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 칼럼
2023-08-30
지난 8월 23일은 절기상 처서(處暑)다. 처서는 이십사절기 중의 하나로 입추(立秋)와 백로(白露) 사이에 있다. 처서는 일 년 중 늦여름 더위가 물러가는 때를 가리킨다. 늦여름 더위가 물러가면 곧바로 가을이 온다. 그렇다. 지금도 가을이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다. 하지..
2023-08-23
국어사전에서 기부(寄附)란, '자선 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하여 돈이나 물건 따위를 대가 없이 내놓음'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기부문화는 사회적 공공이익을 추구하고 약자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기부문화는 전..
2023-08-16
1904년 대전천변의 한적한 벌판에 철길이 놓이고 그 철길을 건설하기 위한 일본인 노동자들과 그들을 지키기 위한 일본군 수비대가 지금의 동구 원동 부근인 대전정차장 부근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1905년 경부선 철도가 완공되면서 회덕군의 중심이 읍내동에서 대전으..
2023-08-09
대전시의 문화정책은 '일류경제도시 대전'이라는 시정 기조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대형 문화시설을 건립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환원주의적인 경제 도구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 5월 대전시는 민선 8기 대표적인 문화정책으로 '문화시설 확충방안'..
2023-08-02
필자가 한국인이라서 그러하겠지만 우리 한국의 여인, 아내, 어머니는 참으로 슬기롭고 지고지순하며 담대하고 아름답다고 늘 여겨 오고 있는 것이 솔직한 피력이다. 특히 역사를 빛낸 여인상들을 보면 더욱 견고해진다. 모계사회나 부계사회, 과거나 현재도 여성의 역할과 재기가..
2023-07-26
전 세계적으로 AI 시대가 열렸다. 이에 따라 사람에 대한 정의도 새롭게 달라져 가고 있다. 인간에 대한 새로운 정의라는 것은 늙고 병들어 죽는 인간을 초월하여 영원히 살고 싶은 인간이 되고 싶은 새로운 인간을 말한다. 인간의 나약하기 때문에 죽지 않는 불사의 몸이 되..
2023-07-19
동방견문록으로 잘 알려진 마르코 폴로가 몽골의 황제 쿠빌라이 칸에게 우화적인 대화 형식으로 구성한 이야기책이 바로 Invisible City(보이지 않는 도시)다. 주인공인 폴로가 몽골의 칸에게 들려주는 대화 형식으로 된 '보이지 않는 도시'는 이탈리아 작가 이딸로 깔..
2023-07-12
필자는 과거 우연한 기회에 심리를 다루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회복탄력성’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회복탄력성이라는 말은 심리학과 정신의학, 교육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되는 개념이지만 공감하는 바가 있어서 자료나 책을 찾아보게 되었는데 역시 우리에게 주는 의미..
2023-07-05
나이가 들어가자 혼자 있을 때가 많다. 혼자 있어도 크게 외롭거나 고독하지는 않다. 이제는 고독과도 오랜 친구가 되었나 보다. 아니 혼자 있어도 함께 놀 수 있는 친구가 생겼기 때문이다. 잘 가꾼 밭의 흙에서 자라는 오이와 토마토, 옥수수와 가지 등 농작물 친구 말이다..
2023-06-28
우리 민속예술 중에는 독특한 '판'이라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판은 민속예술의 공연장에서 쓰이는 용어이며 행위예술의 표현적 개념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민속악적 용어의 '판'은 다양하게 존재한다. 예를 들어 씨름판과 굿판, 난장판, 소리판, 춤판, 농악판 등 다양한 판들..
2023-06-21
대전시 중구 어남동에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생가터가 있다. 생가터 주차장 옆 단재 홍보관 안에는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려거든 역사를 읽을 것이며 다른 사람들에게 나라를 사랑하게 하려거든 역사를 읽게 할 것이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는 1908년 6월 25일 대한협..
2023-06-14
생성형 AI와 제대로 된 대화의 물꼬를 트기도 전에 세계 최대 화랑인 뉴욕 가고시안 갤러리에 AI의 그림이 걸렸다. 엄밀히 말하면 다큐멘터리 감독 베넷 밀러가 AI에 주문해 몇 초 만에 생성한 그림의 피그먼트 출력물이다. 이처럼 인공지능기술은 기계가 인간의 고유영역에..
2023-06-07
6월 6일은 국민이 하나같이 옷깃을 여미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장병과 순국선열들의 충성을 기념하는 날’인 제68회 현충일을 추념하며 경건하게 지내야 하는 날이다. 현충일은 '충렬을 드러내는 날'이라는 뜻으로, 애국애족한 열사들의 애국심과 국토 방위에 목숨을 바치..
2023-05-31
인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꿔왔다. 18세기 후반 산업혁명의 기계화와 증기동력으로 자동차, 기차, 비행기, 배, TV 등이 대량 생산되면서 세계를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패러다임으로 만들었다. 그 이후 펼쳐진 우주탐사, 컴퓨터, 자동화, IT 정보기술, 생명공학은..
2023-05-24
도시의 탄생에 대해서는 많은 학자들이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여러 갈래로 이루어져 있다. 자연에 결코 만족한 적이 없는 인간이기에 도시를 만든 호모우르바누스는 우리 자신이며 도시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다. 인간의 생존과 욕망을 기반으로 이루어진 도시의 역사는 먼저 이룬..
2023-05-17
최근에 뮤지컬 '베토벤 시즌2'를 보았다. 이 공연을 보고 난 후 필자의 느낌은 공연예술에서의 작품이란 그 작품이 이전에 어떤 평가를 받았든지, 어떠한 이미지로 있었든지 간에 허용된 범위 안에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것을 변화라고 표현한다면 또한 작품의..
2023-05-10
내가 좀 젊었을 때인 지난 1980년대의 어느 날이다. 어떤 운명의 힘에 쫓겨 대전을 떠나 서울에 가서 살게 됐다. 1톤 트럭에 살림을 싣고 금강을 지나고 한강을 지나는 동안 나는 내내 두렵고 불안했다. 알 수 없는 미래로 하여 거듭거듭 가슴이 조여 왔다. 내가 처음..
2023-05-03
'교육'은 인간의 가치와 사회의 지속성을 넓혀주는 활동으로 사회적 책임과 실현을 통해 가치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사회는 물론 과학과 기술, 예술,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번영을 확립하는 요소로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지속 가..
2023-04-26
대전 동구 가양동 우암사적공원 유물관에 들어서면 '해동건곤 존주대의'라는 글귀가 보인다. 이글은 현종 5년 1664년 5월 단오에 '해동건곤 존주대의(海東乾坤 尊周大義)'라 고 쓴 휘호(揮毫)로 노나라 역사서 춘추에서 인용한 글귀다. 이 휘호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있..
2023-04-19
3년여 만에 코로나가 끝나고 간만에 사회 전반에 활력이 돋고 있다. 사회 각 분야는 코로나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고 있으며, 그동안 열리지 못했던 지역축제도 정상 개최로 들썩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 지방선거로 정치 지형이 바뀐 지자체의 경우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2023-04-12
새끼는 지 애미, 애비를 잘 만나야 한다. 배우는 아해들은 선생다운 선생을, 백성은 나라님을 잘 만나야 하느니. 이러하지 못하면 불행하게 지내기 마련이다. 이럴 지경이면 훌훌 털고 벗어나거나 어느 짓이든 미쳐야 차라리 나을 수 있다. 눈 위에 서리 친다는 말이 있다...
2023-04-05
지구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전하며 낮과 밤을 만들어낸다. 이로 인해 빛을 받는 모든 물체나 자연물은 빛과 어둠인 '명암'이 생긴다. 이상하게 인류의 역사도 빛과 어둠의 싸움으로 가득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성경의 요한복음 1장 5절에 '빛이 어둠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
2023-03-29
영국 런던의 한복판 트라팔가 광장의 포트레이트 뮤지엄(국립초상화갤러리),로열 오페라하우스 재계획 등 주요 건축재생에 참여한 영국의 건축가 에드워드 존스에게 반신반의하며 물은 적이 있었다. 우리 도시 서울 무엇을 해야 할까라고 답은 매우 간단명료했다. 잠시 멈추고 생각하..
2023-03-22
최근 필자가 근무하는 공연장의 A 감독이 전화를 걸어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 "본부장님, 정말로 ○○은행에서 제게 직접 전화가 와 해결됐어요"라며 너무 감사하다고 연신 고마워했다. 사연인즉, 우연한 기회에 무대 팀 감독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A 감독이 신혼집을 구하기..
2023-03-15
봄비가 촉촉이 대지를 적시고 있는 주말 오후다. 유리창에 붙어 있는 물방울을 바라보다가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다. 우산을 쓰고 거리로 나가볼까. 모듬내 둑길이라도 걸어볼까. 아직은 바람이 찰 것만 같다. 오늘은 이렇게 비가 내리지만, 어제는 햇볕이 아주 밝았다. 확연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