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2024-11-18
지난 11월 3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목원대학교 음악대학 피아노 학부 주최로 개교 70주년 기념 음악회가 열렸다. 제목만으로도 놀라운 감탄을 불러일으킨 72인의 피아니스트. 한 공연에 등장인물이 72명이나 등장하는 장르는 대규모 오페라나 합창단, 오케스트라를 제..
2024-11-11
지금 우리 사회는 유사 이래로 가장 분열되고 쪼개진 삶을 살고 있다. 우리 사회는 왜 이렇게 여러 갈래로 나뉘어진 것이고 견고한 성채처럼 서로 넘나들 수 없는 벽들이 만들어진 것일까. 자신과 견해가 다른 정치인이, 혹은 정당에 관한 신문 기사가 나오기라도 하면, 이때다..
2024-11-04
10월은 축제의 향연이었다. 진주 남강의 유등축제, 여의도 불꽃축제를 비롯해 충청에도 금산의 인삼, 보은의 대추, 강경의 젓갈, 대전에서는 2024꿀잼대전 힐링캠프, 유성국화 축제 등이 열렸다. 지역을 알리고 서민경제를 살리는 기회로 여겨 점점 축제의 종류가 다양화해지..
2024-10-28
얼마 전, 지역 극단에서 <돼지와 오토바이>(이만희 작, 권영국 연출)를 무대에 올렸다. 오래전 작품이지만 희곡만 봤지 그 무대는 번번이 놓쳤는데 이번에 다행스럽게 극장에서 작품을 챙겨볼 수 있었다. 연극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인물의 구원과 희망을 말하고 있는데..
2024-10-21
6학년 한 아이가 목사님이 운영하시는 신앙 상담 방송에 보낸 상담 내용입니다. 목사님 저는 몇 달 전에 학교에서 가까운 신도시 새 아파트로 이사를 했습니다. 새집이라 깨끗하고, 놀이터도 엄청 좋고, 모든 것이 좋았습니다. 모든 것이 예전 아파트보다 좋았지만 딱 한 가지..
2024-10-14
팬데믹 이후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서민들의 채무불이행이 증가하고 있다. 관련 민원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올해 9월까지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채권추심 민원은 1만 1687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7989건) 대비 46.3% 급증했다. 흔히 발생하는 채권추심 민원사례를 소..
2024-10-07
여름이 끝날 것 같지 않던 가을에 오스트리아 빈을 방문했다. 도착한 날 꾸물꾸물하더니 일주일 내내 비바람이 우산을 종횡무진 날린 천재지변 날씨가 이어졌다. 축축한 신발로 추위에 시린 손을 옷 안에 집어넣고 다녔다. 돌아오는 날 반짝이는 햇빛을 보고 단 하루라도 해를 볼..
2024-09-23
한가위 황금연휴가 지나갔다. 추석 풍경은 올해 더운 날씨만큼이나 갈수록 달라지고 있다. 가족이란 그리움이 있는 고향으로 향하던 행렬은 기세가 꺾였다. 차례상을 직접 만들기보다는 음식을 사서 준비하는 가정이 늘어나며 '혼추족'을 위한 한 끼 명절 음식도 나왔다. 명절 연..
2024-09-15
그 이의 목소리에 물기가 묻어 있다. 이십 년 넘게 진행해온 '고마나루국제연극제'가 별안간 중단될 위기에 있다고 해서 개막식이 열리는 공주문예회관을 찾았다. 항간에 들리는 연극제 지원 배제에 대한 흉흉한 소문들에도 불구하고 이 연극제를 명맥을 이으려는 시민, 예술인들이..
2024-09-09
30대의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휴대전화 매장에 들어가서 지역에 있는 조직 폭력배 이름을 들먹였습니다. 그리고 최신 스마트폰을 주문하고는 가게 주인이 잠시 방심하는 사이에 휴대전화를 가지고 달아났습니다. 이런 수법으로 1년에 130여 대의 휴대전화를 훔쳐 왔습니다..
2024-08-26
뜨겁던 여름의 올림픽 함성이 마침내 멈춰섰다. 이 극한 폭염에도 대한민국 전사들은 더위에 지친 국민에게 청량한 물줄기 그 자체였다. 21개 종목에 출전한 143명의 선수 한 명 한 명 다 훌륭했지만, 특히 대전시 소속 오상욱, 박상원 선수의 대활약은 대전시민의 어깨를..
2024-08-19
지금 우리 사회는 불필요한 논란을 벌이고 있다. 1948년 8월 15일이 건국일이고, 대한민국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이다. 건국이란 나라를 처음 만든다는 것, 창조의 뜻이 담겨있다. 그렇다면 한반도는 1948년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졌는가 땅에서 솟아오른 것인가...
2024-08-12
여름 장마가 지나갔다. 7월 10일 내린 집중호우는 대전과 충청에 꽤 깊고 굵은 주름을 남겼다. 홍수가 지나간 후 자전거를 타고 갑천의 홍수 흔적을 보았는데 제내지(堤內地)의 거의 1층 높이까지 차오른 곳도 있었다. 비가 더 왔더라면 큰 침수피해가 일어났을 듯했다. 도..
2024-08-05
집에 혼자 있을 때는, 에어컨을 켜지 않고 견뎌본다. 선풍기를 돌리며 창문을 열었더니 그간 여름나기 위해 얼마나 참았는지 매미울음 소리가 귀청을 친다. 마감할 게 있는데 끝내지 못하는 게 매미소리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본다. 거절 못하고 말한 것은 지켜야 된다는 우유부단..
2024-07-29
하루라도 술을 마시지 않으면 목에 가시가 돋는다고 생각하며 술을 먹는 술꾼이 있었습니다. 그가 어느 날 존경하는 은사님으로부터 책 한 권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그는 밤을 새워 그 책을 모두 읽었습니다. 그 책에는 술이 인체에 얼마나 해로운 극약인가에 대해 상세히 기술되..
2024-07-22
2023년 5월, 금융당국은 급격한 금리 상승기에 금융소비자가 이자 부담을 경감할 수 있도록 기존 대출을 더 유리한 조건의 대출로 이동할 수 있는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도입하였다. 이를 통해 금융소비자는 필요한 정보에 더 쉽게 접근하여 보다 낮은 금리의 대출을 이용함..
2024-07-15
제33회 올림픽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7월 26일~8월 11일, 한여름 전 세계 사람들 이목을 끌 지구촌 잔치이며 파리를 중심으로 16개 도시에서 개최하는 프랑스 전역의 축제이기도 하다. 100년 만에 다시 파리에서 개최하는 자랑스러운 상황 너머엔 실상 불편함을 감..
2024-07-08
인간이 신과 구분되는 가장 중요한 지점은 욕망의 유무일 것이다. 인간이 에덴 동산에서 쫒겨날 때에도 욕망 때문이었다. 신과 같이 밝은 눈을 가지려는 욕망, 사과라는 과일을 먹고자 하는 소비 충동이 현재의 인간의 모습을 만들었다. 인간이란 욕망하는 존재라는 것, 그것이..
2024-07-01
대전문인협회에서 역사와 문학의 향기를 찾아 해외 문학기행에 나섰다. 대마도는 부산에서 50km쯤 떨어져 있고 날이 좋을 때는 희미하게 보인다. 제주도 면적의 약 38%에 달하지만, 농지가 부족해 빌붙거나 노략질하지 않으면 살 수 없었다. 현재 인구는 2만8천 명 남짓으..
2024-06-24
드디어 아버지가 간밤 꿈에 나타났다. 모처럼 평일에 연극을 본다고 서울을 다녀오니 자정이 넘었다. 한창 서울연극제 기간이어서 공식선정작이라도 챙겨본다고 바쁘게 작품도 보러 다니고 있다. 그날은 극단 바바서커스의 '아는 사람 되기(이은진 작·연출)'를 보고 나오는데 좌석..
2024-06-17
사람은 없어 봐야 그 빈자리를 안다. 있던 가구를 치울 때면 오히려 그 자리가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람은 다르다. 그 사람의 빈자리가 드러나면서 다가오는 서글픔과 불편함. 그것은 때로는 그리움으로까지 이어지지 않던가. -한수산 '거리의 악사' 中- 우리가 흔히..
2024-06-10
국립대전현충원은 추모객과 등산객이 섞여 있는 특별한 추모공간이다. 둘레길을 걷다 추모의 공간으로 가기도 하고 추모 후 자연의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기도 한다. 해마다 6월이 되면 여름의 쨍한 날씨에도 호국영령이 잠든 이곳엔 먹먹함이 감돈다. 아무리 일상의 평화와 삶이 부..
2024-06-03
요즘을 포스트모던 시대라고 하면 좀 식상한 느낌이 든다. 이 사조가 유행하던 것이 1980년대 말 전후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사조의 기원을 더듬어 들어가게 되면, 1950년대 후반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포스트모던이란 모던 이후의 시대이다. 서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