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톡] 잘 사는 덧셈법 뺄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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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톡] 잘 사는 덧셈법 뺄셈법

남상선 / 수필가

  • 승인 2020-12-24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우리가 사는 삶의 모습은 사람마다 다양하다. 취미와 기호 성격이 다르고 하는 일이나 생계 수단이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 중에 혹자는 덧셈 뺄셈을 잘하는 삶으로 늘 밝은 표정으로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걸 잘하지 못해 구름 낀 날씨로 걱정이 끊이질 않는 사람도 있다.

수일 전 SBS 뉴스에 박○○ 씨는 하룻밤 도박으로 1억 8천만 원을 날렸다고 했다. 사행심리와 욕심으로 돈을 벌어보려 하다가 망조로 가게 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도박하는 사람, 주식하는 사람, 도둑질하는 사람들은 재물에 대한 욕심과, 철저히 챙기려는 마음이 강하여 늘 더하기 셈법으로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불안심리를 면할 날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요즈음 우리 주변에는 하나에 하나를 더하면 둘이 된다는 걸 초등 1학년생도 알지만, 좋은 생각에 사랑의 마음을 더하면 복이 된다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이 많다.

둘에서 하나를 빼면 하나가 되는 것은 유치원생도 아는 사실이지만 따뜻한 가슴에서 사랑의 온정을 빼내면 냉혈에 가까운 이기(利己)가 된다는 걸 아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주식이 올라도, 떨어져도, 늘 걱정 속에 사는 사람들이다. 주식이 오를 때는 더 두어야 하나 팔아야 하나를 걱정하고, 주식시세가 떨어질 때는 손해볼까봐 걱정한다. 역시 걱정은, 돈을 생각하는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겠다.

도박을 하는 사람이나 불로소득(不勞所得)을 노리는 도둑도 마찬가지이다. 돈이나 재물을 탐하고 욕심 부리는 더하기 셈법에만 집착하기 때문에 걱정이 끊일 수가 없다.

다시 말하자면 재물 욕심이 더하기 셈법에만 집착되다 보니 잘 될 때보다는 손해 보는 편이 많고, 경우에 따라서는 욕심으로 패가망신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있는 일이다.

재물욕이 주가 되는 주식이나 도박, 도둑질을 일삼는 사람들은 물욕으로 얼룩진 더하기 셈법에만 몰두하여 성취욕으로 즐거워할 때보다는 씁쓸한 후회를 할 때가 더 많다.

이상과 같은 사례들은 주로 오욕칠정(五慾七情)에 사로잡혀 바람직하지 못한 것을 일삼는, 더하기 셈법으로 패가망신(敗家亡身)하여 일을 그르친 자들이다.

허나 올바른 심성으로 더하기 셈을 잘하여 자신도, 타인도, 나라도, 살길을 트이게 한 분들도 많다.

한말 민족 대표 33인이나 백범 김구 선생, 윤봉길 의사, 안중근 의사, 유관순 열사 같은 다수의 독립운동가 되는 분들은 좋은 생각을 더하기 식 셈법으로 살아 백척간두(百尺竿頭)의 운명에 있는 나라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역시 좋은 것을 더하기 셈법으로 나라도 살리고, 자신의 이름도 빛나게 한 것이다.

조선 후기 독립운동가이며 효자였던 월남 이상재 선생도 부친이, 할아버지의 산소 문제로 감옥살이를 하게 됐을 때 아버지를 대신해서 감옥살이를 했는데 역시 더하기 셈법으로 훌륭하게 사신 위인이라 하겠다.

부친의 감옥살이를 대신한 이상재 선생의 효성에 감탄한 당시 재판관들이 그를 사흘 만에 석방을 한 것도 효성의 더하기 셈법이 존경스러워서였을 것이다.

더하기 셈법으로 세상을 훈훈하게 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더구나 효행이나 의로운 일을 하여, 더하기 셈법으로 사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 하겠다.

감옥살이할 아버지를 구해 내고 대신 감옥에 갇힌 이상재 선생의 극진한 효 정신에 새삼 머리가 숙여진다. 효 정신을 더하기 셈법으로 사신, 이상재 선생의 불후의 숭고한 정신이 가감승제의 복잡한 셈법에 뒤얽혀 사는 세상에 한없이 우러러 보인다.

인생 사는 계산법은 수학 계산과는 달라서 뺄셈의 삶이 덧셈의 삶이 되기도 하고,덧셈의 삶이 뺄셈의 삶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인생에서 좋은 것은 더하기 셈법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것은 빼기 셈법으로 살아야 한다.

또 바람직하지 못한 것은 뺄셈법으로 살아 그것이 덧셈의 삶이 되게 해야 한다.

훌륭한 삶은 욕심으로 더하기하는 삶이 아니라,

뺄셈으로, 집착에서 벗어나게 사는 삶인 것이다.

정작 슬기로운 사람은 덧셈을 잘 하는 사람이 아니라

뺄셈을 덧셈으로 하지 않고, 뺄셈이 덧셈이 되게 사는 사람이다.

훌륭한 사람은 더하기만 잘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음지가 양지되게 보듬어 나누기도 잘하는 사람이다.

잘 사는 덧셈법 뺄셈법 !

과연 어떤 삶이 잘살고 못 사는 삶인가 ?

욕심만을 더하기로 살아 행복을 뺄셈으로 만들지는 말아야 한다.

지금 나는 덧셈법으로 살 것을 뺄셈법으로 살고 있는지

아니면, 뺄셈법으로 살 것을 덧셈법으로 살고 있는지 가슴에 손을 얹어 보아야겠다.

나는 뺄셈으로 덧셈을 하는 인생을 살고 있는가!

아니면, 덧셈법으로 뺄셈법 인생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남상선 / 수필가

남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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