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 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도종환 "단풍드는 날")
지난주 주한 외교사절 초청 꽃박람회 만찬회를 개최하면서 위원장이 직접 영어로 설명회를 가진 내용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덕분에 외국에까지 행사 홍보가 잘 되었다는 점과 무엇보다도 각국 대사관은 자국의 국가 이미지를 생각해서 적극적인 참여를 약속해 왔다.
세계의 화훼 선진국 네덜란드의 전폭적인 참여의지와 특히 라이덴 연구소가 소장하고 있는 '예리코의 장미'를 꽃박람회에 전시할 수 있도록 대사관 차원에서 협조하겠다고 주한네덜란드 대사는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주한 프랑스대사관도 파리의 자연사박물관을 독려해 전시 협조를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위원장이 보기에 박람회 준비는 순조롭게 되어 갔다.
남은 문제는 킬러 콘텐츠의 추진이었다.
사무차장 제갈벽호는 킬러 콘텐츠의 진행상황에 대해 위원장에게 간략히 보고했다.
첫째, 황금꽃 제작은 현재 서울대 최순달 교수에게 의뢰하여 앞으로 3개월 뒤 완성돼 박람회 조직위에 인계될 예정이었다. 예산은 도민의 금모으기 등을 통해 마련했다. 황금꽃이 완성되면 그 가치는 제작비의 수 십 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둘째, 개막식에 선보일 월드컵심포니의 리허설 공연도 프랑스에 살고 있는 배상진의 협조로 성사단계에 이르렀다.
셋째. 주제관의 컨셉은 예정대로 '꽃의 메시지'를 주제로 삼아 꽃에도 5감이 있다는 사실을 관람객들에게 전하기로 했다. 아울러 부주제인 '꽃의 생각 ,인간의 마음'을 살릴 수 있는 꽃들이 세계 여러 나라의 도움으로 박람회 기간에 전시되는 것으로 확정됐다.
특히 일본에서 크게 개선된 플라워텔레스코프가 전시물로 보내진다는 보고는 위원장의 관심을 끌었다.
넷째, 현재 튜라플리네스라고 하는, 동물과 식물의 양성을 합성한 꽃이 네덜란드에서 개발 중인데 내년 3월까지 기다리다가 전시 연부를 결정하겠다는 내용으로 제갈벽호는 보고를 마쳤다. 위원장은 대뜸 튜라플리네스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튜라플리네스라고?"
(계속)
우보 최민호
단국대 행정학 박사, 일본 동경대 법학 석사, 연세대 행정대학원행정학 석사를 거쳐 미국 조지타운대 객원 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영국 왕립행정연수소(RIPA)를 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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