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2021-01-01
땅이 물러 푹푹 빠지는 곳이 수렁이다. 오랫동안 죽은 식물, 토탄이 침전되고 축적되어 만들어진 습지이다.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빠져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벗어나기 어렵거나 곤혹스런 상황을 비유적으로 이를 때도 수렁이라 한다. 논바닥이 무른 개흙으로 되어 있는 것은..
2020-12-25
한 여자가 한 남자를 만나 결혼하기로 작정 했다. 결혼 조건이라 할 수 있는 제반 사항은 죄다 보이지 않았다. 잠시, 이 사이에 낀 고춧가루도 멋있어 보인다할까? 이른바 눈에 콩 깍지가 씐 것이다. 외모가 근사한 것도 아니고, 가진 것도 없는데다, 능력을 가늠할 어떠한..
2020-12-24
우리가 사는 삶의 모습은 사람마다 다양하다. 취미와 기호 성격이 다르고 하는 일이나 생계 수단이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 중에 혹자는 덧셈 뺄셈을 잘하는 삶으로 늘 밝은 표정으로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걸 잘하지 못해 구름 낀 날씨로 걱정이 끊이질 않는 사람..
2020-12-18
지난 여름 보문교 지나다 문득 내려다본 대전천, 어른 손바닥 크기 붕어가 물살 거슬러 헤엄친다. 때때로 흙탕물 일으키며 오르락내리락, 모처럼 보는 풍광에 눈길 사로잡혀 멈추어 지켜본다. 이때 빙글빙글 허공을 선회하던 왜가리, 조금 위편에 사뿐히 내려선다. 외다리로 선..
2020-12-11
우리는 살아가면서, 흔히 듣는 이야기가 있다. '탈렌트 000는 키가 크고 참 예쁘다' 라든가 '000는 키가 작아서 장가가기 어렵게 생겼다'가 바로 그런 유이다. 키가 크고 작은 것에 관련 시켜 사람을 얘기한 것이다. 키는 '목 아래 키'와 '목 위의 키'로 말할 수..
2020-12-11
첫 코로나 백신 접종 영상이 수차례 보인다. 팬더믹 상황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자 하는 우리네 심정을 대변하는 것이리라. 다소 마음이 밝아진다. 찬란한 빛이 되었으면 좋겠다. 고진감래(苦盡甘來) 아닌가? 다함께 좀 더 인내하고 추슬러, 보다 밝은 미래를 맞이하면 얼마나..
2020-12-04
얼마 전 놀이에 대한 글을 쓰며, 재미요소가 겨루기, 신명, 우연성, 표현욕과 성취감 충족이라 했다. 보는 재미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거기에 흥미와 참신성이 더해져야 한다. 기왕이면 보는 이가 선호하는 것이 돋보여야 한다. 감정이입이 되기 때문이다. 불구경, 싸움구..
2020-12-03
나는 미래예측관련 과목을 강의하는 교수이다.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사주명리가 내가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콘텐츠이다. 사주명리라고 하면 사람들에게 아주 오래된 동양의 신비로운 예언술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사실 사주명리는 추산술(推算術) 혹은 산명술(算命術)이라는 명..
2020-11-27
요즈음 정국 지나치다 보니, 문득 떠오르는 말이 있다. 열거하고 음미하자면 다음과 같다. 호랑이 그리려다 고양이 그린다. 네발 달린 짐승, 사람 다리같이 그려 뻗정다리가 되기도 한다. 그림 배울 때 경험하는 일이다. 특징을 잘 잡아내지 못하거나 묘사력이 부족한 탓이다...
2020-11-27
'어허, 이렇게 예쁜 옹기단지가 쓰레기장에!'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번쩍번쩍 윤이 나고 예쁘장한, 까만 옹기단지 하나가 쓰레기 처리장에 버려진 것이 아닌가! 금산 추부 1층 연립주택 살고 있는 아주머니가 한동안 못 버린 사과박스며 빈 병, 깡통, 잡동사니 쓰레기를 버리..
2020-11-20
다 아는 바와 같이, 우리 조선 시대에는 신분 차별이 극심했다. 신분제는 정권 유지와 사대부 및 양반 위상 강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하였다. 이해하기 어려운 하나는 서얼에 대한 차별이다. 서얼은 사족(士族) 혈통이 전제되어야 한다. 사족 아버지에, 어머니가 첩이거나 미..
2020-11-13
나는 한국효문화진흥원 효문화지도사로서 전시관 안내해설을 준비하다가 안중근 의사의 애국충절과 안 의사의 모친 조마리아에 관한 멘트를 읽게 되었다. 안중근 의사의 애국 충절도 절감하는 것이었지만 안중근 의사의 모친 조 마리아 여사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가슴 뭉클하게 파..
2020-11-06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된 여타분야와 다르지 않게 공연예술계도 찬바람이 거세다. 방송에서조차 중단 내지는 폐지되는 프로그램이 늘어나다 보니 예술인 설 자리가 거의 없다. 살아남기 위한 모습이 방송으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러던 차에 전해진 박지선 비보, 연예계는 물론 우..
2020-10-30
지인 한 분이 요양병원에 입원하여 문병을 간 일이 있었다. 환자마다 얼굴이 다르고 병세는 달랐지만 마음만은 하나였다. 환자마다 기다리는 것이 가족이고 그리움의 대상이 고향이었던 것이다. 환자들 마음은 기다리고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모두가 그늘져 있음을 한 눈으로 읽을 수..
2020-10-30
기린이 사자를 뒷발로 차고 짓밟는 장면이 TV에 나온다. 놀라 멈추어 서서 지켜본 일이 있다. 사자가 새끼 기린을 건드린 모양이다. 분노한 어미 기린이 사자 무리를 공격한다. 자신을 돌보지 않으며 위험을 감수하는 모성애가 경이롭다. 곱게 생기고 순하디순한 눈을 가진 기..
2020-10-23
놀이도 중요한 삶의 영역이다. 거기에서 얻는 재미와 즐거움이 치열한 삶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일상의 활력소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양질의 삶과 성숙한 생의 바탕이 된다. 물론, 일이 없는 놀이는 사람을 피폐하게 만든다. 의미 없는 행위가 되고 만다. 일이 힘들수록 놀이의..
2020-10-16
조선의 몇 안 되는 청백리(淸白吏) 중 청백리 황희(黃喜, 1363~1452, 조선 문신)정승, 모르는 사람이 없을 듯하다. 정사나 야사, 각종 설화에 수많은 얘기가 전한다. 상반되는 이야기도 많다. 성격이 우유부단하다거나 강직하다. 청백리라 하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
2020-10-09
산이나 강변 거닐다보면 덱(deck)이 흔하게 눈에 띈다. 다양한 깔개가 깔려있기도 하고, 심지어 산길 모두 계단으로 덮어 놓은 곳도 있다. 아마 훼손을 줄이고 관리가 편리한 까닭이리라. 질퍽하거나 요철이 심한길보다 걷는 사람에게도 다소 편안 할 것이다. 잠깐만 생각해..
2020-10-09
봄내음을 가득 실은 훈풍의 싱그러움에 코가 씰룩거리는 듯했다. 희살(戱殺)짓는 바람의 장난에 이제 갓 피어난 벚꽃들이 고공무용으로 시달리고 있었다. 바람치고는 한 번 쥐어박고 싶은 심술쟁이였다. 소복한 무용수의 춤사위마다 안쓰러움을 더해 주는 못된 놈이었기 때문이리라...
2020-10-07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이라고 하는 대한민국 청년들. 많이 공부하고 좋은 학력을 가지면 좋은 직업이 보장될 것으로 믿었던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힘들어하고 있다. 일자리는 오늘의 절박함이자 미래의 이슈다. 대한민국에 일자리가 없는 이유가 무엇일까? '졸업과 동시에..
2020-10-02
역사를 돌아보다 보면, 좋은 일만 눈에 띄는 것은 아니다. 왜 이리 지리멸렬하고 어리석었을까? 무모한 일을 벌였을까? 의문이 드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경악하거나 울화통이 터지기도 한다. 문제는 그런 일이 현재에도 버젓이 만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왜일까? 역사는 반복..
2020-09-25
우리 모두 알고 있는 바와 다르지 않다. 조선왕조실록 역시 연산군을 최악의 왕으로 기록하고 있다. 법을 함부로 고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국법 자체를 부정하고, 자신만의 향락 추구에 모든 역량을 동원한다. 본인 뜻에 어긋나면 모두 죄가 된다. 노래 부르는 데 열심히..
2020-09-25
세상에 갓 태어난 아기가 제대로 걷게 되기까지엔 3천 번을 넘어져야 한다고 한다. 이 3천 번이 틀에 박힌 숫자는 아니겠지만, 우리는 누구 할 것 없이 3천 번이란 많은 회수를 넘어졌다 일어난 사람들임에 틀림없다. 우리는 살아오는 삶에서도 많이 넘어졌지만, 앞으로의 삶..
2020-09-25
아내를 사랑한다는 것은 하나님보시기에 좋은 일이다. 그리고 그것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더구나 병이 깊어 사그러드는 아내를 돌본다는 것은 안타까우면서도 행복에 겨운 일이다. 아직은 아내가 내 곁에서 숨을 쉬고 있기 때문이다. 난 내 아내 때문에 1년 365일 늘..
2020-09-11
나는 최근에 부동산 토지 분할 문제로 주민등록 초본을 떼 본 적이 있다. 발급받은 주민등록 초본에는 놀랍게도 주소 변동 - 이사 횟수 - 이 무려 A4 용지 3장으로 이사 횟수가 31번이나 되었다. 나는 A4 용지 3장이나 되는 이사 경력이 부끄러웠다. 자책감에 가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