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급한 불부터 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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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급한 불부터 끄자

김성현 경제사회부 기자

  • 승인 2020-12-14 10:13
  • 신문게재 2020-12-15 18면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김성현
김성현 기자
"전국이 들썩이는 집값에 난리다. 서울, 수도권, 지방 너나 할 것 없이 가격 상승이 이뤄지고 있다. 폭주하는 집값에 초조하다. 때를 놓치면 내 집 마련을 할 수 없을 것이란 불안감에 휩싸인다. 하지만 너무나도 오른 집값에 엄두를 내지 못한다. 청약에도 도전해 보지만 역시 엄청난 경쟁률에 청약 당첨은 ‘로또’ 당첨이나 다름없다. 결국, 올해도 내 집 마련을 포기해야겠다."

무주택자들의 꿈인 내 집 마련이 점차 멀어지고 있다. 이곳 저곳 가릴 것 없이 폭등하는 집값 탓이다. 최악의 전세난에 전세물량 구하기도 쉽지 않다. 한마디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전국 아파트값이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의 12월 첫째 주(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의 아파트값은 0.27% 상승했다. 지난주(0.24%)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이번 주 상승률은 한국부동산원이 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8년 7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앞서 3주 전 0.25% 상승해 8년 6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한 뒤 불과 3주 만에 다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전반적인 공급량 부족과 최악의 전세난으로 인한 매매 수요 증가, 핀셋 규제로 비규제 지역으로 불이 붙어 집값이 상승하는 풍선효과가 불러온 결과다.



하지만 정부는 대출, 세금 위주의 규제와 수요에 역행하는 임대주택 공급을 우선하고 있다. 물론 다주택자들에 대한 많은 세금 부과로 매도를 유도하는 방안이기도 하지만, 다주택자들은 양도세 폭탄에 매도를 꺼리며 몸을 움츠리고 있다. 정부의 생각대로 시장에 나오는 주택량이 늘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임대주택 공급 또한 마찬가지다. 실제 무주택자들이 원하는 것은 임대주택이 아닌 내 명의, 내 소유의 주택이다. 아무리 좋은 임대주택이라 한들 내 집 마련에 대한 욕구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다. 임대주택 정책을 펼침에도 불붙은 집값을 잠재우지 못하는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에 임대주택을 더욱 늘리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부는 오는 2022년 공공임대주택 200만호 시대를 열고 2025년까지 240만호를 달성한다고 한다. 중형 임대주택도 6만 3000호를 공급한다고 강조했다.

정말 좋은 정책이긴 하다. 전세난 해소와 주거 취약 계층을 위한 임대사업 확대. 정말 좋긴 하지만, 눈앞의 불길을 보지 못하는 것일까. 임대 공급이 아닌 다른 형태의 주택 공급을 해야 집값이 안정화 될 상황인데 말이다. 미래를 바라보고 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좋으나 폭주하는 현재 부동산 시장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일이란 단계가 있다. 부동산 시장이 진정돼야 현 정부의 주택정책 방향도 탄력을 받을 것이다. 우선 급한 불부터 끄자.
김성현 기자 larc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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