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원기 경제교육부 기자. |
우스갯소리로 내뱉던 한탄이 곳곳에서 쏟아진다. 식재료에 필요한 장바구니 물가부터 피부로 와 닿는다. 습관처럼 집어 담던 상품들이 계산원의 말 한마디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채소부터 과일,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소주·맥주까지 계산서를 보면 얕은 한숨이 새어 나온다. 그뿐인가. 장마철 습한 날씨에 에어컨은 필수요소인데, 전기료 인상에 말일 지불할 영수증에 찍힐 숫자가 무섭다. 그나마 기름값은 안정기로 접어드는 모양새이긴 하나 노즐에 담긴 한 방울이 아쉽다.
당장 생활비에 들어가는 돈부터 고정 지출까지 오르니 삶이 팍팍해진다. 지갑을 옥죌 수밖에 없다. 닫힌 지갑은 지역경제 악영향으로 돌아오고, 악순환이 반복되는 구조다. 통계를 보면 그 수치가 명확하다.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의 '대전·세종·충남지역 실물경제 동향' 보고서를 보면 소비자물가는 대전이 6·7월 5.9%로 동일했고, 세종은 6.4%에서 6.5%로 올랐다. 충남은 6.9%에서 7.5%로 지역 중 가장 높은 상승률로 집계됐다. 대부분 석유류가 30%대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전기·수도·가스 등이 10% 이상대로 집계됐다. 농·수·축산물 모두 많게는 9%까지 치솟았다.
얇아진 주머니 사정은 생필품부터 줄여나갔다. 가장 최근의 통계치인 6월 지역 대형소매점(매장면적 3000㎡ 이상) 판매액지수는 매월 추락을 거듭하며 소비가 쪼그라들었다. 대전은 7.2% 하락했고, 세종은 1.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충남은 3.1% 추락했다.
진짜 한숨은 대출이자에서 상승에서 최고치를 달린다. 기준금리가 0.50%포인트 오른 2.25%로 인상되면서 신용대출부터 주택담보대출 소비자들의 비명이 터진다. 그나마 고정금리 대출자들은 앞으로의 변화에 따라 대처할 시간이 있다. 변동금리를 택한 이들은 시한폭탄을 맞을까 두렵다.
2021년 하반기 이후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2년 안에 변동금리로 대출받은 이들이 체감하는 이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시장에서 예측하는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3%대로 치솟을 땐 주거나 자산투자 등의 용도로 대출받은 이들의 상환액이 2배로 껑충 뛸 수 있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신용대출도 6%대에 달하며 껑충 뛰어오른 탓에 주택 구입이나 투자를 위해 돈을 끌어다 쓴 이들의 생계가 막막해진다.
물가 상승부터 기준금리 인상까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막막해진다. 그나마 버팀목이던 민간 소비가 무너지는 지표들이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지역민의 생활 여력의 지표로 불리는 대형마트 판매액 지수가 바닥으로 내려앉는 등 수치가 방증한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소비 둔화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했으나, 서민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묘수가 시급하다.
방원기 경제교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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