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2018-01-05
#호화로운 아침 식사 이튿날 새벽 산책길은 상쾌하기만 했다. 여명의 시간에 나선 거리는 불야성을 이루던 어젯밤의 정취와 너무나 동떨어진 질감으로 다가온다. 한 시간 쯤 산책을 즐기고 돌아오려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국장이었다. 아침식사를 같이 하고 싶은데 어떻겠느냐고 묻..
2018-01-05
단양, 청풍 방면에서 남한강(현재 충주호)을 통해 시내로 들어오려면 거쳐야 하는, 충주시 동쪽 계명산과 남산 사이 안림동 마지막재(260m)에서 4,5km 남쪽 남산(636m) 정상에 있는 산성이다. 정상부인 서북쪽에서 남동쪽으로 급경사진 남북 능선을 따라 길게 테뫼식..
2018-01-05
산중의 겨울은 세속보다 더 빠르고 깊다. 산에 내리면, 내리는 것은 눈이 아니고 빛이었다. 내리면서 얼어서 반짝반짝 빛나는 빛 조각들은 푸르고 푸른 소나무 이파리 위에 달칵 걸리고 다시 차갈색의 땅으로 떨어져 서서히 사라진다. 무성한 소나무에 빛들이 사각사각 쌓인다...
2018-01-05
여도지죄(餘桃之罪)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같은 행동이라도 사랑을 받을 때와 미움을 받을 때가 각기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중국 위나라의 미자하는 감히 먹던 복숭아를 왕에게 주었는데 그런 행위는 다리가 잘리는 죄임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다 먹..
2018-01-04
뉴스에서 매일 빠지지 않고 방송되는 아이템은 '날씨'다. 기상 특보(요즘은 한파경보나 대설경보)가 발령되면 평소 마지막 편집이던 날씨예보는 톱 뉴스로 등극(?)한다. 날씨는 특급 정보이기 때문이다. 30여 년 전 그때는 기상청에 슈퍼컴퓨터 같은 첨단 측정장비가 없을 때..
2018-01-03
도시는 인류문명이 이루어지는 고유의 사회·경제·문화적 특징을 보여주는 장소적 공간입니다. 도시에 거주하는 거주민의 숫자가 전 국민의 90%를 넘는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도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중도일보의 인터넷 토론 프로그램 “신천식의 이슈토론”의 새해..
2018-01-02
미 국방성 펜타곤의 임마뉴엘 소령은 출근하자마자 커피를 한 잔 마시며 보고서를 읽기 시작했다. 엔디코프 요원이 프리드리히 박사에 관해 쓴 보고서였다. 몇 개월에 걸쳐 작성된 보고였다. 보고서에는 프리드리히 박사의 산타블루 연구소에서의 연구 경위와 내용, 그리고 그의 사..
2018-01-02
대전세종연구원이 올해 새로운 변화를 꿈꾸고 있다. 연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발전계획 수립에 돌입해 곧 마무리한다. 연구원이 할 일이 무엇인지 진단하고,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을 찾기 위해서다.싱크탱크 조직으로서 대전시가 올바른 정책을 구사할 수 있는 방향키가 되겠다는..
2018-01-01
필자가 교육과 사진의 두 길을 걸어오면서 짧았던 12년의 교사시절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장차 이 나라의 기둥이 될 그들이 꿈을 키워가는 모습을 교사와 사진작가의 시각으로 촬영하였다. 우리민족이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던 시대의 학교와 아이들의 모습을 50년이 지난 오..
2018-01-01
충청인은 웃음에 인색하다는 편견이 있다. 예로부터 선비들이 모여 살았고, 후대에 교육과 과학을 기반으로 성장하면서 대전과 충청은 예와 효의 도시로 뿌리 깊은 사상이 심어졌다. 그렇다고 충청인에게 한국인의 넘치는 흥과 끼가 전혀 없다고는 단정할 수는 없다. 시대를 풍미했..
2018-01-01
충남 공주에서 시작한 동네 피부과는 대전에서 그리고 서울로, 이제는 세계로 무대를 옮겼다. 6개 자회사를 운영하는 오라클메디컬그룹이 되기까지, 국내외 70여 곳에서 문을 열기까지 ‘자랑스러운 충청인’ 노영우 원장이 중심에 있었다. 공주사대부고를 나와 충남대를 졸업한 뿌..
2017-12-29
발 마사지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것은 저녁 8시가 넘어서였다. 내일 다시 장거리 버스여행을 해야겠기에 일찍 잠을 청하기로 했다. 샤워를 하고 눕자마자 곯아떨어졌다. 요란하게 문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 났는데 시계를 보니 12시를 막 넘어서고 있었다. "쎄이야?(..
2017-12-29
동편 골짜기 건너 약 2km 지점 테뫼식의 남산성(충주산성)과 쌍벽을 이루면서, 소백산맥을 사이에 두고 신라와 고구려 대립시 문경으로부터 하늘재(한훤령)-미륵리 옛길 넘어 남산-대림산 사이를 통과(현재는 상당 부분 충주호 속에 잠긴 상태지만)하거나 미륵리에서 지릅재(계..
2017-12-29
후루마쓰 별실의 연구실에 지진이 났다. 새벽 참례를 마치고 돌아온 후루마쓰에게 식물들은 일제히 아우성을 치며 파장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었다. 마치 강진이 발생하였을 때, 지진계가 그려내는 흉포한 그래프와 같이 100여개의 플라워텔레스코우프에서 넓은 파장의 웨이브가 계속..
2017-12-28
생방송 뉴스앵커로 4년간 매일 새벽에 나가야했던 시절! '온 에어' 최소 한 시간 전에는 방송국에 도착해야 한다. 밤새 취재한 기사를 화면 내용과 맞추기 위해 예독해야 내레이션 때 씹지(?)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말이면 주(酒)님을 사랑하는 분들이 송년회 구실로 '딱..
2017-12-26
딸 수경이도 없는 토요일 저녁 마탁소는 실로 오래간만에 아내 송원희와 단 둘이 저녁식탁에 앉았다. 송원희는 소주를 와인 잔에 따라주었다. 그리고 자기 잔에는 백포도주를 부었다. 분위기를 살리고 싶어 한다는 것을 마탁소는 알아차렸다. "오늘 아침에도 내가 숙소를 나오면서..
2017-12-22
'무슨 날이지?' 마지막 달력 20일 날짜가 빨간색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보고 왜 저 날이 공휴일인지 잠시 의아해했다. 숫자 밑을 자세히 살펴보니 대통령선거일이라 되어 있는 걸 확인하고 왠지 씁쓸함에 나도 모르게 한숨이 쉬어졌다. 2017년, 우리나라에는 촛불집회, 대통..
2017-12-22
하늘재(한훤령)는, 소백산맥의 척추로서 남쪽 문경의 고모산성과 북쪽 월악산 서북 송계계곡의 덕주산성을 연결하는 중간 포함산(961m)과 부봉(925m) 사이에 자리한 520m의 낮은 고개이다. 과거 영남에서 한양으로 통하던 대로의 일부분이다. 지도상 계립령은 하늘재 서..
2017-12-22
#쿤밍 버스터미널에서 봉변 당할 뻔 소수민족 뿌랑족(布朗族)을 만나러 가는 길은 마치 먼 나라 이국땅을 향하는 기분이었다. 쿤밍(昆明)에서 버스로 12시간 걸린다는 시쌍빤나(西?版?) 찡홍(景洪)까지 가서 멍하이쎈(?海?)으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고 이곳에서 다시 뿌랑산..
2017-12-22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 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
2017-12-19
순원이 네덜란드의 쉬뢰더씨에게 한국의 기(氣) 소개한 편지는 즉각 적극적인 호응을 받았다. 그들은 모두 네덜란드에서 모두 함께 운명의 합일을 기다리며 각자의 길을 떠났다. 일본에서 출발한 마순원과 나리코, 그리고 한국에서 떠난 한국정신과학기술원의 방휘곤 원장과 박원순..
2017-12-15
#소수민족들의 저녁식사 습관 불과 한 시간도 안 된 시간이지만 통성명을 하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눈 사이다 보니 반쯤 밖에 익지 않은 고구마를 베어 먹으며 둘이는 깔깔대었다. 썩 미인은 아니지만 귀여운 인상의 아가씨는 묻지도 않았는데 시집갔다가 3일 만에 끝내고 돌아왔..
2017-12-15
쉬는 시간이 되면 아이들이 정글짐 꼭대기까지 단숨에 올라가 넓은 운동장의 친구들을 향해 '야호!'를 외치며 환호하고 있다. 운동장 가에 설치되어있는 정글짐은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이 즐겨해 온 놀이기구이다. 철봉을 일정한 공간으로 가로 세로 엮어서 만든 정글짐에서 아이들..
2017-12-15
계립령(鷄立嶺)은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리와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읍 관음리 사이에 있는 고개이다. 신라초 8대 아달라 이사금(阿達羅尼師今)3(156)년에 이곳에 도로를 개척했다는 삼국사기의 기록으로 미뤄 일찍부터 신라가 길을 열어 북진의 통로로 사용하려 했던 듯..
2017-12-15
대한항공(KAL) 1등석의 등받이에 몸을 뉘이며 배상진은 꿈만 같았다. 아내 엘리자베스와 함께 한국을 여행한 것이 몇 년 만인가. 월드컵 개막식 때 연주되는 월드컵심포니로 인해 배상진은 일약 한국뿐 아니라 FIFA의 VIP로 부상했다. 이번 여행은 한국의 유명 잡지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