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서슬이 퍼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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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서슬이 퍼렇다

이상문 경제교육부 차장

  • 승인 2022-06-27 10:09
  • 신문게재 2022-06-27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이상문기자
이상문 경제교육부 차장
'서슬이 퍼렇다.' 민선8기 대전시정 출범을 앞두고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서슬'은 쇠붙이로 만든 연장이나 유리 조각 따위의 날카로운 부분을 이르는 말로 권세나 기세 따위가 아주 대단하다는 말이다. 정권 교체로 인한 진통 과정으로 볼 수도 있지만, 시민들이 갖는 불안감이 큰 상황이다.

대전시장직인수위원회는 민선 7기 주요 현안에 대해 연일 공개적으로 강도 높은 비판을 하고 있다. 민선 7기 핵심 현안이었던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과 지역화폐 '온통대전', 보문산 관광개발 사업 등에 대한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 인수위는 6월 17일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의 총사업비 증액과 관련해 "업무보고에서는 2020년 10월 기준 트램 건설비가 7491억원에서 144억원 증가했다고 한 후 3일 뒤 뜬금없이 1조4837억원으로 늘었는데, 이는 명백히 허위보고"라고 날을 세웠다. 이 당선자는 취임 후 트램 건설 총사업비에 대한 감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온통대전 캐시백 예산 부족 사태에 대해서는 "민선 7기 대전시정이 자초한 무책임한 재정 운용 사례로 기록하게 됐다"고 비난했고, 보문산 개발은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모노레일이나 케이블카와 같은 연결수단 도입 등을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민선 7기 허태정 시장은 취임 이후 민선 6기 화두였던 도시공원민간특례사업을 전면 수정했다. 민선 6기 권선택 시장은 민선5기 역점사업인 도시철도 2호선을 고가 자기부상열차에서 지상형 트램으로 전면 수정했다. 전임 시장이 했던 사업을 재검토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그것이 시정 중단이나 단절로까지 이어지면 안된다. '자극적인 단어'로 이전 정권을 '적폐'로 몰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연일 치솟는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지역민들은 어느 때보다 어렵고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다. 지방은 인구 감소 추세가 이어지면서 소멸 위기에 놓여있다. 고사 직전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일류경제도시 대전'을 외친 이장우 당선인에게 표를 준 것도 위기에 빠진 현 상황을 헤쳐나가달라는 기대 때문이다.



과거처럼 '나를 따르자'라는 일방적이고 권위적인 리더십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소통과 협치를 통한 상호·동반적인 지도자가 필요하다. 속도감 있고 강하게 정책을 밀어붙이면서도 포용과 화합의 정신을 보여줘야 한다. 단절이 아닌 연결이 필요하다.

미국의 대통령 리더십 연구가 도리스 컨스 굿윈은 저서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에서 에이브러햄 링컨, 시어도어 루스벨트, 프랭클린 루스벨트, 린든 존슨 등 4명의 대통령 리더십을 분석했다. 그의 진단에 따르면 힘든 시기를 헤쳐나간 리더들의 공통점은 포용의 리더십이다. 시민의 결속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민선 8기 시정이 되길 바란다.

이상문 경제교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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