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행복교육은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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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만필] 행복교육은 사랑이다

  • 승인 2016-06-14 14:45
  • 신문게재 2016-06-15 22면
  • 오순임 대전오류초 교감오순임 대전오류초 교감
▲ 오순임 대전오류초 교감
▲ 오순임 대전오류초 교감
요즘 교육계의 화두는 행복교육이다.

행복교육의 의미는 많은 지식을 암기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것을 좋아하게 하고 나아가 배움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교육이라 할 수 있다. 일본 교육개혁을 이끄는 후지하라 가즈히로 교장(나라시 이치조고교)은 성장사회에서 성숙사회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성숙사회에서는 정답이나 시험성적이 행복을 보장해 주지 않고 정답대신 납득할 수 있는 답을 찾아 자신만의 행복론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라는 말과 상통하는 말이며 그 말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는 우리나라도 성장사회에서 성숙사회로 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교육현장에서 어린이들이 행복을 느끼며 생활한다면 그것이 곧 행복교육이다.

그러면 어린이들의 행복한 공부를 위하여 학교는 어떤 곳이어야 하며 교사는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가야 하는가.

대전오류초등학교에서는 참·힘·멋을 가꾸는 행복교육 실현을 위해 '웃음 가득한 등굣길 아침 맞이'로 인성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선생님들은 교실에서 아이들을 맞이하는 일로 아침을 시작하고 나 역시 교감으로서의 업무를 교문 앞에서 전교생을 맞는 것으로 시작한다.

매일 교문 앞에서 등교지도를 하면서 만나는 아이들의 표정은 참 다양하다.

“우리는 단짝이야” 하고 말하는 듯 계속 어깨동무를 풀지 않고 걸어오는 개구쟁이들부터 늘 셋이서 손잡고 오는 삼총사, 남매·자매·형제끼리 두 손을 꼬옥 잡고 오는 아이들, 해맑은 웃음으로 등굣길이 행복한 귀염둥이 1학년들까지 학교를 향하는 아이들의 표정은 제각각이지만 어제 헤어진 친구들과 선생님을 생각하며 교실로 향하는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인 듯 경쾌한 발걸음으로 나타난다.

하루를 웃음으로 시작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행복한 일이다.

“지민아!, 서연아!” 이름을 부르며 사랑한다고 속삭여 주고, 가만히 안아주고, 때로는 가위 바위 보, 하이파이브 등으로 사랑을 표현해 줄 때 아이들은 만족한 표정을 짓고 더 빠른 걸음으로 활기차게 교실로 향한다. 가장 확실한 학습의 동기유발인 셈이다.

이렇게 교문을 들어설 때 사랑받는 자신을 확인하고, 교실에 들어서면서 또 한 번 담임선생님의 따뜻한 눈과 마주칠 때 어린 가슴은 행복한 설렘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하루를 안전으로 시작하는 것은 행복을 누릴 권리다.

아침의 교문 주변은 급식차량과 교직원차량, 아이를 태워다 주는 학부모차량, 쌩쌩 달리는 차량 등으로 등굣길 안전이 혼잡하다. 저학년일수록 자신이 가고자 하는 곳만 바라보고 가기 때문에 한 명 한 명씩 잘 살펴야 한다.

교감으로 부임한 이후로 아침마다 노란색 안전 깃발을 들고 어린이들이 횡단보도로 건널 수 있도록 인도한다. 아이들이 학교에 오고 가는 동안에 편안한 마음으로 약속된 장소로 등하교하도록 지도하는 것은 우리들의 책임이다.

직장에 가는 학부모들도 아이들이 즐겁게 등교하는 모습을 보고 흐뭇해하며 경쾌한 발걸음으로 총총 걸어간다.

학습은 동기유발에서 시작된다.

사랑받는 어린이가 사랑을 베풀 줄도 안다.

이미 교문을 들어서면서 환영을 받고 교실에 들어가 또 한 번 선생님께 따뜻한 사랑을 느끼는 어린이는 그 자체로 행복하다.

행복교육은 멀리 있지 않다.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행복교육의 시작이다.

오순임 대전오류초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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