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
2023-08-07
요즘이야말로 세대 간 갈등이 그 어느 때보다 심하지 않나 싶다. MZ 세대라는 말로 젊은 사람들의 행태를 조롱하고 '노 시니어 존'으로 나이 든 사람들을 배척하는가 하면. 산업화 세대와 586세대가 정치적 쟁점을 매개로 심하게 대립한다. 메소포타미아 점토판에도 새겨져..
2023-07-31
요즘 뉴스를 보기가 무섭다. 초등학교 선생님이 학생에게 폭행을 당했고, 심지어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던 젊은 선생님은 교내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교권이 바닥에 떨어진 것이다. 문득 초등학교 때 나를 사람으로 만들어주셨던 '우리 선생님'이 생각난다. 80년대..
2023-07-17
1971년 6월 13일, 뉴욕타임즈는 미국의 월남전 보고서를 보도했다. 정부의 보도중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됐다. 3일 만에 보도가 중지됐다. 6월 18일, 같은 보고서를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지역 연방법원 본안 소송에서 두 신문에 무죄가 선고됐다. 항소심에서 뉴욕타..
2023-07-10
"인연이라고 하죠. 거부할 수가 없죠. 내 생애 이처럼 아름다운 날 또다시 올 수 있을까요. (중략)이 생에 못한 사랑, 이생에 못한 인연. 먼 길 돌아 다시 만나는 날 나를 놓지 말아요." 이 곡은 가수 이선희가 2005년에 드라마 ‘다모’를 보고 느낀 바를 담아 만..
2023-07-03
최근 대전지방법원 형사5단독(재판장 김정헌)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피고인은 대학교 교내 지하주차장 출구 쪽에서 정문 쪽으로 운전하다 경비원을 들이받아 사망에 이르게 해 재판을 받게 됐는데,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은 '급..
2023-06-26
충청지역 대학가, 아니 정확히는 대전권 대학가가 난리다. 윤석열 정부의 대학 재정지원사업으로 가장 크다는 ‘글로컬대학’에 대전은 그 어느 한 대학 예비 선정에조차 들지 못했다. 앞서 또 다른 대형 재정지원사업으로 지방대학을 살리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지역발전 전략과 연..
2023-06-19
한밭대와 충남대의 통합 이슈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해 2월 두 대학의 통합논의가 언론을 통해 발표되자 제일 먼저 반응을 보인 건 충남대 학생회였다. 5천여 명이 참여한 설문 조사 결과 98% 학생이 '통합논의 자체에 반대한다'라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다. 이후 "..
2023-06-12
대학가는 이제 학기말고사를 통해 1학기 동안의 성적을 평가해 학점을 부여하는 시기가 됐다. 교수로서 수강생들이 열심히 배우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 모두 좋은 성적을 받는다면 그만큼 만족스러운 일이 없을 것이다. 학생은 자신이 수강한 여러 과목의 성적을 받아보면 잘한 과목..
2023-05-29
요즘 사회적으로 챗GPT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물론 일부 신문기사는 인공지능(AI)이 쓴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도대체 챗GPT가 뭐 길래 이렇게도 떠들썩할까? 올해 3월 챗GPT로 놀라운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갑작스럽게 본교 총장님의 국제행사 인사말의 영문..
2023-05-22
우리나라 학생들은 질문하지 않는다. 자주 듣는 말이다. 다양한 전공자들이 모인 대학 본부 회의장에서도 그런 말을 간단없이 한다. 학생들에게 질문하라고 억지로 기회를 줘도 꿀 먹은 사람처럼 입을 다물고 있다는 것이다. 충청권역에 있는 대학교 학생이라서 그런가. 서울에서..
2023-05-15
딥러닝 '인공 신경망' 개념을 처음으로 고안해 인공지능의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 구글 부사장이 지난달 사표를 냈다. 그는 "AI 기술이 적용된 킬러로봇이 현실이 되는 날이 두렵다. 나쁜 행위자들이 AI를 악용하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구글을 떠나..
2023-04-24
얼마 전 대전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초등학생 4명을 치어 그중 1명을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해 국민을 슬픔에 잠기게 하였다. 2018년에도 전도유망한 청년을 만취차량이 들이받아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고, 그로 인해 ‘윤창호법’이라는 이름으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2023-04-17
코로나 팬데믹과 OTT 덕분에 집 안에서 외국 영화와 드라마를 접할 기회가 많았는데, 극 중에서 심심찮게 자주 듣는 단어가 'loyal'이었다. 왕과 신하와의 목숨을 건 영웅담부터 갱단 조직원 간의 배신과 복수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정치드라마까지 마음을 사로잡는..
2023-04-10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반년이 지나서야 임명된 교육부 장관이 졸속 추진하는 대학 정책으로 인해 전국 대학가가 시끄럽다. 규제 완화를 핑계로 학교 법인과 운영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대학 설립 및 운영 규정을 개정했고 라이즈 사업을 발표한 지 한 달 만에 7개 시·..
2023-04-03
오랜만에 같은 학회에서 친하게 지내는 초등학교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이 선생님은 교직 경력 20년 차인데 학교에서 학교폭력 업무를 맡아서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정말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싶은데 학교 업무에 치여 학생들에게 신경을 쓸 수가 없어서 너무..
2023-03-27
열아홉 명이 모인 공공연한 자리. 처음 열린 회의장이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분이 발언할 차례였다. 단정한 차림의 신사는 참석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안건에 대해 말하기 전에, 삼십 년 동안 가슴에 품었던 말을 꺼내겠다고 운을 뗐다. 지금은 변호사가 된 서른 해 전의..
2023-03-20
링크트인의 공동창업자 리드 호프먼은 실리콘밸리에서 유일한 욕설은 '끝났다(finished)’는 말이라는 걸 기억하라고 했다. 만약 스스로를 최종 완성된 제품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그야말로 끝나버린 존재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언제나 끊임없이 개선될 수 있는 상태인..
2023-03-13
법대 교수들을 향한 냉소의 말이 있다. '만사를 법대로 하자는 무리'라는 지칭이 바로 그것이다. 사소한 문제 하나하나에 굳이 낯설고 어렵기만 한 법조문 들이대면서 이렇게 하여야 한다, 저렇게 하면 안 된다고 간섭하는 법대 교수들이 마냥 곱게 보일 리가 없었기에 어찌 보..
2023-03-06
더불어민주당은 3월 3일 '대장동 특검 법률안'을 단독 발의했는데, 법안을 두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수사대상인 이재명 대표가 수사할 검사를 입맛대로 고르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고,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윤석열 검찰의 부실수사가 자초한 것이라며 맞받아치고..
2023-02-27
요즘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사회가 시끄럽다. 사전을 찾아보니 '기존 체제에 대항하면서 개혁을 통해 새롭게 바꾸려는 성향'을 진보라 칭하고, '전통 가치와 안정을 지향'하는 것이 보수라고 말한다. 둘 다 좋은 말인 것 같은데 뭐가 문제일까? 정의는 제대로 되어있으나 결국..
2023-02-20
2월 하순이 되면서 대학 교정에는 무사히 학업을 마치고 학사와 석사, 박사 학위를 받는 졸업생들과 꿈과 희망을 안고 설레는 마음으로 입학하는 새내기들이 교차하고 있다. 오랫동안 노력한 결과로 얻는 졸업과 입학이라는 열매의 기쁨과 성취감이 가득하기도 하지만, 졸업 후 취..
2023-02-13
2월은 대학교 졸업 시즌이다. 교수로서 나는 졸업식에 참석을 할까 말까 고민이 된다. 졸업식에서 학과 학생들을 격려하는 시간에 누가 왔을까 기대하면서 식장에 들어서면 한두 명만 앉아 있어 민망했던 기억 때문이다. 물론 대학원생들의 경우는 예외다. 이럴 때면 내 머릿속에..
2023-02-06
1964년 스물세 살의 소설가 김승옥은 '무진기행'을 발표했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면, 밤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삥 둘러싸고 있는 곳"이 무진이었다. 무진의 안개는 사람들로 하여금 해를, 바람을 간절히 부르게 했다. 손으로 잡을 수 없..
2023-01-30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제는 중앙집권체제를 확립하고, 문자와 도량형을 통일하는 등 업적도 많았지만, 극악무도한 짓을 많이 한 폭군으로도 유명하다. 강력한 권력을 얻고 아방궁을 지어 영원히 살 것만 같았던 진시황은 50세의 나이에 갑자기 죽게 된다. 죽음이 두려워 부..
2023-01-16
요즈음에는 그다지 많이 사용되지 않는 것 같지만, 필자가 어린 시절만 해도 ‘숙맥 혹은 쑥맥’이라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었다. 판단력이 좀 부족하거나 그다지 어렵지 않은 뭔가를 모를 때 숙맥이라고 표현하였다. "저 숙맥 좀 봐!"라는 표현이 이를 가장 잘 그럴듯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