기 또 해주세요.”
선생님 “다른 이야기?”
아이들 “슬픈 이야기했으니까 이제는 웃기는 이야기로 해주세요.”
선생님 “웃기는 이야기는 너희들이 더 잘 알잖아? 이야기 해 줄 사람?”
아이들은 저마다 웃기는 이야기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한 친구가 나와서 미숙하지만 이야기를 한다. 그 때 교사는 엄청난 경청의 자세와 공감으로 발표한 학생을 격려하곤 했다.
또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발표한 그 스토리텔러 아이에게 질문을 해보기도 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교사와 아이들은 행복해 한다. 간혹 실존하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한 날에는 한 동안 아이들 모두가 장래희망이 그 인물처럼 되곤한다.
사실 요즈음 뉴스를 접하다 보면 교권추락의 기사로 교사들의 마음을 어지럽히고 있다. 학생이 교사를 무시하고 교사에게 반항하고, 교사를 비난하기도 한다. 모두가 지식위주의 교육으로 인한 인성교육의 부재라고 말한다.
진정한 인성교육이란 무엇인가? 교실에서 교사와 함께 행복하고 공감하는 그 무엇이 바탕이 되어야 인성교육의 출발이 아닐까? 교사와 학생이 대화하는 교실이 필요하다. 그 시도의 출발점이 저학년 교실에서는 스토리텔링 활동이다.
'모든 것을 아는 사람도 없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는 파울루 프레이리의 이 말은 초등학생일지라도 교사가 모르는 것을 얼마든지 알 수 있으며 교사는 어린 학생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교사가 이야기를 시작하면 아이들도 덩달아 이야기 하고 싶어 하는 교실, 그리고 함께 공감하고 경청하는 교실, 질문이 이어지는 교실, 이러한 교실을 꿈꾸어 본다.
대화는 동등한 관계에서만 이루어지는 고도의 정신적 교감이다. 교감이 이루어지려면 피차간에 이야기가 흥미 있어야하고, 관심분야이어야 하며, 아이들의 정신연령에 적합한 것이어야 한다. 그래서 스토리텔링 활동은 그 무엇보다도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대전시서부교육지원청에서는 '공감 프로젝트 통통 스토리텔링'운영을 2년 전부터 특색사업으로 운영하여 왔다.
2016년에도 계속 이루어진다. 교육청 사업의 좋은 취지를 살려서 모든 교실에서도 이야기가 살아 숨쉬는 장소가 되길 기원해 본다.
정경애 대전유천초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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