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2008-01-10
영혼이 없다? 영혼의 사나이 간디는 열차에 오르다 한쪽 신발이 벗겨지자 다른 한 짝마저 벗어 플랫폼 아래로 던져 놓았다. 신발 없는 사람을 위한 배려였다 한다. 영혼이 없다. 이 말이 명제가 되려면 먼저 참과 거짓부터 판별될 수 있어야 한다.
인체의 구성물..
2008-01-09
하루에도 몇 번씩 우체통을 지나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부치지 못한 마음이 있습니다.
길을 걷다 우체통이 눈에 띄면 마음을 부치겠습니다.‘광수생각`
전국의 우체통 숫자가 2만7000개 밑으로 떨어지고 있다 한다. 오랜만에 연하장을 부치려다 보니 우체통이 현저..
2008-01-03
서울 갈 때 왜 꼭 상행선을 타야 하나. 위에서도 서울은 올라가야 한다는 역설(逆說)을 억설(臆說)로 뒤집을 수 있어야 한다. 서울, ‘올라가지` 말자. 대전, ‘내려오지` 말자. 우리 것만이 최고라는 배타주의에서가 아니고 이걸 객관화할 의식을 갖추자는 뜻.
수업료..
2008-01-02
김중배를 선택한 심순애를 보고 이수일이 번민하는 것이 정상일까? 돈이 사랑을 부른 것은 괘씸하지만 그녀에게 최상의 것을 주고 싶어하는 김중배의 마음을 접수한 것이라며 고이 물러선다면, 그건 비정상일까?…
172㎝의 키에 40㎏ 몸매의 모델이 정상인가, 158㎝..
2007-12-27
“개를 따르면 측간엘 가고 호랑이를 따르면 숲으로 갑니다.” 드라마 속에서 영조의 특별검사 홍국영이 정후겸에게 날린 대사다. 이산이 왕위에 오르자 홍국영은 승승장구하고 정후겸은 사약을 받는다. 정권 인수인계의 계절, 언론정책의 고금을 잠시 짚어봤다.
훈훈한 ‘훈왕..
2007-12-26
“…통행금지시간에 쪼들리던 택시들도 이 밤만은 마음 놓고 술에 만취된 떠들썩한 손님들을 모시기에 바빴으며 사랑의 따스함을 느끼는 젊은 남녀는 밤이 새는 줄도 모르게 ‘아베크`의 걸음을 빙글빙글 돈다.…” (59년 12월 25일자 조선일보 사회면에 비친 크리스마스이브)..
2007-12-20
눈 깜빡일(瞬) 사이(間)인 순간. 구구한 설명이 불필요하지만 무엇이 순간인가는 상황별로 달라진다. 바람둥이에겐 찡긋 윙크하는 사이, 원숭이에겐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이가 순간이다. 어디에선가는 하마가 위험한지 어쩐지 고개 들어 휙 둘러보는 그 사이를 한순간이라 부른다...
2007-12-19
역대 대선 중 가장 재미없는 선거, 가장 이상한 선거. 정말 공자가 봤으면 ‘밥통` 운운하며 일갈했을 상황 아니었을까? 곧 뛰어난 유머가 튀어나왔을 테지만….
“얘들아, 방금 내가 한 말은 농담이었느니라.”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라.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우..
2007-12-13
일, 게임, 쇼핑, 도박, 섹스, 마약, 술. 메커니즘으로 보면 모든 중독은 유사하다. 모든 달콤한 중독은 위험하다. 적게 짧게 약하게 마신다는 구실로 중독을 권하는 연말, 반성적으로 돌아본 필자의 무허가 폭탄주 제조기(記).
경혈의 중도(中都)는 안쪽 복사뼈 끝..
2007-12-12
평생 공격당할까봐 변변히 목욕도 제대로 못했다는 전설적인 검의 달인 무사시. 그는 적과 싸우면서 같은 기술을 되풀이하는 것을 ‘산해(山海)의 마음`이라고 경계하며 연습을 강조한다. 연습하고 또 연습하고 새롭게 연습하자는 것.
미야모토 무사시가 자신의 인생을 정리..
2007-12-06
투자, 캐스팅, 편성 전반에서 욘사마에 너무 의존한 ‘태사기`. 그러나 일류(日流)에 맞선 한류, 유럽과 미주까지 겨냥한 월드와이드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은 믿고 싶었다. 사진은 제주 세트장의 외성문에서 바라본 국내성 부근.
종방을 앞두고 찾은 제주시 구좌읍 ‘태왕사신..
2007-12-05
100의 힘으로 들어오는 상대를 50의 힘으로 잘 받아치면 150의 충격을 가할 수 있다. 또 날아오는 주먹의 파괴력을 현저히 줄이는 요령 둘. 상대가 팔을 완전히 뻗기 전에 파고들어라. 몸을 뒤로 빼거나 좌우로 돌려라. 최선은 안 맞는 것!
알고 지내는 복서에게..
2007-11-29
오늘까지 5부작으로 방영되는 EBS 다큐10 ‘패션의 역사` 덕에 눈이 즐겁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처음 입은 셔츠가 속옷처럼 보여 겪는 구설수 등 드라마보다 드라마틱한 다큐멘터리. 고대에도 패션이 있었다! 여기에 한 표를 던지면서.
여러 기준이 있겠으나, 감출 것은..
2007-11-28
화투패에 자신의 처지를 비유한 영화 주인공. 정치를 재개하면서, 가장 끗수 높은 사람이 판돈을 가져가는 변화무쌍한 ‘섰다`판과 정치판을 비유한 염홍철 전 대전시장. 화투의 죄는 맛을 아는, 혹은 모르는 모든 분들을 위한 가십.
기왕에 상비해 둔 화투가 있다면 꺼내..
2007-11-22
소리가 앵긴다, 목이 앵긴다. 소리를 하는 분들이, 소리가 마음먹은 대로 잘 나와줬을 때 쓰는 말이다. 귀동냥 솜씨 하나는 나쁘지 않은 편인 필자지만 이 말의 깊은 뜻이 이제서야 겨우 새겨진다. 창(唱)하는 무대를 벗어나 대자연을 통해서도 그런 소리를 듣는다.
어떤..
2007-11-21
떨어지다 수험생들이 은근히 꺼리는 단어.
참고어-광수생각
보기-물건이 떨어졌다.(×) → 물건이 땅에 붙었다.(○)
『대한민국 학교 대사전』(학교대사전편찬위원회, 이레출판사)
고등학교 졸업생 셋이 『대한민국 학교 대사전』을 냈다. 이에 따르면 ‘강제노동`은 봉사활..
2007-11-15
울지 않는 두견새는―죽여야 한다.(오다 노부나가)
울지 않는 두견새는―울게 해야 한다.(도요토미 히데요시)
울지 않는 두견새는―울 때까지 기다린다.(도쿠가와 이에야스)
장태산의 까치 소리도 기분 좋지만 여주 이릉의 두견새 소리도 들을 만하다. 한 번 울면 두견화가..
2007-11-14
닭을 빌려 알을 낳는다(차계생단.借鷄生蛋)는 중국 속담이 있다. 다른 사람이 소유한 자원을 활용해 자기 것으로 만든다는 선의의 말이다. 그런데 먹고 죽으라는 것인지, 활용을 넘어 껍데기부터 내용물까지 원판 가짜인 계란을 만들어 버젓이 판다. 무정란을 유정란으로 둔갑시키..
2007-11-08
보수, 진보, 중도, 개혁, 실용 등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의 차이다. 매우 가치중립적인 용어란 뜻. 자장면과 비빔밥이 그렇듯이….
의도하지 않았으나, 오늘도 자장면 타령이다.
자장면만 하도 먹다 물려 비빔밥을 먹었다. 자장면이 현..
2007-11-07
세 번째 출마를 선언한 이회창씨. 사과로 비유하면 이전에 먹었으나 그때보다 맛있다는 확실한 느낌, 또 비유하면 자장면을 반 그릇쯤 먹다 물릴 즈음에 짬뽕을 먹게 되는 ‘짬짜면` 같은 느낌을 줘야 할 것이다. 무엇이 총효용이 높을지는 국민의 판단 영역.
인간은 새..
2007-11-01
고스톱보다, 바둑보다 시(또는 책) 읽기가 치매 예방에 훨씬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단 신은 꽃을 스쳐 붉은 이슬에 젖어 들고, 고운 다리 버들을 헤쳐 푸른 안개 갈라놓네. 그래서 지금은 김안로의 과거시험 장원시 그네를 원문과 더불어 암송하는 중.
포도주의..
2007-10-31
지지율은 삼각갈등을 먹고 자라는 멜로드라마 시청률과는 다르다. 이명박-이회창-박근혜의 갈등 구조는 상대 프로그램으로 채널을 돌리게 할 ‘불가능한 삼각형`이다. 시청률에 구애받지 않고 즐기며 드라마 찍겠다면 또 모를까….
남녀 셋 사이의 연애 관계를 삼각관계라 한다..
2007-10-25
문화재를 발굴할 때 꾸는 발굴몽. 이미 무령왕릉 발굴몽은 고고학계의 전설이다. 당시 김영배 공주박물관장의 꿈에 왕릉을 지키던 돌짐승(진묘수.鎭墓獸)같이 생긴 동물이 나타났다 한다. 꿈의 기호학을 믿거나말거나 기쁜 일에 따르는 뒷담화는 늘 즐겁다.
금동용봉봉래산향로(..
2007-10-24
돈을 예찬해야 부자 된다는 속설을 믿으면 “난 금전운이 없다”, “이번 달도 적자”는 금기어다. 말로 표현하면 진심이 된다는 이론대로 유관순 누님이 나오는 고액권과 친하고 싶다. 돈님, 잘 부탁해요.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이 노래 안의 역사인물들이 선거운..
2007-10-18
베토벤의 ‘운명’과 ‘비창’, 요조숙녀가 나오는 시경 ‘관저편(關雎篇)’도 후대에 붙인 별명이다. ‘무제’라면 어떨까? 그렇게 써서 제목이 근사한 명제로 화하는 행운을 건진다면. 단, 영어 ‘untitled’에 권리 없음의 뜻도 있으니 조심!
가을이면 미술관과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