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주 행정산업부 차장 |
이에 정부는 전국에 시행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최고 수준인 3단계 격상을 신중히 검토 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는 2주 평균 하루 확진자가 100~200명 이상이면서 하루 확진자 수가 두 배 증가하는 이른바 '더블링'이 한 주에 두 차례 이상일 때 고려된다.
지난 한 주 상황을 보면 18일 287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19일에는 288명, 20일 324명, 21일 322명, 22일 397명, 23일 266명, 24일 280명이 감염됐다. 이 기간 하루 평균 268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셈이다.
수치로 봤을 때 3단계 격상은 당연하다. 하지만 정부는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3단계 격상 시 대혼란을 가져올 수 있어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늘어 지켜만 볼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정부는 이번 주 격상 여부를 결정짓는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
3단계가 발동될 경우 사실상 모든 분야가 폐쇄·정지되면서 '셧다운' 된다.
'코로나 셧다운'은 필수적인 활동을 제외한 모든 활동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경제활동은 물론 국가적 타격도 불가피하다.
일상생활은 물론 사회생활이 원천적으로 봉쇄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적용되면 정부는 민간 기업들에 필수 인원을 제외하고 전원 재택근무를 권고한다. 정부와 지자체, 공기업도 마찬가지다.
또 10인 이상 모든 집합·모임·행사 금지는 물론, 스포츠 행사·공공시설 중단, 학교·유치원 원격수업 또는 휴업 된다.
여기에 집합제한 형태로 운영 중인 카페나 영화관, 결혼식장, 목욕탕(사우나) 등 중위험시설도 모두 문을 닫아야 한다. 말 그대로 일상이 사라진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런 중차대한 상황에서 의료계가 26~28일까지 사흘간 제2차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유는 정부가 추진하려는 공공의대설립, 의대 정원 증원, 비대면 진료, 한방첩약 급여화 등 의료계가 규정한 '3대 악(惡)' 전면 철회를 위해서다.
정부와 의료계는 최근 몇 차례 면담했지만,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코로나19 감염병 예방에 집중해야 할 정부는 의대정원 확대를 반대하는 의료계를 만나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의료계 또한 코로나19 확산이 되는 급박한 상황에서 지난 7일부터 수차례 집단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 사이 코로나 19는 전국적으로 퍼졌다.
국민은 이 같은 행동에 정부와 의료계 모두 비난하고 있다.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대응이지 다른 현안과 정책을 놓고 맞닥뜨릴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국민은 말한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고.
박병주 행정산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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