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가 답했다. "해빙(having)을 하세요."
그 책을 만난 건 '토성 리턴'을 5개월 앞둔 어느 날이었다. 우리는 인생에 있어 2번의 '토성 리턴'을 겪는다. 토성의 공전 주기는 29.45년으로 태양을 한 바퀴 돌고 제자리에 오는 시간을 말한다. 즉, 잘못된 환상 또는 관념에서 벗어나 크게 도약하는 시기. 28~30세와 58~60세에 찾아오는 그 시기를 앞두고 나는 그 책을 만났다.
나를 기다리는 토성 리턴의 환경은 코로나19로 경제는 연신 경고음을 울리지만 주식시장은 동학개미들로 어느 때보다 뜨겁다. 서울 집값은 내려올 생각이 없고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의 큰 손은 30대가 차지하고 있다.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주식시장에 뛰어들고 모두 거품이라는 만류에도 청년들은 부동산으로 몰린다. '작고 귀여운 내 월급'에 늘 불만이고 좁혀지지 않는 자산격차를 어떻게든 줄이고 싶다는 마음이 불안한 부자의 길로 안내했다.
하지만 그 책 '더 해빙'은 말한다. 해빙(having)을 하라고. 해빙은 나에게로 부의 기운을 가져다 준다. 방법은 간단했다. '없다'고 불안해하지 말고 '있다'고 편안함을 가져라.
아는 지인이 외제차를 샀다고 했을 때 내 차가 볼품없어 보였다. 왜 나는 외제차를 살 수 있는 돈이 없는지…. '없음'에서 시작된 불안과 짜증이 몰려왔다. 해빙 렌즈를 끼고 다시 생각해봤다. '있음'에 생각하고 기분이 어땠는지에 집중했다. 나는 차를 갖고 있다. 이 차를 계약하고 통근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행복감에 젖었다. 차를 인수 받았을 땐 나도 차가 있는 사람이구나 하고 어깨가 으쓱였다. 결과적으로 내 차에 대한 만족감이 배로 느껴졌다.
물론 책을 접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자기 최면'이라고 손가락질할 테다. 하지만 어떠한가. '있음'에서 시작된 편안함이 미래의 불안함을 잠재워 준다면 그걸로 족하지 않은가. 친구의 추천으로 들었던 펀드도 수익률이 없으면 어떡하나, 모아둔 돈이 물거품이 되진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하지만 해빙의 렌즈를 끼고 '나도 펀드를 갖고 있어, 적은 돈이라도 할 수 있잖아?'하고 생각하니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펀드 상황이 좋아 예상 수익률을 웃도는 성적을 거뒀다는 얘기였다. 할렐루야! 해빙의 효과가 나타난 걸까.
나의 토성 리턴은 조금씩 시작되고 있다. 현실에 맞춰 꿈과 기대치를 수정하는 날이 머지않았다. '티끌 모아 티끌'이라는 말은 현실이다. 이 현실은 부자가 되는 걸 허락하지 않는다. 하지만 해빙을 하는 방법을 알았으니 기대치를 높여볼까 한다. 어떤 역경을 가져다줄지 모르는 토성 리턴. 적어도 난 좀 더 일찍 건강한 마음과 부자가 되는 방법을 알았으니 두렵지 않다.
편집2국 박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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