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2023-10-30
역사가 기억하는 것들, 소위 청사(靑史)에 남는 것들이란 무엇일까.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악보다는 선을, 자신의 이익보다는 타자의 이익을, 힘센 자보다는 약한 자들을 위해 살아간 사람들, 곧 대의(大義)를 위해서 살아간 사람들을 역사는 기억하고 또 이들을 찬양할 것이다...
2023-10-23
노랗게 가을이 익어간다. 생의 기쁨은 마음만 열려있다면 늘 마주치는 소소한 것에서도 느낄 수 있다. 나를 표현하는 과정이 삶이라고 한다면 나는 어디쯤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는다. 지금 이곳은 살기 좋은 곳일까. 외국에 비추어진 한국은 어디서나 연결되는 인터넷, 의료..
2023-10-16
심리학자 매슬로(A.H. Maslow)의 '인간 욕구 5단계 이론'에서는, 인간의 욕구는 하위에서 상위 단계에 이르기까지 계층적으로 배열되어 있으며 하위 단계의 욕구가 충족되어야 다음 욕구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이론에서 '안전의 욕구(Safety Needs)'는..
2023-10-09
'멍에'는 수레나 쟁기를 끌기 위하여 마소(馬牛)의 목에 얹는 구부러진 막대를 뜻한다. 우리 생활에서는 쉽게 벗어날 수 없는 구속이나 억압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쓰인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멍에를 메고 있나요?" 무겁든 가볍든 멍에를 메고 있지 않은 사람은 없다...
2023-09-25
올해 2024년 제14회 대전국제소극장연극축제(9.8.~9.26.)는 지역 극단 및 다른 지역 작품과 함께 해외초청작으로 루마니아·영국·이라크·이란·인도네시아·튀르키예 등의 작품까지 총 14개 작품을 만나본다. 작년만 해도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소극장의 객석이 허전..
2023-09-18
운전이 어려운 노인, 시각장애인 또는 운전면허증을 반납한 뒤에도 운전하지 않고 어디든 갈 수 있을까? 뜨는 산업과 지는 산업의 경계를 가를 전무후무한 혁명이 어디서 일어날까? 공통된 답은 자율 차, 로보택시이다. '운전자 없는 자동차'(driverless car) 표현..
2023-09-11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간다. 아직도 낮은 덥지만, 조석으로 이는 시원한 바람은 가을이 왔음을 알게 한다. 기록적인 더위가 있던 올여름 그런데도 우리는 열심히 일했고 이제 결실의 계절을 앞두고 있다. '울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라'라는 예수님의 말처럼 말..
2023-09-04
요즘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한때 소련 공산당에 입당한 경력 때문이다. 그러한 경력은 육군 간부를 길러내는 사관학교의 방향에 전혀 맞지 않기에 당연히 철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논리가 정합성이 있는 것이라면, 이 학교 2기생인 박..
2023-08-28
구애를 위한 열정으로 울어대던 매미 소리도 사그라진 여름의 끝자락이다. 한더위의 절정을 넘기니 아침·저녁으로 한결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이제 구름 사이로 부쩍 높아진 하늘을 쳐다보면서 밖으로 뻗어 나간 마음을 거두어 다가올 성숙의 시간을 준비할 시간이다. 벌써 시선..
2023-08-21
최근 1000원만 내면 양질의 든든한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천원의 아침밥'이 대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천원의 아침밥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쌀 소비를 장려하기 위해 2017년에 시범 도입한 사업이다. 정가 4000원 중 학생과 정부가 각각 1000원씩 내고,..
2023-08-07
2022년 1월, 산림청은 도시 생활환경을 목재로 전환하고 지역의 목재산업과 이용문화를 증진함으로써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하는 '목재친화도시 조성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22년도에는 대전 유성구를 비롯한 전국 5개 도시 그리고 23년도에는..
2023-07-31
이번 여름 장마는 유난했다.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가 이만저만한 게 아니었다. 인명피해도 속출했고, 산사태, 농경지, 시설 침수로 인해 극심한 피해를 당한 이재민도 많았다.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 그 복구를 위한 손길이 바빴다. 저마다 자신의 자리에서 마땅히 해야 할..
2023-07-24
대덕연구단지가 1973년 시작할 때 벤치마킹한 곳 중 하나가 우리보다 15년 정도 앞서 계획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Research Triangle Park; RTP)다. 최고의 대학들 세 곳이 위치한 도시(랄리, 더럼, 채플힐)를 연결하면 삼각..
2023-07-17
하나님의 선물 자연은 삶의 터전이다. 우리는 자연을 개척하며 잘 관리해야 한다. 그 자연을 잘 못 관리할 때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시련을 겪게 된다. 학자들은 화석연료의 남용과 자연 파괴로 인한 이상기후를 경고한다.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는 "코로나 19보다 무서운 것이..
2023-07-10
현대(modern)의 특징은 속도(speed)에 있다. 어쩌면 이 감각이야말로 과거와 현재를 가르는 가장 큰 구분 점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속도의 근저에 놓여 있는 것이 시간이다. 시간을 어떻게 단축해야 하느냐에 따라 현대성의 핵심인 속도라든가 현대인의 삶의 질이..
2023-07-03
장마철이다. 일 년 중 대부분의 비가 이때 내리는데 이를 잘 관리해야 물 사용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국토의 근간은 물의 다스림이다. '사기', '하본기', '서경', '홍범' 등에는 중국 고대 치수 역사가 나온다. '노아의 홍수'와 비슷한 시기인 요순임금 시절 황하..
2023-06-26
대학에서 발생하는 사건 사고 소식은 적지 않다. 춘천의 한 대학에선 실험실에서 가스가 폭발해 대학원생이 화상을 입고 실려 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고, 얼마 전엔 학생이 대학 안에서 쓰레기 수거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초중고 학교도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미..
2023-06-19
사람들은 첫 만남 후 몇 초 정도의 시간이면 무의식적으로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머릿속에 새긴다. 바로 그때 어느 정도 '호불호(好不好)'가 결정된다. 첫인상에서 출발하는 이미지 메이킹이 소통과 성공, 그리고 행복까지 불러온다. 좋든 싫든, 원하든 원하지 않든 사회생..
2023-06-12
글쓴이들은 늘 오늘이 며칠인지를 따진다. 나는 글머리 첫 구절을 고심하면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즈음, 유월의 현충일을 도저히 접고 갈 수가 없었다. '현충일 노래'의 4분의 4박 플랫에 따라 기억을 더듬었지만, 음은 가까이 있어도 가사가 멀다. "겨레와 나라 위해 목..
2023-05-29
작은 마당에 '잘 갈아 놓은 뒤에 꽃씨를 뿌리라'는 당부를 한 귀로 흘린 채, 꽃을 하루라도 빨리 보려는 욕심에 대충 고르고 한 줄씩 씨앗을 뿌렸다. 한두 달이 지나 싹이 올라오는데 어떤 것이 꽃인지, 잡초인지 구분이 안 가 바로 후회한다. 최근 혁신대학의 아이콘으로..
2023-05-22
음악은 건축이다. 공간에 소리로 이루어진 건축물 그중에서도 음으로 이루어진 건축에 대한 두 번째 얘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지난 칼럼에서 음악의 수직적 특징과 수평적 특징을 얘기했다. 오늘은 음의 건축물을 위한 기초 다지기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본다. 건축을 위해선 설..
2023-05-16
'레미제라블'은 빵을 훔쳤다는 이유 때문에 절도죄로 19년 동안 감옥까지 가게 된 장발장의 안타까운 일화를 말하고 있다. 배고픈 가족을 위해 빵을 훔쳤고, 두고 온 가족들이 걱정되어 탈옥을 반복하여 그의 죄는 더욱 무거워졌던 것이다. 장발장은 출옥하자마자 그를 환대해..
2023-05-15
어느 집단이나 사회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말들이 있게 마련인데 이를 쓴소리라고 한다. 그러니 여기에는 분명 생산적인 면이 들어가 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단소리가 그것인데, 이는 보통 아부하는 소리이다. 여기에는 부정적인 면이 들어가 있는 것이 일반적인데..
2023-05-08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사과란 당사자가 양심을 돌이켜 역사의 비극을 일으킨 잘못에 대해 용서를 비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차남 쪽의 손자가 할아버지를 대신해 사죄한다고 하니 뜬금없었다. 혼란스러운 사과가 시대의 아픔을 치유할 수는 없다. 마약을 한다고 했으니 정..
2023-05-01
EBS에서 방영했던 수많은 다큐멘터리 중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아직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는 편이 있다. 바로 2014년에 방영된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 시리즈의 5부 '말문을 터라'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아무도 그에게 질문하지 않는 기자들의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