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2022-08-15
"월급 빼고 다 오른다." 우스갯소리로 내뱉던 한탄이 곳곳에서 쏟아진다. 식재료에 필요한 장바구니 물가부터 피부로 와 닿는다. 습관처럼 집어 담던 상품들이 계산원의 말 한마디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채소부터 과일,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소주·맥주까지 계산서를 보면 얕..
2022-08-10
얼마 전 영화 '한산:용의 출현'을 봤다. 이순신 3부작 가운데 유일하게 거북선이 등장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영화는 볼 이유가 분명했다.올해 5월 종영한 드라마 '태종 이방원' 마지막 회에서 상왕(이방원)은 주상(세종대왕)에게 구선(龜船)의 중요성을 상기시켜주는 장면이..
2022-08-08
부동산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불과 반년 전만 하더라도 활황이었던 분위기는 언제 그랬냐는 듯 싸늘히 식었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일부 아파트 가격은 수억 원 하락하면서 2년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똘똘한 한 채로 통하는 전국 시가총액 상위 50대 아파트들의 가격도 2년..
2022-08-07
무더위 휴가철로 꼽히는 여름 휴가는 길다. 이땐 일 년에 몇 안 되는, 시간이 남아도는 백수가 된다. 시간이 없어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 대낮부터 만나는 것도, 번지점프를 뛰는 버킷리스트를 채우는 것도, 또 남들 일할 때 한가롭게 영화를 보러 영화관을 가는 것도 휴가..
2022-08-02
야구계에선 한화이글스의 팬들을 '보살팬'이라 부른다. 보살은 부처가 되기 위해 수행하는 사람을 말하는데 최근에는 신앙심이 깊은 불교 신자나 인내심이 강한 사람을 통칭해서 부른다. 만년 하위권에 2년 연속 꼴찌를 달리고 있지만, 보살팬들은 수행(?)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2022-08-01
연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리고 선풍기와 에어컨이 없으면 잠시도 견딜 수 없고 밤에는 잠을 청할 수가 없다. 거기에 더해 방학을 맞은 아이들이 집에 있으면 하루 종일 켜 놓아야 하는 에어컨 때문에 전기료도 걱정이 된다. 자연스레 바다와 워..
2022-07-25
얼마 전 서울에서 3년 만에 퀴어축제가 열렸다. 그동안 연락이 뜸했던 퀴어 친구들과 앨라이(Ally, 협력자라는 뜻으로 성소수자의 편에 서서 이들을 지지하는 사람) 친구들을 서울 광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최대한 특이한 옷을 입고 갔음에도 워낙 무난한 옷밖에 없어 '퀴..
2022-07-19
초등학생부터 고등학교까지 나와 동생들은 부모님으로부터 용돈을 받아 생활했다. 용돈이 부족하면 알아서 아껴 쓰거나, 서로 빌려 가며 지내기도 했다. 그래도 정 용돈이 부족하다 싶을 땐 추가(?)로 요구하기도 했다. 쓸모없는 곳에 썼다고 혼이 나더라도 결국 부모님은 못 이..
2022-07-18
민선 8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대전시정과 5개 구정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맡아왔던 민선 7기와 달리 이번에는 유성구를 제외하고 대전시장과 4개 자치구청장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수장의 정당이 바뀌다 보니 민선 8기에는 대 변화가 예고된다. 각 정당의 기조와 새 단체..
2022-07-10
역시 정치는 생명이다. 하루아침에 세상이 뒤바뀌었다. 민주당이 대전 전역에 깃발을 흔들던 게 불과 엊그제다. 7회 지방선거와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처참히 깨졌다. 지방권력이 순식간에 넘어갔고 민주당 천하(天下)가 도래했다. 그런데 민주당 천하는 유한했다...
2022-07-06
의사와 한의사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공공의료원 한의과 설치 논란 등 주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충돌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의사협회의 한의사 단독법 제정 재요구가 문제가 됐다. 한의협은 성명을 내고 '한의약육성법' 폐기를 요구한 대한의사협회를 강하게 비판하며 오히려..
2022-07-03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 속 수도권 대학에겐 기회, 지방대엔 아픔이죠." 정부가 반도체 등 첨단산업 인재 양성을 취지로 수도권 대학의 정원 확대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 대전의 한 대학 관계자가 이 같이 말했다. 반도체 인력 문제가 최근 교육계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달 윤..
2022-06-28
민선 8기 출범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전시장직인수위원회가 막바지 업무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 당선인은 후보 시절 민선 7기의 시정 무능론을 단골 레퍼토리 삼아 정부와의 협력을 강조해왔다. 특히 '강한 추진력'과 '획기적인' 변화를 다짐하면서..
2022-06-27
"충청권 오피니언 리더라면 '이제우린'을 드셔야 합니다." 김규식 맥키스컴퍼니 대표이사의 입술이 미세하게 떨렸다. 목소리는 다소 격앙됐다. 인터뷰 내내 차분하고 조곤조곤하던 어투가 강해졌다. 자신이 속한 회사의 대표이기에 할 수 있는 말이라고 넘기기엔 울분이 섞인 듯했..
2022-06-27
'서슬이 퍼렇다.' 민선8기 대전시정 출범을 앞두고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서슬'은 쇠붙이로 만든 연장이나 유리 조각 따위의 날카로운 부분을 이르는 말로 권세나 기세 따위가 아주 대단하다는 말이다. 정권 교체로 인한 진통 과정으로 볼 수도 있지만, 시민들이 갖는 불안..
2022-06-20
2012년 7월 1일,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 해소를 위해 탄생한 '세종특별자치시'. 이러한 세종시가 올해로 10주년을 맞는다. 하지만 이러한 대전환 기대 속에 출범한 세종시가 5년 전부터 마치 '전국구 부동산 투기장'으로 오명을 쓰고 있다. 세종 신도시라 불리는..
2022-06-19
취미인 등산을 할 때 가장 어려운 건 맨 앞에서 걷는 것이다. 난이도가 높은 산의 경우 친구들보다 앞에서 걸으면 길도 찾아야 하는 것은 물론, 뒤에 있는 친구와 멀어지지 않게 속도도 맞춰야 한다. 반대로 뒤에서 따라가야 할 땐, 맨 앞 친구의 배려가 있다면 수월하게 오..
2022-06-14
"자기 현충일이 이제는 노는 날이 된 거 같아" 아내가 즐겨 찾는 지역 카페를 보면서 한 말이다. 지역 카페 회원들이 현충일이 끼어 있는 휴일에 어디로 놀러 갈지 명소 정보를 공유하는 모습을 보고 한 말이다. 현충일 날 아내는 거실 창문 바깥에 있는 국기 봉에 조기를..
2022-06-08
진짜 친구가 없다. 대전에. 얼마 전 유일하게 대전에 남은 친구 A에게 연락이 왔다. "올해 하반기에 경기도로 이사 갈 수도 있어" 무슨 일 있느냐는 질문에 A는 대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거 같다고 했다. 잠깐 친구 소개를 하자면 A는 중국어과를 졸업했고 대학..
2022-06-06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대전시는 대기업과 지역 상인 중 누구 편을 들어야 할까? 기업을 유치해 고용을 창출하고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대기업 편을 들어야 하는가, 코로나로 인해 영업 손실을 겪은, 21.7%(2021년 12월 기준)를 차지하는 자영업자 편을 들어야 하..
2022-05-31
'교육감 선거 후보자는 정당이 추천하지 않습니다.' 앞서 5월 27일 제8회 지방선거 사전투표 당시 받았던 교육감 투표 용지에 적혀 있던 문구다. 대전의 경우 교육감 후보로 총 4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4명의 후보자는 정당과 무관하고 이름의 가나다 순도 아닌 '교호순번..
2022-05-23
2022년 벌어진 전쟁에서 그 총구를 보게될 줄 예상하지 못했다. 두 손이 뒤로 묶인 채 숨진 이의 사체에서, 평범하게 자전거를 마을을 지나던 이가 체온을 잃은 채 길바닥에 쓰러진 장면을 보면서 그 총구가 이번 전쟁에 등장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1950년 한국전쟁..
2022-05-15
흔히들 교육을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한다. 미래 사회와 나라를 이끌어갈 인재를 기르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4차산업시대를 맞아 교육의 방향과 정책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하지만 교육감 선거는 '깜깜이 선거'라는 오명이 선거 때마다 따라 다닌다. 교육감 선거는..
2022-05-11
2021년 11월 23일 그가 떠났다. 1979년 군사쿠데타로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유린하고 이듬해 광주라는 도시를 봉쇄한 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것도 모자라 수년 동안 자기 마음대로 한 나라를 주무른 전두환 이야기다. 한 나라의 국민 대다수에게 손가락질을 받는..
2022-05-09
1990년대 초등학생이던 한 꼬마는 어엿한 사회의 구성원이 됐다. 40대에 들어선 그는 "아빠 저게 뭐야"라며 건물을 가리키는 딸아이에게 은행을 설명할 때면 자신의 어릴 적 시절이 불현듯 스친다. '짤랑짤랑'. 작은 주머니 속 동전 소리를 내며 당차게 은행에 들어서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