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않는 두견새는―울게 해야 한다.(도요토미 히데요시)
울지 않는 두견새는―울 때까지 기다린다.(도쿠가와 이에야스)
필자의 경우는 이런 것도 있다. 언론계 선배가 전화를 했다. 책 가져가라는 분부였다. 집 정리를 하다 책 뭉치를 보니 생각난 모양이었다. 그렇게 뜻하지 않게 이런저런 책들을 복습했고 22년 만에 22권짜리 『대망』도 고맙게 섭렵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굴욕을 참아가며 천하를 손에 넣기까지의 흥미진진한 과정은 지금 눈높이로 봐도 재미가 줄지 않았다.
동시대를 살았던 세 풍운아의 인생관은 두견새 울리는 법에 축약돼 있다. 두견새가 울지 않으면 칼로 새의 목을 쳐라(오다 노부나가), 어떻게든 울게 만들어라.(도요토미 히데요시) 울 때까지 기다려라.(도쿠가와 이에야스). 임진왜란의 애증을 잠시 잊고, 우리가 일본을 쪽발이라며 우습게 아는 유일한 나라라는 자부심을 접는다면 그 리더십만은 버릴 데가 없다.
국내 정치인 중 고건 전 국무총리의 성격은 도쿠가와형(型)으로 분류된다. 김종필씨는 과거 히데요시형을 좋아했다. 세종대왕 리더십을 외치는 후보, 그 리더십을 신뢰 못하겠다고 막아서는 후보, 합당 반발로 시험대에 오른 후보 등등, 대선 후보들의 리더십도 어느 타입에 넣을 수 있다. 말년 병장은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한다는데, 임기 말년의 대통령도 이하 동문.
두견새 울리기의 방법이란 통합과 조정의 능력이기도 하다. 과정이 어찌되었든 두견새 울리기 게임에 승리한 사람이 대권을 거머쥔다. 마쓰시타 창업자처럼 ‘울지 않는 새 또한 좋은 두견새’라며 방식을 바꿀 수야 있겠지만, 두견새를 울리고자 하면 먼저 마음을 얻어라. 리더는 많지만 리더십에 목마른 계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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