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연의 산성이야기] 마의태자 오누이의 애달픈 이별

[조영연의 산성이야기] 마의태자 오누이의 애달픈 이별

제24회 하늘재 너머 덕주사와 산성

  • 승인 2017-12-15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하늘재정상650
하늘재 정상/사진=조영연
계립령(鷄立嶺)은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리와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읍 관음리 사이에 있는 고개이다.

신라초 8대 아달라 이사금(阿達羅尼師今)3(156)년에 이곳에 도로를 개척했다는 삼국사기의 기록으로 미뤄 일찍부터 신라가 길을 열어 북진의 통로로 사용하려 했던 듯하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조령이 주통로로 개척됐다면 그 이전에는 고모산성을 출발하여 일대에서는 가장 낮은 지역인 하늘재, 계립령을 통과하는 교통로가 존재했다고 보여진다.

계립령과 하늘재의 위치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들이 있어 아직 정설은 없다. 계립령은 고구려 온달이 "鷄立縣, 竹嶺 서쪽이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으면 나도 돌아오지 않겠다."고 비장한 결심을 하며 출발했다는 기록 속의 지명이라고 추정된다.

하늘재표석-450
하늘재 표석/사진=조영연
이 고개를 사람들은 '지릅재, 지름재, 기름재, 油峙' 등으로 부른다고 하고, '麻骨沾, 麻木峴' 麻骨山, 鷄立峴' 등으로 한 다른 기록들이 있는데 이런 명칭들은 길쌈 용어 '계릅대, 저릅대, 지릅대' 등과 상통하는 것이다. 즉 삼베 길쌈에서는 그 재료인 '삼(麻)의 껍질을 벗기고 남은 속대 즉 麻骨'을 민간에서는 곳에 따라서 '계릅대, 저릅대, 지릅대' 라고 부른다.



이때의 마골이니 마목이니 하는 말들은 모두 삼의 속대를 가리키는 한자말로서 고유어 계릅, 저릅, 지릅에 해당된다. 따라서 계립령의 鷄立은 '삼(麻)대'를 의미하는 '계릅, 지릅'을 근접한 한자음으로 音借해서 쓴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릅재는 삼국사기 속 계립령과 가장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1/50,000지도에는 하늘재와 지릅재가 미륵사지 앞에 독립적으로 나타난다. 계립령을 조령으로 보는 견해는 "계립령은 지금의 조령이다"라고 한 東史綱目에 바탕을 둔 것이다.

험준한 소백산맥 등줄기지만 하늘재에서 미륵리까지는 평탄한 길이다. 신라가 북진을 위해 일찍(2C)부터 개척한 하늘재 고개를 넘으면 덕주사와 미륵대원지에 닿는다. 경순왕의 딸 덕주공주와 마의태자의 망국의 한이 미륵사와 미륵불에 서린 곳이다. 훗날 영남지방으로 오가던 나그네들을 위한 院이 설치됐었다.

조영연 / '시간따라 길따라 다시 밟는 산성과 백제 뒷이야기' 저자

조영연-산성필자25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