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혁 작곡가 |
바로크 시대의 가을 연가 'G- 선상의 아리아'. 가을의 깊은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오스티나토(일정한 형태의 선율이 반주부의 저음부에서 연속적으로 연주되는 형태)의 반주로 시작한다. 이 곡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의 관현악 모음곡 3번 BWV 1068중 2악장 'Air'를 말한다. 이 곡을 독일의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트 빌헬미 (August D. F. V. Wilhelmj 1845∼1908)가 편곡하였다. 그는 Violin의 현 중 풍부한 음색을 낼 수 있는 G현에서 연주할 수 있게 편곡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는 악보에 G선상에서 (auf der G-Saite:G 선상에서 연주하시오)라고 악보에 썼는데 이후 'G-선상의 아리아'라는 사랑스러운 이름을 얻게 되었다.
이 곡은 바흐가 45세 때 작곡된 곡으로 추정되며 오랜 세월 잊혔으나 빌헬미에 의해 다시 세상에 알려졌다. 아직은 초엽의 가을이지만 가을이 깊어질수록 이 곡은 가을의 낭만의 정취로 안내하는 가을날 연가가 될 것이다.
가을에 듣는 봄날의 이야기,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Cavalleria Rusticana)' 중 '간주곡'. 가을날 들녘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곡이다. 그런데 이 곡의 배경은 부활절이다. 계절상으론 봄이다. 피에트로 마스카니(Pietro Mascagni, 1863~1945)가 작곡한 오페라로 1880년 부활절, 남시칠리아 섬의 작은 마을에서 산투차(Soprno 시골처녀, 투리두의 애인 소), 투리두(Tenor 군에서 막 제대한 젊은 청년), 루치아(Alto 투리두의 어머니), 롤라(Mezzo soprano 투리두가 군에 가기 전의 애인), 알피오( Bariton 마부, 롤라의 남편) 사이에서 벌어진 내용을 갖고 있다. 이 곡은 이 오페라에 간주곡으로 나온다. 통상 오페라는 아리아로 유명하지만, 이 곡은 간주곡이 유명하다. 이 오페라는 비극이지만 역설적으로 이 간주곡은 평안하며 경건한 마음마저 들게 한다. 가을의 우수와 평안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사계' 중 '가을'. 안토니오 비발디(Antonio Vivaldi, 1678~1741)는 바로크 시대에서 가장 독특한 개성을 나타낸 작곡가다. 그의 역동적인 리듬과 열정적인 음악은 지금도 사랑받고 있다. 그는 빨간 머리 사재로도 불렸는데 1703년 3월 23일 사제 서품을 받은 후 오스페달레 델라 피에타(음악원이며 여자아이들을 위한 고아원)의 바이올린 교사로 임명되어 많은 작품을 남겼다. 고아원에서 나온 후 그는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를 작곡하게 된다. 특히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 4계는 세계적으로 널리 연주되며 사랑받고 있다. 그는 이 협주곡을 쓰면서 작자 미상으로 전해져 오는 이탈리아의 정형시 '소네트'에서 그 아이디어를 얻어 작곡하였다. 악보에는 소네트가 함께 실려 있다. 이는 이 음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가을 협주곡은 1악장이 유명한데 1악장에는 '마을 사람들은 춤과 노래로 추수의 기쁨을 축하하며. 바쿠스의 술에 취해 흥겨워하고 이내 모두 깊은 잠에 빠진다'가 쓰여 있다. 음악은 매우 명랑하며 경쾌한 음악이다. 가을날 추수의 기쁨과 이를 즐거워하며 축제를 벌이는 가을날의 풍요로운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뜨겁던 여름이 지나고 가을의 문턱이다. 우리는 더위와 싸워가며 일상을 열심히 보냈다. 이제 결실의 계절을 통해 우리는 위로를 받고 다시 내년을 계획할 것이다. 어려움을 딛고 일구어낸 결실이기에 더 값진 것이다. 음악은 우리에게 힘을 준다. 위에 소개한 음악을 통해 휴식과 힘을 얻고 다시 시작해보자. 안성혁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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