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희 기자 |
늦겨울에 시작한 이 감염병은 초겨울이 됐는데 오히려 더 강해진다. 그 무서운 코로나19는 지난 2월 터졌다. 미국으로 취재를 갔다 왔을 때였는데, 비행기가 연착돼 꼬박 하루를 공항에서 보냈었다. 공항은 한산했고,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듣도 보도 못한 풍경이 연출됐다. 그게 시작이었다.
9개월이 지났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회사마다 재택근무에 들어가기 바빴고, 빛이 없는 곳에서 빚을 진 자영업자들은 하루가 멀다고 폐업의 길로 몰렸다. 자연스럽게 경제 상황은 나빠지고, 생업에 휘둘렸던 자영업자 중 PC방과 노래방 업주들은 고위험시설이 아니라며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 못한 채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어야 했고,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시기라는 대학교 1학년 신입생들에겐 캠퍼스의 낭만은 허락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우리는 버텼다. 심각한 위기경보 속에서도 모이지 말라면 모임을 자제했다. 기본 방역수칙인 거리 두기도 지켰다. 손도 열심히 씻었다. 대부분의 시민이 지쳐가면서도 자신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지긋지긋한 코로나로부터 해방되기 위해서.
하지만 끝나질 않는다. 겨울의 경우 추위를 피해 외부보단 내부에서 활동하는 만큼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애초에 지난 4월부터 가을·겨울에 다가올 수 있는 2차 대유행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당시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은 "겨울철에 대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밀폐된 환경으로 바이러스가 생겨나기 쉽다"고 설명했다.
결국 그 말이 맞았다. 더 심각하다. 충청권의 경우 수도권만큼은 아니지만, 방심할 수 없다. 이미 충청권의 경우 22일 기준 누적확진자가 1554명에 달한다. 대전 457명, 세종 86명, 충남 786명, 충북 225명 등이다.
전국적으로는 더 심하다. 중대본에 따르면 22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30명 늘어 누적 3만733명이라고 밝혔다. 평일부터 주말까지 닷새 연속 300명대를 보였다. 학교, 학원, 종교시설 등 일상 공간에서 곳곳 발생해 지역사회로 전파도 빠르다. 결국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했다.
지역도 언제 바뀔지 모른다.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버텨야 한다. 자신이 걸리면 2차 더 나아가 3차 피해자가 나올 것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모두가 힘들지만 서로 다독여줘야 한다. 함께 견뎌내야만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지 않겠는가.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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