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기온 대전봉명중 교장·교육학 박사 |
우리가 알파고와 반대편에서 이세돌을 응원하는 이유는 인간은 기계와 달리 삶의 의미를 알고 거기서 오는 즐거움과 슬픔 같은 감성을 느낄 줄 알며 함께하는 사람들을 배려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파고와 이세돌은 서로 끝난 대국을 처음부터 다시 한 수 한 수 그대로 되짚어 보는 복기의 상황이 없었고 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바둑에서 복기를 하는 이유는 결과를 되돌아보는 것으로 다음을 준비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것이 바둑과 교육활동이 상통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어느 지점, 어느 판단이 오류였는지, 승부가 갈린 결정적 패착이 어디였는지 이야기를 나누며 승자는 승자대로 패자는 패자대로 서로에게 많은 것을 배운다. 알파고와 이러한 대화를 할 수 있을까? 복기 없는 바둑은 알까기와 다를 바 없다.
이와 같이 돌아봄이 없는 교육활동 또한 알까기의 활동과 비슷하다. 짧은 승부에 빠른 결과, 단시간의 결과와 효과만 요구하는 우리 사회와 일부 학부모는 점점 이렇게 되어가고 있다. 복기할 시간조차 허락지 않는 초스피드의 삶 속에서 우리 서로가 서로에게 지쳐만 간다.
따라서 상호간의 인간적 소통과 협력을 위해서는 시간보다도 중요한 것은 정서적 시선이다. 바라보는 시선에 마음이 담기면 말하지 않아도 학생들은 듣고, 말하지 않아도 학생들의 말이 들린다. 어떤 말을 할까를 고민하지 말고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가를 돌아보면 그것이 바로 행복한 학생과의 소통과 교육활동의 시작이 될 것이다.
최근에 아동학대 등 험악한 자식 살인 사건이 종종 뉴스에 나온다.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불안한 가정이 늘고 있어 아이들 생활이 불안한 실정이다. 또한 친구가 청소년기의 인격을 서로 배우고 배려하는 대상자에서 성적 등의 무한경쟁자의 대상자로 전락하는 경우도 많다.
이 모두가 감성이 메말라 가고 있는 현실의 산물일 것이다. 이것이 감성교육이 필요한 이유이다. 다시 말해 인간중심의 교육이 절실한 시대다. 이것을 감성교육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아이들은 이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이 지금의 교육 현장이다. 이것이 인간의 행복한 삶을 담보할 수 있는 현시대에 맞는 감성교육이 대두되어야 하는 당위성이다. 특히 이것이 최근의 인공지능과 인류와의 대결의 과정에서 얻은 교육적인 큰 성과이다. 하지만 우수한 IT기술의 개발로써 또 하나의 과제와는 또 다른 별개의 문제다.
학교 교육활동에서 지적역량을 교육하고 또한 그것이 현대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맞다. 그러나 감성이 부합하지 못하는 지적역량이 개인의 행복과 얼마나 관련을 가질지는 의문이다. 감성과 인성 및 지성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교육은 행복한 삶을 담아내기 어렵다. 따라서 요즈음 시대의 교육활동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감성교육은 미래교육을 대비하는 중요한 한 축이 될 것이다.
고급스런 최고의 교육의 질을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적 지식과 도덕적 체험이 합쳐진 감성적인 내용이 제공되어 학생들의 마음이 움직일 때에만이 내면에서 감동적인 융합이 펼쳐질 수 있다. 그럼으로써 학생 교육의 효과가 실행으로 옮겨지게 되어 미래사회에 행복한 삶으로 적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따라서 최근의 알파고와 이세돌과의 대국은 교육활동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따라 시대적으로 볼 때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인간 육성을 위한 교육은 지식에서 역량으로의 지성교육과 예의에서 성실로의 인성교육을 너머 감동에서 실행으로의 감성교육의 시대가 왔다. 그래서 감성교육이 지성교육 및 인성교육과 서로 통합되고 융합되며, 그리고 통섭될 때 금세기 최고의 교육활동이 될 것이다.
한기온 대전봉명중 교장·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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