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인 한밭대 융합경영학과 교수, 한국인사관리학회 39대 회장 |
2000년부터 필자가 종단적인 연구를 해온 RTP를 방문해 만난 분들에게 큰 변화 모습을 묻자, 공통적인 답 중엔 도시 성장과 '애플 캠퍼스' 신설이 있다. 2021년 봄 발표되고 공사가 진행 중인 애플(Apple) 캠퍼스는 데이터 사이언스, 소프트에어 엔지니어링, 인공지능 등 3천여 명을 고용할 계획이고, 이들의 평균임금은 약 18만 5000달러로 예상된다. 노스캐롤라이나 주 정부도 연간 2천9백만 달러의 인센티브를 애플에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노스캐롤라이나는 매년 1조 5000억 원의 경제적 혜택을 보며, 1억 달러의 펀드조성(교육과 지역사회용)과 1억 달러 이상의 인프라 투자도 할 예정이다. 이처럼 그동안 구축한 혁신클러스터의 모습에 애플의 다양한 투자, RTP와 주 정부의 지원, RTP 대학들의 적극적 대응이 돋보인다. 여기에 팀 쿡과 제프 윌리암스 등 최고경영진의 RTP 인연도 한몫한다.
RTP 대학들도 공대 정원을 신속히 늘리는 중이다. 2010년 취임한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NC State) 우드슨(Randy Woodson) 총장은 "IBM이 1965년 유치되면서 발전의 계기가 된 것처럼, 애플 캠퍼스의 유치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힌다. UNC-채플힐의 구스키에비치(Kevin Guskiewicz) 총장도 "학생들과 졸업생에게 큰 기회이며, 다른 산업과 인재유치에도 큰 도움"이라고 말한다. 한편 애플 캠퍼스는 텍사스 오스틴에도 건설되었고, 2024년 오픈 예정이다. 이처럼 애플이 실리콘밸리 외의 지역을 선택하는 것은 엔지니어 인재 풀을 확보하고 높은 집값과 생활비용 등을 해결하려는 의도도 있다.
RTP 재단의 핵심 미션은 대학 간의 협력촉진, 산학협력 강화, 시민들에게 경제적 임팩트 제공 등 세 가지이다. 2009년, RTP는 '새로운 50년'을 위한 플랜이 발표되었다. 그 세부적인 변화인 '허브 RTP'를 찾아가 확인할 수 있었다. RTP 재단이 'IBM 캠퍼스' 부지를 사들여 개발 중이다. 주말에 방문한 프론티어(Frontier)는 창업과 네트워킹 등 공간으로 무료 사용 중이며, 컨테이너를 활용해 2020년부터 음식과 커피 등을 파는 박스야드(BoxYard)엔 사람들이 찾는 발길이 많다. 그 옆 100에이커엔 'RTP 강렬한 뉴 다운타운'의 광고판 아래에 대규모의 '허브 RTP'공사가 한창이다. 여기에 특급 호텔, 아파트, 쇼핑몰, 생명과학 랩 실 등 고밀도 집적화로 편안함(amenities)을 줄 것이다. 한편 더럼 시의 구도심도 담배공장을 개조해 '아메리칸 언더그라운드'(2010)를, 랄리의 구도심도 '랄리 파운디드(Raleigh Founded)'(2011)가 들어서 창업과 교육 공간 등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대덕특구 50주년인 올해는 '엑스포 30주년'이기도 해서 '미래 50년과 100년'을 설계 중이다. '엑스포 93'은 대전의 교통 인프라 개선, 시민의식, 브랜드 제고 등 도시발전을 이끌어 연구단지의 모습을 변혁하는데 기여하였다. 대전에 '위치한' 우수한 대학들과 연구소들이 어떻게 대전을 '위한' 소중한 자산으로 변환할 것인가가 시민 모두의 관심이다. 양 기관의 새롭고 지속적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내야 할 시점이다. 또한, 특구 내 한복판 넓은 연구단지 종합운동장과 그 주변도 'RTP 허브'처럼 고밀도 집적화가 되길 바란다. 산학연관의 협력을 촉진, 강화하고, 시민들이 경제적 임팩트를 피부로 느끼게 해야 할 것이다. 진정한 지역균형 발전이 대전을 통해 가능함을 보여줄 책임도 있음을 느낀다. 미국식 실리콘밸리와 국립과학재단(NSF) 및 정부연구소들이 집적된 곳, 바로 전 세계 유일한 '대덕특구'의 르네상스를 기원한다./ 최종인 한밭대 융합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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