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의 우리말 산책
2006-09-18
식당에 가면 식사가 나오기 전에 간단히 반주를 하자며 수육을 안주로 시킨다. 여기서 ‘수육’은 삶아 익힌 고기를 뜻하는 한자어 ‘숙육(熟肉)’에서 변한 말이다. ‘숙육’의 발음이 불편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ㄱ’ 이 탈락하고 ‘수육’이 됐다.
본디 ‘수육’이 ‘숙육’..
2006-09-15
우리가 어떤 일을 하다가 무슨 일에 빠지거나 또는 꼼짝 못할 때 통상적으로 ‘사죽을 못 쓴다라’고 말한다.
“그 멋진 남자 ‘아랑드롱’ 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 그녀는 사죽을 못 쓴다 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이는 틀린 표현이다. 사죽이란 말 대신에 사족(四足)을 못..
2006-09-14
한여름 무더위에는 도회지의 많은 사람들이 산으로 들로 더위를 피해 휴가를 떠난다. 이런 때에 영화가에는 이른바 ‘납량영화’가 성행을 한다. 극장가와 TV에서는 각종 괴기물과 아슬아슬한 수사기획의 형사물 등이 오싹하게 시선을 모은다.
이른바 더위를 쫓는다는 표현의 ‘납..
2006-09-13
‘거시기’란 말의 의미는 뭘까? ‘거시기’는 누군가 하고자 하는 말이 금세 떠오르지 않거나 화제를 바꿀 때 쓰이는 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른 지역에서 남녀의 성기(性器)를 뜻하는 은어로도 통용되고 있다. 또 어떤 작가는 거시기(擧時器)는 남녀 성기의 기능성을 뜻 한다..
2006-09-11
현기영님이 쓴 장편소설에서 ‘숟가락은 곧 밥이지요. 밥은 곧 삶이고요’ 라는 표현이 있다. 모양새가 숟가락은 긴 손잡이 둥근주걱 형태요, 젓가락은 가늘고 길게 평행선을 이룬 물건이다.
그런데 왜 똑같이 우리게 중요한 물품인데 숟가락은 받침에 ‘ㄷ’을 사용하고 젓가락은..
2006-09-10
언론사의 광고판에는 온통 외래어 홍보기사가 날개를 달 듯 빽빽하게 메운다. 이 가운데 많이 등장하는 외래어는 테마(Thema)여행. 테마는 역사, 문화, 관광을 하나의 목적으로 갖는 것이니 주제여행이라고 부르면 좋다. 패키지(Package)여행은 모든 것을 한 묶음으로..
2006-09-08
우리말 우리글을 선도해야 될 공영방송국이 외래어를 앞장서 남용하고 있다.
일반 공영방송국의 외국어 프로그램 실태를 살펴보자. 역사 스페셜, 환경스페셜, 피플 세상속으로, 뉴스 네트워크, 매직키드 마수리, 시사투나잇, 해피투게더, 논스톱 4, 휴먼스토리,오픈스튜디오..
2006-09-07
무슨 경기에서 금메달 후보로 거론되던 선수를 놓고 우리는 종종 ‘따 놓은 당상’이라고 한다.
이렇게 어떤 일이 확실하여 조금도 틀림이 없이 진행될 것이란 의미로 우린따 놓은 당상, 떼어 놓은 당상, 떼논 당상 따논 당상등이라고 호언장담을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떼논 당..
2006-09-06
아침에 사무실에 출근하며 “여러분, 오늘 좋은 하루되세요!”하고 말한다. 서로 무심코 반가운 마음에 인사말을 건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잘 살펴보면 이 말이 문장의 어법상 불균형을 이룸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좋은 사람이 되다’ 라는 말을 생각해보자. 이 말을..
2006-09-05
건달이란 말은 ‘돈도 없이 난동을 부리고 다니는 사람’을 말한다.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놀며 게으름 피우는 짓이나 그런 사람을 우리는 ‘건달’ 이라고 한다.
그런 데 우리말 사전을 보면 건달이란 말 뒤에 한문으로 건달(乾達)이라고 표기를 해놓았다. 그리고 ‘건달..
2006-09-03
수 년 전 상영된 영화은 사회적 반향을 많이 일으킨 영화. 경기도 화성에서 연쇄적으로 일어난 여성 성폭행 살인이란 아픈 추억을 상기시키기에 충분한 소재였다. 그런데 우리말을 연구하는 학계에서는 이 영화제목 에 국어어법상 문제가 있다고 하였다.
‘추억(追憶)’은 ‘지..
2006-09-01
“학교에서 문장을 쓰는 훈련을 받지 않고 졸업해서, 회사에 들어가고 나서 다시 맞춤법을 배운다. 이런 현상은 모두 학교 커리큘럼이 단순한 타성에 의해 짜여 있다는 반증이다.” (노구치 유키오의 ‘○학습법’에서)
여기서 ‘반증(反證)’은 잘못 쓰였다. 방증(傍證)으로..
2006-08-31
“다음 세기에 나타날 자연적 현상은 우리 인간의 생명을 좌우할 것인가를 가늠 할 것이다.” 여기서의 ‘가늠’은 잘못 쓰였다. ‘가름’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또 이 문장은 주부(主部)와 술부(述部)가 잘 호응하지 않는다.
다음 세기에 부여된 ‘자연적 현상’ 자체가 운..
2006-08-29
예전에 모 대학 그룹사운드가 부른 ‘나 어떻해’란 노래가 있었다.
‘어떡해’ ‘어떻게’ ‘어떻해’ 가운데 어느 것이 맞고 어느 것이 틀릴까? ‘어떡해’와 ‘어떻게’는 맞는 말이고, ‘어떻해’는 틀린 말이다 ‘어떡해’와 ‘어떻게’는 발음이 비슷해 혼동하기 십상이다...
2006-08-29
용은 특히 물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물속에서 살며 때론 하늘에 오르고, 비, 바람, 번개, 구름 등을 일으킨다고 전해진다.
얼마 전 용오름 현상이 울릉도 해상에서 나타났다. 용오름은 거대한 적란운(積亂雲.상승하는 저기압성 뭉게구름)이 발생해 지표면이나 해수면까지..
2006-08-27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 “아침에 세수를 했다. 그리고 나서 집을 나섰다”와 같이 ‘그리고 나서’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그리고’에 ‘-나서’를 덧붙여 쓰는 것은 잘못이다. 이 경우는 ‘그러고 나서’로 써야 맞다.
‘그러고 나서’의 ‘나서’는 보조동사 ‘..
2006-08-25
시골에서 자랄 때 문학청년시절 미지의 소녀에게 편지를 많이 써서 부치곤 했다. 빠알간 우체통에 편지를 부치고 집으로와 답장 올 그날만을 기다리던 꿈으로 아롱진 그날이 참으로 그립다.
이처럼 편지나 물건을 어디로 보내거나, 사건안건 등을 공판, 토론에 회부(回附)할..
2006-08-24
우리 사회에 언제부턴가, ‘지속가능’이란 말이 자주 사용하게 되었다. 이 말의 출생은 유엔환경계획과 환경운동 쪽에서 나왔다고 한다. 이처럼 말은 사회의 변화와 함께 출생, 분화를 거듭하며 우리 인류와 함께하고 있다.
지속가능이란 말은 이제 사회, 정치, 행정 전반에..
2006-08-23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로서 간과하기 쉬운 말 이다. 읍니다→습니다/ 있읍니다 →있습니다/ 미장이, 유기장이 등 기술자를 일컬을 때에는 →장이로, 욕쟁이, 심술쟁이 등 버릇을 일컬을 때에는 →쟁이 로 한다. 일군 →일꾼/ 농삿군 →농사꾼/ 고마와 → 고마워/ 가까와 →..
2006-08-21
“얼굴과 몸이 딸려도- 생긴 대로 살아봐요- 내가 최고야-.”
근래 인터넷에서 눈길을 끌었던 ‘딸려송’의 노래 가사 일부이다. 우유송, 당근송 등의 엽기송에 이어 재미있는 가사로써 사회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얼짱, 몸짱 문화를 비판하고 있다.
강도를 얼짱으로 만..
2006-08-20
시어머니가 임신한 며느리에게 말한다. “얘, 홀몸도 아닌데 그만 일하고 집에 들어가거라.” 여기서 홀몸이란 말은 틀린 말이다. 이 때는 “얘, 홑몸도 아닌데 그만 일하고 집에 들어가거라”라고 표현해야 옳다.
왜냐하면 홀몸이란 말은 ‘자동차 사고로 남편를 잃고 홀몸이..
2006-08-18
합리적인 한글문자에 비하면 로마자의 구성원리는 원시적이다. 모양만으로는 자음자와 모음자가 구별되지 않기 때문. 휴대전화 단추마다 섞인 순서대로 글자를 배분 할 수 밖에 없다.
그 때문에 로마자를 사용하는 서양권에서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내려면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2006-08-17
한글을 세계에 수출 하여 세계적인 공용어로 만들어 국제경쟁력을 가져보면 어떨까 했더니 어느 분이 말한다. “우리말 작가답게 꿈도 야무지셔요!” 그래서 이렇게 대답했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지니까 꿈은 자꾸 꾸는 게 좋다!” 한글을 한글 알파벳으로 통일 동양문명을 한..
2006-08-16
새로운 인터넷 용어들이 속속 등장, 분화하고 있다. 그 가운데 잘 사용하는 말이 ‘덧글, 댓글, 답글, 꼬릿말…’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인터넷을 통한 게시물 아래에 짧게 답장하는 말이다. 한문으로는 주석, 비평이라고 하며 우리말로는 ‘대답하다, 응수하다’ 로 통용되..
2006-08-15
운전자가 자신의 자동차에 기름이 다 떨어지면 흔히 이렇게 말한다. “내 차 ‘엥꼬(えんこ)야?” 이 말은 외래어 표기법으로는엔코가 옳다.
이 말은 본래 일본에서 어린 아이가 방바닥에 주저앉아 움직이지 않는 것을 가리키는 말 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상승하여 전차나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