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2021-01-19
경쟁자란 의미의 영어 라이벌(rival)은 그 어원이 라틴어 리발리스(rivalis)인데 그 뜻은 '다른 사람과 같은 하천을 사용하는 사람'이다. 라이벌은 무찔러야 할 적이 아니라 상생·공생의 관계다. 대전과 세종도 마찬가지다. 대전은 인구 150만의 광역시다. 경부선..
2021-01-13
#오랜만에 겨울다운 겨울이다. 지난주 밤새 함박눈이 쌓였다. '미끄럽겠지, 차를 가져갈까, 버스를 탈까' 순백의 세상을 감탄하기도 전에 출근길을 걱정했다. 동심은 개뿔, 순수성도 사라진 듯한 그날 아침, 차에 쌓인 흰 눈을 쓸어내고 엑셀을 밟아 눈길을 달렸다. 오랜만에..
2021-01-12
2020년을 보내는 마지막 날, 점심을 먹기 위해 후배들과 한 식당에 들렀다. 우리 옆 테이블에 자리 잡고 앉은 손님들은 주식 얘기가 한창이었다. 얼핏 보기에도 60~70대 정도로 지긋해 보이는 남자분 둘은 "얼마를 투자했다", "작년 초만 해도 얼마였는데 지금 두 배..
2021-01-11
신축년(辛丑年) 새해 지역 상공업계는 새로운 수장을 맞이한다. 대전상공회의소 정성욱 회장의 임기가 오는 3월 12일 만료되면서다. 예년 같으면 이미 선거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을 시기다. 올해는 수면 아래에서 잠잠하다. 코로나19 영향이 크다.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
2021-01-10
취업의 문턱은 점점 높아지고, 직종을 떠나 채용의 인력 폭도 감소한다. 집에서 눈치가 슬금슬금 보이고, 용돈을 받는 터라 주머니 사정도 좋지 않다. 뭔가 공부만 해야할 것 같고, 종종 누굴 만나 어딜 다니기도 죄를 짓는 것 같다. 주변 친구들을 만나도 현실에 신경이 쓰..
2021-01-06
2016년 겨울의 모습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사상 유례가 없는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로 많은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10월 29일 서울에서 처음 시작된 촛불시위는 전국 각지로 들불처럼 번졌고, 이듬해 3월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탄핵할..
2021-01-05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에서 기록한 100골 중 단연 최고의 골 하면 열에 아홉은 2019년 12월 EPL 16라운드 번리와의 경기에서 터트린 73m 원더골을 꼽을 것이다. 전 세계 축구팬들을 열광시킨 역사적인 골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하는 2020년 최고의 골..
2021-01-04
지난해 12월 12일 성범죄자 조두순이 12년의 형을 마치고 만기 출소했다. 희대의 사건에 주범이라 그런지 조두순은 출소 전부터 모든 국민과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조두순은 안산시 보호관찰소에서 출소를 위한 행정절차를 마치고 취재진 앞 포토라인에 섰다. 방송과 신문사..
2020-12-30
#올 한해 내 삶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시끄러움'이다.조용조용 평범하면서도 보통을 추구하는 내 삶의 취지와는 전혀 다른, 변화가 많은 해를 보냈다.청약이 됐으니 뼈를 묻고 살 줄 알았는데 이사를 하게 됐고, 뼈를 묻을 것만 같았던 직장을 이직하기도 했다. 이직 과정은..
2020-12-28
행정기관에서 실시하는 어떤 사업이든 담당 부서는 그 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분주히 준비한다. 사업이 순항할 수 있었던 데에도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난항을 겪을 때에도 다양한 사유가 있다. 예산 문제, 주민 반발, 법적 근거 부족 등이다. 납득할 수 있는 이유로..
2020-12-27
7월 초쯤 정치부에 들어왔으니 정치와 관련해서는 이제 6개월 차에 접어든 풋내기지만, 현재까지 필자가 본 정치는 마치 연극 공연 같다. 그것도 고등학교 연극동아리 부원들이 하는 어설픈 연극이랄까.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나를 예쁘게 볼까.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나를 칭찬..
2020-12-23
한국 영화에서 사라지지 않는 클리셰(Cliche: 진부한 표현을 가리키는 문학용어) 중 하나는 결혼하는 남녀 주인공이 서로의 가정환경에 따라 수월하게 결혼 승낙을 받기도, 또는 부모의 직업이나 양육 환경에 격렬한 반대에 직면하기도 하는 장면이다. 여전히 TV와 영화에서..
2020-12-16
최근 대전지방법원 법정에 선 건설사 대표는 판사가 선고를 낭독하는 동안 눈을 감고 깊은 생각에 빠진 듯 보였다. 또 다른 법정에서는 검사 출신이자 한때는 정당의 시당위원장까지 역임한 한 변호사가 재판에 소환돼 증인석에 서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천장을 보며 깊은 한숨을..
2020-12-14
"전국이 들썩이는 집값에 난리다. 서울, 수도권, 지방 너나 할 것 없이 가격 상승이 이뤄지고 있다. 폭주하는 집값에 초조하다. 때를 놓치면 내 집 마련을 할 수 없을 것이란 불안감에 휩싸인다. 하지만 너무나도 오른 집값에 엄두를 내지 못한다. 청약에도 도전해 보지만..
2020-12-13
"나 책 좀 사고 올게." 조용하던 집에 뜬금없는 알람 소리가 울리더니 친구가 급하게 사라졌다. 그렇게 얼마를 기다리길, 좀 전보단 무거워진 손으로 친구가 돌아왔다. 한 손엔 당연히 책이 들었을 것으로 추측되는 쇼핑백이, 다른 한 손엔 알 수 없는 음료가 들려있었다...
2020-12-09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의 기습적인 세종시로 이전 선언으로 대전의 민심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다. 행안부는 전자공청회와 공청회 일정을 일방적으로 진행하며 직진만 하고 있다.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는 대전의 여론은 외면한 채 말이다. 이전이라는 결말은 이미..
2020-12-07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에 대한 해임을 권고했다. 이미 지난 사건인 데다 앞서 한 차례 조사도 이뤄졌다. 조사 한 번으로 모든 원인과 책임을 규명할 수 없다 하더라도 이번 일을 이해하는 건 쉽지 않다. 연구원이 진행 중인 연구사업에 문제가 생기는..
2020-12-06
요즘 tvN에서 방영하는 '신박한 정리'를 즐겨 본다. 집안의 물건을 정리하고 공간에 행복을 더하는 비결을 공유하면서, 미니멀 라이프를 예찬하는 기획 의도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잠자는 방에는 침대만, 주방에는 식탁만, 거실엔 소파만 두며 살고 싶은 내 간절한 염원이 전..
2020-12-02
타이밍이 참으로 기가 찬다. 16년 만에 대전혁신도시 지정이 되는 기쁨을 만끽할 새도 없이 중소벤처기업부가 세종 이전 의향서를 행정안전부에 제출했다. 타지에서 바라보면 세종 이전이 얼마나 큰 이슈라고 떠들어대느냐 할 수 있다. 그러나 대전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시민의 한..
2020-12-01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전혀 상대가 되지 않는 대결에 많이 쓰는 표현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세종시 이전이 그렇다. 다윗인 대전이 손에 쥔 것은 '시민의 민심' 하나다. 상대 골리앗인 중기부는 거대 공룡인 집권당의 실세 장관과 무소불위 권력 정점인 중앙정부를 등에..
2020-11-29
혹시, 만약에, 설마, 어쩌면… 상상은 위험하다. 걱정과 불안으로 마음과 몸이 묶인 채 겨우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눈물을 떨구는 것밖에 없으니까. 지난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불안이 만든 상상 속에서 하루하루를 근근이 버텼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앞서 고민했고,..
2020-11-25
지난해 말쯤 새해를 앞두고 "와~ 벌써 2020년이라고? 초등학교 때 보던 '2020 원더키디'라는 만화가 생각나네~" 했던 기억이 난다. 지구인과 외계군단과의 전쟁을 다룬 애니메이션으로 오토바이 같은 걸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기도 하고 그랬다. 어릴 적엔 아주 먼 미래..
2020-11-24
중소벤처기업부의 세종시 이전 공식화로 지역 경제계가 자중지란(自中之亂)이다. 지역사회는 중기부 사수를 놓고 떠들썩한데 정작 직접적 연관성이 있는 지역 경제단체들은 미묘한 입장 차로 강 건너 불 보듯 한 태세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기부가 지난달 16일 행정안전부에..
2020-11-23
연말이 다가온다. 송년회다, 크리스마스다, 약속이 하나둘 씩 잡힌다. 좋아하는 선후배들, 티격태격하는 출입처들, 징글징글한 친구들까지도 속속 12월 달력을 채운다. 약속이 잡힐 때마다 반가우면서도 걱정이 된다. 3차 대유행이 우려되면서 말이다. 늦겨울에 시작한 이 감염..
2020-11-22
최근 많은 이들을 경악하게 한 '16개월 입양아 학대 사망사건'.
처음 포털에 떠있는 뉴스를 보고 며칠간 클릭하지 못했다.
뉴스를 보고난 후 마음의 후폭풍이 너무나 두려워서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너무도 많은 아이들의 비슷한 죽음을 봐왔던 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