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익준 기자 |
그런데 민주당 천하는 유한했다. 올해 20대 대선과 8회 지선에서 국민의힘은 부활에 성공했다. 돌아온 양대선거에서 지역민들은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그 결과, 국민의힘은 대전시장과 유성구를 제외한 4개 자치구, 대전시의회 제1당까지, 지방권력을 독차지했다. 그렇담 국민의힘 천하(天下)는 앞으로 어떨까?
지금까진 기대 반, 우려 반이다. 물론 국민의힘 지방정권이 출범한 지 불과 10여 일이다. 그러나 '시작이 반(半)'이란 말처럼 이들의 초창기 행보와 마음가짐을 들여다보면 대강 미래가 그려진다.
우선 기대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절치부심했다. 주요 선거마다 이어진 패배로 후유증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20대 대선을 기점으로 다시 똘똘 뭉쳐 일어났다. 곧 이어질 지선을 염두에 두고 선거운동에 만전을 기했고 공약이나 현안도 챙겨 기반을 다졌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바람'까지 불면서 지선에서 이겼다지만 국민의힘은 이기고자 하는 절실함이 컸다.
그런 만큼 손에 쥔 지방권력을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우리도 자칫하다 4년 뒤엔 민주당처럼 될 수 있다는 학습효과도 각인됐다. 때문에 앞선 민주당 지방정권과는 달라야 한다는 목표의식이 뚜렷하다. 앞으로 지켜볼 일이지만 일단 마음가짐 하나는 제대로 갖고 있다고 본다.
다음은 우려다. 양대 권력기관인 대전시와 대전시의회 안팎에선 우려가 적지 않다. 먼저 시는 이장우 시장의 파격적인 인사발령에 긴장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공직사회를 단숨에 장악해 내부 영향력을 높이려는 의도이나, 실상은 전임 정권 지우기와 '군기' 잡기라는 점에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이 시장이 자신이 별명인 '불도저'와 같이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 시정을 펼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도 나온다.
시의회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직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22석 중 18석을 차지했으나, 1명을 제외하곤 모두 초선이다. 역시나 전문성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함께 의회 본연의 감시·견제 기능에 충실할지 의문을 갖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도 의장 선출을 놓고 내부 다툼이나 벌여 우려를 더욱 키운 꼴이 됐다.
4년 전 민주당을 향해서도 비슷한 글을 썼다. 당시 민주당은 "대전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지금의 국민의힘도 비슷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4년 전 글에서 기자는 민주당에 '4년 천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경고는 국민의힘에게도 동일하다.
/정치행정부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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