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음악의 재발견 10. 음악은 건축이다. 2

  • 오피니언
  • 풍경소리

[풍경소리] 음악의 재발견 10. 음악은 건축이다. 2

안성혁 / 작곡가

  • 승인 2023-05-22 10:16
  • 수정 2023-05-22 11:27
  • 신문게재 2023-05-23 19면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안성혁 작곡가
안성혁 작곡가
음악은 건축이다. 공간에 소리로 이루어진 건축물 그중에서도 음으로 이루어진 건축에 대한 두 번째 얘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지난 칼럼에서 음악의 수직적 특징과 수평적 특징을 얘기했다. 오늘은 음의 건축물을 위한 기초 다지기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본다.

건축을 위해선 설계도가 필요하다. 설계도를 토대로 기초를 다지고 뼈대를 구축하며 살을 입혀 건축한다. 건축물은 목적과 기능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띤다. 이는 수많은 건축물이 각각 다른 특성과 외관을 갖는 이유다.



음악의 설계도는 악보다. 악보에는 음악의 필요한 대부분 정보가 담겨 있다. 여기에 작곡가의 생각, 연주상의 기법 및 구전되어오는 연주법, 음악이 만들어진 배경들을 합쳐 음악을 해석하고 연주한다. 이렇게 음악의 건축물이 생성된다.

건축할 때 기초를 닦듯이 우선 기초를 다져야 한다. 음악에 있어서 기초를 이루는 세 요소가 있다. 첫째 선율이다. 이 선율은 음계에 기초를 둔다. 음계는 음정(두 음 간의 거리)들이 순서 있게 나열되어 구성된다. 이는 수평적인 구조다. 예컨대 '도레미파솔라시도'와 같은 나열을 말한다. 음계 종류에 따라서 음악 성격의 70%가 결정된다. 예를 들어 진취적이고 희망적인 음악을 작곡하고 싶다면 대부분 장조를 선택한다. 장조는 장음계에 기초한다. 또 슬픔을 표현하려 한다면 단조를 택할 것이고 이는 단음계에 기초한다.



둘째 리듬이다. 리듬은 한 음을 길게 지속 하거나 두음 이상의 음을 일정하게 연결한다. 정적인 음이 리듬을 만나 동적인 성격을 갖게 되고 이는 선율이 된다. 리듬은 음악이 시간적 특성을 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셋째 화음이다. 화음은 둘 이상의 음이 모여 동시에 울리는 것을 말한다. 음악의 수직적인 구조다. 이로 인해 선율만으로 자칫 무미건조해질 수 있는데 화성으로 인해 더 풍성하며 다양한 색깔을 갖게 된다. 위에서 살펴본바 음악의 기초는 선율, 리듬, 화성이었다. 이를 음악의 3요소라 한다.

우리는 건축물을 보면 바로 이게 어떤 건물인지 인식할 수 있다. 그런데 음악은 다르다. 음악은 전체적인 구조를 알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구조를 알기 위해선 선율 반복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의 건축물이 물질의 건축물과 구분되는 특성이 또 하나 있다. 재생이다. 일반적으로 건축물은 한번 만들어지면 그대로 지속하는 지속성이 있다. 건물을 리모델링 한다 하더라도 그 근본이 바뀌진 않는다. 같은 건물을 다시 짓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음의 건축물 음악은 지속하지 않는다.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음악이 마친다. 그런데 음악은 다시 연주될 경우 음의 건축물은 재현된다. 이렇게 음악엔 재생성이 있다.

지금부터 한 선율이 반복 재생산되면서 이루는 음의 건축물을 체험해보자. 3~4명이 모여 동요를 부르자. 동요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노래다. '①우리 서로 학교 길에 ② 만나면 만나면 ③웃는 얼굴 하고 인사 나눕시다. ④얘들아 안녕'이라는 곡이다.

이 곡을 시작하는 사람이 ①로 시작하여 ②에 이르렀을 때 두 번째 사람이 처음부터(①) 시작한다. 다시 두 번째 사람이 ②를 부를 때 셋째 사람이 처음부터 시작한다. 이렇게 네 번째 사람까지 부른다. 이를 돌림노래라 한다. 이 노래를 부르며 선율의 흐름과 동시에 화음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돌림노래를 하는 동안 그 울림의 공간 안에서 공간감도 체험할 수 있다. 이 돌림 노래에서 첫 번째 선율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시작을 알 수 있다. 선율의 반복을 파악하는 것은 음의 구조물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돌림노래로 부른 이런 형태의 음악을 음악 용어로 '캐논(Canon)'이라고 한다. 여기서 발전한 형태가 '퓨가(Fuga)'다, 이는 다음 칼럼을 통해 음악의 최고의 건축물이라 할 수 있는 푸가를 살펴볼 것이다. 헨델의 메시아 중 A-men송은 그때 다루기로 한다.

날이 많이 더워지고 조석으로 일교차가 심하다. 그리고 일상이 바빠졌다. 이럴 때 잠시 커피와 함께 파헬벨의 카논과 지그를 들으며 휴식을 취해보자. 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안성혁 / 작곡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학교급식종사자들 "교육청 임금체불" 노동청에 진정 신청
  2. [춘하추동]다문화 사회와 문화 정체성
  3. 자녀 둘 기혼 숨기고 이성에게 접근해 6천만원 가로챈 40대 '징역형'
  4. 유명 선글라스 신제품 모방한 상품 국내유통 30대 구속기소
  5. 지역의사제에 충청권 의대 판도 변화… 고교별 희비는 변수
  1. 스프링 피크, 자살 고위험 시기 집중 대응
  2. 신임경찰 경위·경감 임용식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내외
  3. 건양사이버대 26학번 단젤라샤넬, 한국대학골프대회 우승
  4. 생기원, 첨단 모빌리티 핵심 소재 '에코 알막' 원천기술 민간에 이전
  5. 금강유역환경청, 충남지역 초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

헤드라인 뉴스


가뜩이나 좁은데 여기서 더?… 장태산 `버스 주차장` 반토막

가뜩이나 좁은데 여기서 더?… 장태산 '버스 주차장' 반토막

"주말만 되면 버스가 줄지어 들어오는데, 여기는 애초에 다 못 받는 구조예요. 그마저도 줄어들면 더 뻔한 거 아닌가요." 대전 서구 관광 명소인 장태산 자연휴양림의 고질적인 주차난이 인근 사회복지시설 이송로 확장 사업으로 심화될 우려가 크다. 도로 확보를 위해 대형버스 주차 면적을 절반으로 축소될 계획인데, 밀려나는 수요를 수용할 대안이 없어 도리어 도로 혼잡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서구와 대전시에 따르면 응급차량 통행을 위한 장태산 진입도로 확장 공사가 추진된다. 이 과정에서 1주차장 일부가 도로와 보행로로 편입돼 대..

충청권 2월 취업자 수 1년 전보다 5만9300명 늘었다
충청권 2월 취업자 수 1년 전보다 5만9300명 늘었다

충청권 2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5만 93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주력 산업인 제조업과 건설업의 동반부진으로 고용의 질적 회복은 향후 풀어야 할 과제로 보인다. 18일 충청지방데이터청의 '2월 충청지역 고용동향'에 따르면, 충청권 4개 시·도의 취업자 수는 322만 8100명으로 지난해 316만 8800명과 비교해 5만 9300명 증가했다. 지역별 취업자 수는 대전만 감소했고 세종·충남·충북은 모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우선 대전의 경우 취업자 수는 79만 59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800명(-0.6%)..

`정부부처·위원회`의 세종시 이전… 6.3 지방선거 분수령
'정부부처·위원회'의 세종시 이전… 6.3 지방선거 분수령

이재명 정부가 해양수산부 외 정부부처의 추가 이전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후속 과제에 대해선 명확한 비전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작년 1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주도로 상정된 성평등가족부와 법무부 등 수도권 잔류 중앙행정기관의 정부세종청사 이전 표류가 대표적이다. 지방시대위원회를 필두로 업무 효율화와 연관성상 이전이 시급한 대통령 및 총리 직속위원회 이전도 수년째 메아리가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0회 국무회의에서 "(해양수산부에 이은) 추가 정부 부처 분산은 없다"고 못 박으면서, 전라와 경..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도심 유휴공간, ‘스마트팜으로 대변신’ 도심 유휴공간, ‘스마트팜으로 대변신’

  • 사이버 선거범죄 ‘꼼짝마’ 사이버 선거범죄 ‘꼼짝마’

  • 신임경찰 경위·경감 임용식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내외 신임경찰 경위·경감 임용식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내외

  • ‘반려견과 함께’ ‘반려견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