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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허리를 굽혔다 피면 전에 없던 불편함이 느껴지고, 심할 땐 하체 곳곳이 저려 반듯이 앉아있기 힘들 정도다. 이번 주말 내원을 하기 전 막연하게 허리 디스크와 같은 질환으로 진단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관련 정보 검색 중 해외 의학 학술지를 잘못 클릭했는데 놀라운 글을 볼 수 있었다.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통증이 없는 일반인의 64%가 탈출 등 비정상적인 디스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애초에 디스크 자체에 문제가 있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허리 디스크가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사실 허리 통증은 전 국민의 80%가 살면서 한 번 이상 겪는다. 그러다 통증이 심해지거나 빈발하면 병원을 찾게 되는데, 요통 환자들 중 허리디스크라고 진단 받는 경우는 흔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통증의 원인을 디스크라고 단정하는 이유다. 하지만 이 중 60%는 약물, 물리 치료 등으로 일주일 안에 좋아지고 4주가 지나면 90%가 호전된다. 그러나 통증의 원인을 확실하게 알기까지 대다수는 착오를 거친다. 의사가 지시한대로 온갖 보존요법과 근력 운동, 수술까지 했는데도 여전히 허리가 아프다면 평생 갖고 가야 할 질환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꼿꼿하게 허리 펴고 있기, 허리에 수건 말아 넣기, 수술 후 허리를 보호대로 고정하기까지, 지금껏 디스크에 좋다고 믿었던 것들이 오히려 허리를 망가뜨리고 통증을 악화시키는 틀어진 습관이었을지도 모른다.
보통 디스크 환자들은 개개인이 느끼는 통증보다 디스크에 초점이 맞춰진 자세, 운동을 한다. 그러나 허리를 보호하겠다고 다른 부위에 집중한 근력 운동을 하면 허리가 더 많이 긴장해서 통증이 심해진다. 요통 환자의 경우 근육을 올바른 순서대로 쓰거나 운동 범위를 의지대로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수영이나 걷기처럼 전신을 움직여야 하는 운동을 잘못하면 몸에 더 많은 무리를 줄 수 있다. 몸을 망치는 불편한 자극인 셈이다.
물리치료 전문가들은 근육을 긴장시키는 짧은 호흡 등 흔히 디스크를 망치는 원인이라고 생각지 못했던 습관의 재진단과 이를 케어하고 무너진 몸과 척추의 밸런스를 잡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척추가 건강하게 호흡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핵심은 '척추 움직임' 운동이다. 근육의 힘을 키워주는 것보다 근육의 운동 범위를 조절하는 능력을 길러주는데 특화된 운동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병원에서 허리 디스크 진단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해도 내 자신의 의지와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스스로 몸 구석구석을 살피고 자세, 생활 습관을 분석할 것이다. 셀프 재활을 열심히 실천하면 현재의 몸 상태도 많이 나아지리라 확신한다.
편집부 최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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