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주 경제교육부 차장 |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공표지역 176개 시·군·구 중 하락 지역은 132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시점에서 전국 75% 지역이 하락장을 맞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오를지 내릴지 예측이 어려운 지역은 16곳 정도다. 그나마 28곳은 집값이 상승 중인데 이마저 언제까지 버텨낼지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큰 문제는 전국 아파트 가격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대내외 경기침체와 금리상승, 집값 고점 인식, 거래절벽 등 부동산 시장 악조건을 모두 갖췄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까지 단행하면서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에 찬물까지 끼얹었다. 인플레이션 우려한 최선의 판단이지만,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건 사실이다.
이러한 부동산 시장은 이미 2021년 2분기 즈음해 이상 신호를 보냈다. 2020년 정치권발 세종시 천도론에 '불장'이 붙은 세종시는 그해 일 년간 44.9%라는 경이적인 집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과 함께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단기 급등 피로감은 바로 나타났다. 이듬해 하반기부터 거품이 본격적으로 빠졌다. 전국 부동산 시장의 첫 번째 하락 신호로 여겨진다. 올해까지 이어온 세종시 아파트값 하락은 56주째 이어지고 있다. 매주 평균 0.16%포인트 떨어졌다. 이 기간 하락률은 8.73%포인트다.
대구 부동산 시장도 하락장이 감지돼 왔다. 등락을 반복했던 이 지역은 2021년 말부터 가격이 걷잡을 수 없이 빠졌다.
세종과 비교되는 건 미분양 주택이다. 수요대비 공급과 입주 물량이 넘쳐나면서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는 적정선까지 넘어섰다.
일각에선 세종보다 대구 부동산 시장을 더 우려했다. 최근 정부가 대구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에도 사이클이 있다고 조언한다. 침체기를 거쳐, 회복준비기, 회복기, 상승기, 확산기, 급등기, 쇠퇴기 등 7단계로 구분한다. 나와 같은 부린이들은 이러한 흐름을 읽어 내기란 쉽지 않다.
부동산은 생물과 같다는 말이 있다. 정부의 정책과 규제, 시간, 사람들의 심리, 경제 상황과 환경 등에 따라 시장이 반응해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4년여간의 롤러코스터를 탄 경험이 앞으로 우리에게 좋은 토대가 돼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박병주 경제교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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