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2020-09-16
여기 한국전쟁을 취재한 특파원 두 명이 있다. 이들은 한국전쟁 때 전시 대전(大田)에 머물며 본국에 전쟁을 겪는 남한의 참상을 타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그러나 이들 기자 중 한 명은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내세운 미군과 함께 대전에 들어왔고 또 다른 한 명은 조선해방을 내..
2020-09-14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 발표 이후 전국의 주요 도시 집값이 여전히 들썩이고 있다. 수도권 규제의 여파로 비규제 지역으로 투자자가 몰리면서 비규제 지역이 집값이 상승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집값을 반드시 잡겠다던 정부가 집권 3년이 넘도록 발표한 부동산 정책으..
2020-09-08
'작은 것을 연결하는 강한 힘.' 어느 아침 라디오에서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캠페인을 들었다. 익히 알고 있는 낮은 음성과 정확한 발음은 박영선 장관의 것이었다. 4선 중진의 유력 정치인이 청에서 부로 승격한 부처 장관으로 자리를 옮긴다고 했을 때 새로운 도전이..
2020-09-07
"욕창은 겉에서 봐서는 몰라요, 속이 얼마나 깊은지가 문제거든요." 얼마 전 개봉한 한국영화 '욕창'에 나오는 대사다. 극장관람이 부담스러워지면서 아이 쇼핑하듯 인터넷 정보를 뒤지다가 개봉일이 두 달 넘게 지나서야 이 영화를 알게 됐다. 관객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를 영..
2020-09-07
코로나 19 확진자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그 순간부터 일생에 느껴보지 못한 긴장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첫 검사 당일 목과 콧속으로 들어간 면봉의 찌릿함이 열흘 가까이 계속됐다. 다음날부터 긴장은 배가됐다. 혹여나 코로나에 감염됐을까 두려웠다. 휴대전화에서 울리는 재난문자..
2020-09-02
민선 7기가 반환점을 돌았다. 지난 2년간 허태정 대전시장은 전임 시장인 권선택 시장의 임기 말 낙마 상황에서 해소하지 못한 숙원사업과 갈등사업 해결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 민간공원 특례사업 추진, 바이오메디컬 규제자유특구 지정, 대전시티..
2020-09-01
한 통의 전화를 받고 가슴이 철렁했다. 대전 지역 A 사립대 재학생이자 취재원으로부터 다급하게 걸려온 전화였다. 덤덤하려 애썼지만 목소리는 중간중간 가늘게 떨렸다. 그는 몇 차례 말을 멈추고 다시 입을 떼길 반복하며 어렵게 말을 이어갔다. "큰일 났어요. 교수들이 게시..
2020-08-31
"어느 날 아침 뒤숭숭한 꿈에서 깨어난 그레고르 잠자는 자신이 침대에서 흉측한 모습의 한 마리 갑충으로 변한 것을 알아차렸다." 「변신」, 프란츠 카프카."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섰다." 「설국」,..
2020-08-31
#.최근 주식시장에 '빚투'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빚투'란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일컫는 용어다. 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함께 시작된 '동학개미운동'을 통해 주식시장으로 흘러든 자금에 힘입어 코스피는 수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에도 개미들은..
2020-08-26
잠잠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창궐하고 있다. 광화문 집회와 사랑제일교회 발(發) n차 감염이 전국적으로 번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 현재 하루 신규 확진자가 평균 300~400명에 육박하고 있다.이에 정부는 전국에 시행 중인 사회적..
2020-08-25
1973년 미국 메이저리그 시즌 막바지. ‘요기베라’의 팀 뉴욕 메츠는 최하위로 처져있었다. 당시 한 기자가 '이미 끝난 게 아니냐'는 질문에 요기베라는 이같이 답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이 발언 이후 팀 메츠는 동부 디비전 1위는 물론, 월드시리즈까지..
2020-08-24
어린 시절 첫 교회에 대한 이미지는 '따뜻함' 이었다. 사근사근한 말투의 교회 아주머니는 어린 내게 "엄마와 함께 일요일에 꼭 교회에 와"라며 만날 때마다 사탕이나 과자를 쥐어주셨다.
어느 크리스마스에 동네 친구의 전도를 받아 처음 가본 교회는 반짝반짝한 불빛..
2020-08-23
축구장이 다시 열렸다. 코로나19로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던 K리그가 관중 입장이 허용되면서 수개월간 닫혀있던 문을 열었다. 총 입장객 대비 10%내 입장이라는 제한이 있었지만 평소 친분이 있었던 팬들 대부분과 조우할 수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지난해까지 대전시티즌의 서..
2020-08-20
10년 만에 살던 집을 떠나 이사를 간다. 아이들이 자라며 조금 더 큰집의 필요성이 느껴져 지난 5월부터 이사를 준비했다. 10년 전 전세로 살던 신혼집에서 지금의 아파트로 이사 올 때는 크게 신경 쓰거나 따져 볼 것이 없었다. 부부의 의견과 가격대가 맞는 아파트만 찾..
2020-08-18
"달래(강아지)가 네 번이나 죽을 뻔했어요." 대전 중구 중촌동 침수피해 주민과 피해 영상을 보면서 나눈 대화다. 호우로 인해 건물은 1m 정도 물에 잠겨 있었고, 마당에 키우고 있던 반려견과 개집은 물에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제대로 배수만 됐다면 상상도 할 수 없을..
2020-08-17
국내에서 지난 3년 간 가장 화두에 오른 주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성추행'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왜 이제야 화두에 올랐느냐는 목소리도 있겠지만, 반면 이제라도 화두에 오른 부분이 다행이라 생각한다. 사회가 나아지기 위한 더 강력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끊임없이..
2020-08-12
거무튀튀한 정장 차림 속 붉은색 원피스가 눈에 들어왔다. 92년생 국회의원 류호정의 등장이다. 내로라하는 연륜의 선배들 틈에서 햇병아리 초선의 깜찍한 반항(?)이 놀라울 만도 하다. 게임BJ 경험·비례대표·최연소 의원 등 범상치 않은 타이틀에 이래저래 보는 눈도 많을..
2020-08-11
여자가 물었다. "부자가 되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되죠?" 그루가 답했다. "해빙(having)을 하세요." 그 책을 만난 건 '토성 리턴'을 5개월 앞둔 어느 날이었다. 우리는 인생에 있어 2번의 '토성 리턴'을 겪는다. 토성의 공전 주기는 29.45년으로 태양을..
2020-08-10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 한 20대 여성의원이 붉은색 짧은 원피스를 입고 등장했다. 이를 두고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복장 지적'이 쏟아졌다. "정장을 갖춰 입는 국회에서 짧은 원피스 차림은 부적절하다"는 의견과 "복장이 무슨 상관이나"며 구시대적인 시각이라는..
2020-08-05
계룡산이 국립공원으로 태어나기까지 10년 가까이 주민들의 노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1961년 11월 24일 발행된 중도일보 신문을 보면 계룡산 정상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행사가 거행됐는데, 이때 '서해안 개발'과 '금강지류에 수력발전소 건설'을 염..
2020-08-03
최근 정부가 6·17 대책을 비롯해 쉴 틈 없이 부동산 대책을 쏟아내면서 주택시장의 혼란이 발생하고 엄청난 변화에 민심 또한 흔들리고 있다. 최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대통령 파면'이 오를 정도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규제 강화, 주택 매매와 임대사업자..
2020-08-02
때는 대학교 4학년 가을학기. 친한 선배의 간곡함에 넘어가 또 단편영화를 찍었을 때 일이다. 당시 제작부였던 나의 가장 큰 미션은 배우 찾기였는데, 다행히 여자원톱주연의 시나리오로 여배우 한 명만 찾으면 됐다. 물론 약간의 문제가 있었지만. 일반적으로 학생 영화의 배우..
2020-07-30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허리를 굽혔다 피면 전에 없던 불편함이 느껴지고, 심할 땐 하체 곳곳이 저려 반듯이 앉아있기 힘들 정도다. 이번 주말 내원을 하기 전 막연하게 허리 디스크와 같은 질환으로 진단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관련 정보 검색 중 해외 의..
2020-07-28
"A는 룸살롱 사장이 되고 싶대."십수년전 언니가 지인 A의 장래희망을 들려줬을 때, 그가 당시 고등학생이었기에 나는 좀 놀랐다. 장래희망의 이유는 돈을 쉽게 벌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기억한다. 그는 중학생 때부터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랐다. 적당한 예의와 싹싹..
2020-07-27
코로나 19 악몽의 시대가 반년을 지나고 있다. 앞으로 연대표시로 코로나 19 발생 전후를 사용해도 무방할 정도로 생활에 대변화를 초래했다. 숨 쉬듯 당연하던 것들을 감염위험이 없나 따져봐야 하니 말이다. 즉 사람 간에 일정한 간격을 강요받게 됐다.이렇듯 사회적 거리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