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장우 시장의 1년 성적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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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디세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장우 시장의 1년 성적 평가

박양진 충남대 고고학과 교수

  • 승인 2023-06-12 08:43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박양진 충남대 고고학과 교수(시사오디세이)
박양진 교수
대학가는 이제 학기말고사를 통해 1학기 동안의 성적을 평가해 학점을 부여하는 시기가 됐다. 교수로서 수강생들이 열심히 배우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 모두 좋은 성적을 받는다면 그만큼 만족스러운 일이 없을 것이다. 학생은 자신이 수강한 여러 과목의 성적을 받아보면 잘한 과목도 있을 것이고 기대보다 못한 과목도 있을 것이지만 낙제 점수를 받거나 재이수가 필요한 과목이 생긴다면 참으로 난감할 것이다.

국민의힘 소속인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도 벌써 1년이 지나서 여러 전문가와 단체, 언론, 여론조사기관 등이 윤 대통령의 1년간 성적을 평가하거나 국민의 여론을 조사한 후 발표하고 있다. 이러한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다는 뉴스는 찾기 어렵고 참담하게 저조한 성적이거나 심지어는 낙제 점수를 받았다는 소식이 대부분이다.

2022년 3월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0.73%의 미세한 투표율 차이로 당선되었다. 지난해 5월 10일 취임한 이후 6월 말까지는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긍정적 평가가 많았지만 이후 부정적 평가로 역전돼 10개월 동안 자신의 득표율 48%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30%대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압도적인 이유로는 여러 가지 정책적 실수와 잘못도 있겠지만, 박빙의 차이로 당선된 대통령으로서 화합과 협치를 도모하기보다는 갈등과 대결을 부추기는 것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자신의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이고 국회 다수당이나 여러 시민사회단체, 모든 노동조합 등을 공격과 타도의 대상으로만 간주하면서 이런 적대적 갈라치기 구도를 계속 조성한다면 대다수 국민의 지지를 얻기는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다.



같은 당인 이장우 대전시장도 6월 말이 되면 취임 1년을 채우게 된다. 대전의 몇몇 단체가 민선 8기 정부의 성적을 개별적으로 평가해 발표하기도 하고 여러 분야의 성적을 한자리에 모아 평가하기도 하였다. 필자가 대표로 있는 ‘대전충청포럼’은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대전세종충남지회, 대전시민사회연구소와 공동으로 윤석열 정부와 대전시정 1년을 평가하는 학술포럼을 지난 6월 9일 개최하였다. 정치와 경제, 교육, 노동, 환경 등 5개 분야의 교수,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장우 대전시장의 1년간 활동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성적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평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장우 시장 모두 유감스럽게 좋은 점수를 받지는 못하였다. 이장우 시장은 정치에서 D, 경제에서 C, 환경에서 F 학점을 받아 평균 D 학점에 머물렀다. 정치 분야에서는 전문성이 없는 보은 인사, 언론 및 시민과의 소통 부족, 갈등 조정력과 정보 투명성의 부재 등이 지적되었고, 경제 분야에서는 온통대전 폐지와 민자유치 방식의 보문산 개발을 포함한 각종 개발 공약의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환경 분야에서도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생태회복 등 미래지향적인 환경정책이 아니라 보문산 개발, 금고동 골프장 조성 등 구시대적인 개발 논리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이장우 대전 시장은 얼마 전 리얼미터의 전국 시·도지사 직무수행평가 여론조사에서도 석달 연속 전국 꼴찌를 기록한 바 있다. 이에 대한 반성과 함께 개선을 위한 노력을 약속하기보다는 오히려 조사기관의 신뢰도 문제를 제기하였다는 소문도 있다. 자신에게 불리한 메시지가 있으면 이에 대한 성찰 대신 메신저를 공격한다는 점에서 이 시장과 윤 대통령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통령이 그 직무를 잘 수행하여 이 총체적 난국을 헤쳐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대전시민으로서 대전 시장이 위기에 처한 지역사회를 잘 이끌어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은 참으로 간절하다. 정치적 입장을 떠나 누구라도 대통령이나 시장이 직무수행 평가에서 낙제 점수를 받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앞으로 남은 임기가 여전히 많은 만큼 국민과 전문가들의 비판적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반성하고 새로운 각오로 포용적인 자세와 미래지향적인 태도로 타협과 협치를 도모해 나간다면 훨씬 나아진 성적을 1년 후에는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박양진 충남대 고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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