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인 한밭대 융합경영학과 교수 |
로보택시(Robo Taxi)를 앱으로 부르면 언제 어디든 손쉽게 갈 수 있을까? 지난여름, 아리조나주립대(ASU)를 방문했을 때, 주도인 피닉스(Phoenix) 거리에 로보택시가 많이 운행되는 것을 보았다. 넷플릭스에 소개되어 유명한 피자집을 가려니 주차비 10달러를 지불해야 해서 구글의 로보택시인 웨이모(Waymo)를 불렀다. 호출 후 금방 도착했고 가격도 15달러로 저렴했다. 탑승 전 가족들과 안전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탑승 후 이는 사라지고 조금 답답함으로 바뀌었다. 35마일(56km) 속도와 제반 규정을 아주 엄격히 지키다 보니 불안감 대신, 신기함과 편리함, 약간의 답답함이었다. 로보택시는 피닉스에서 맨 처음 24시간 상용화되었고, 샌프란시스코와 LA로 확대되었다. 앞으로 '로봇 트럭'도 피닉스에서 운영될 예정이라니 그 파급력이 매우 클 것이다.
새로운 기술에 대해 사람들은 누구나 두려움을 갖는다. 처음 기차가 나올 때도 두려움과 심리적 충격이 있었는데, 마부나 뱃사공의 부추김도 일부 작용하였다. 우리가 아침에 이용한 엘리베이터도 도입 초기엔 '줄이 끊어졌다'는 보도가 매일 있을 정도였다. 처음 자율 차를 묘사할 때 사용하는 '캡슐'이란 용어도 위험하고 불편한 느낌을 주었는데, 시민이 편하게 수용을 할 적절한 표현이 필요하다.
운전자 없는 자동차가 도입될 때, 고려할 요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합의 과정이 오랜 기간 진행될 것이며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에 어느 도시가 먼저 하는가에 따라 지역경제와 일자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차량흐름의 데이터 기반 도시 재설계, 판매대리점과 정비업소의 재교육, 보험회사 등의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안전교육 등 고려할 요인들도 많다. 무엇보다 정치와 언론의 정확한 정보전달과 확신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 로보택시가 도입되려면 택시 기사들의 설득과 대안 마련 등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이달 초 중국에 방문해 자율 차 현황을 살펴보니 빠른 기술력과 함께 바이두(아폴로)를 선두로 화웨이와 알리바바가 뒤를 따른다. 지난 8월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일주일 24시간 로보택시 운행이 많은 논란 속 8:2로 허가되었고, GM의 로보택시인 크루즈(Cruise)는 휠체어를 타고서 이용하는 로보택시를 며칠 전 선보였다. 우리나라 현대자동차는 80km 자율 차를 세계 최초로 올해 말 판매할 예정으로 각국의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나라는 2020년 '자율주행자동차법'시행에 따라 자율 차 서비스 가능지역이 전국 12개 시도에 16개 지구가 있다. 세종시의 경우 '규제 샌드박스'에 따라 '상상 자율 차'가 운영 중이다. 정부세종청사를 순환하는 무료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로 호출 기반으로 모든 정류소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웨이모'처럼 4단계는 아니고 운전석 및 조수석에 드라이버가 동승한 형태이다. 대전의 경우 반석역부터 세종터미널까지 9.8km 구간이 자율 차 시범운행지구에 선정되었고, 내포신도시도 자율주행 무료 탑승 서비스가 추진된다. 이러한 전국의 시범운행지구에 대한 운영평가를 기반으로 자율 차를 누가 먼저 할 것인가가 지역경쟁력을 가름할 시금석이 될 것이다. 50주년을 맞이한 대덕특구는 기술사업화의 세계적 혁신클러스터이다. 운전자 없는 자동차의 상용화가 '과학혁신도시' 대전에서 시작하고 이로 인해 국내외 많은 기업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모이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최종인 한밭대 융합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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