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작용에는 늘 부작용이 따른다.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 아우성이지만 크리스마스 바가지 상술은 판친다. 커플들의 커피값에 바가지 씌우고 모텔비는 2배 이상 치솟아 부르는 게 값이다 보니 ‘잠자는` 여관에서 ‘숙박` 손님을 사절하는 기현상이 벌어진다. 이러다 크리스마스 베이비는 몇이나 태어날까? 아, 피임으로 별문제 없다고? 예수 탄생 당시에도 이랬을까?
그 오리지널 크리스마스이브엔 베들레헴 여관방이 꽉꽉 들어찼던 것은 아니다. 그때의 여관이 밀회와 환락의 장소였든 가정집 사랑방 같았든, 예수가 초라한 마구간 말구유에서 태어난 연유는 굳게 걸어 잠근 마음의 빗장 때문이었다고 믿는다.
본래적으로는 크리스마스에 예수 탄생을 축하하면 그뿐, 쇼핑은 없어도 될 것이지만 이런 교조주의(敎條主義)를 통계가 용납하지 않는다. 소매 매출의 3분의 1이 11월 중순에서 이듬해 1월 중순에 집중된다. 크리스마스가 연말 특수와 더불어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정점에는 산타클로스가 서 있었다. 시작부터 크리스마스와 선물과는 불가분의 관계였다.
블루 크리스마스, 해피 크리스마스는 아무튼 갔다. 시청 앞 사랑의 온도계 상승이 유난히 더뎌 보이지만 그래도 더 슬픈 태안반도를 위해 자신들의 기쁨을 반납하는 이들이 있어 하늘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다시, 장사 잘되는 크리스마스, 두둑해진 지갑을 팍팍 여는 내년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련다. 모텔만이 아니고 모든 사업이 일익(日益) 번창하기를, 몸만 헤프게 열지 말고 마음도 후하게 여는 나날이기를 기원하며― 늦었지만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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