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17-10-05
#컵 없이 돌려먹는 술잔 소녀 곁에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더니 부끄러운지 아버지 뒤로 몸을 감춘다. 소학교 4학년 치고는 키가 조금 작아보이는 소녀의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보통 예쁜 아이가 아니다. 큰 눈에 짙은 속 눈섭, 거무잡잡한 얼굴색이지만 귀여움이 가득..
2017-10-05
서울매동초등학교에서 전교생이 참석한 가운데 운동장 전면에 세워진 '국기에 대한 맹세 탑' 제막식을 성대하게 치르고 있다. 교장, 교감과 어린이회장단이 전교생 앞에서 탑에 씌워둔 가림 막을 잡아당기면서 지난 1년 동안 폐휴지를 모아 적립한 기금으로 건립한 국기에 대한 맹..
2017-09-29
거울에 비친 미간 주름이 영 거슬린다. 평소에 집중하거나 뭔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나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는 습관 때문에 생긴 주름이다. 만약 웃어서 생긴 예쁜 눈가 주름이라면 이처럼 신경이 쓰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많이 웃고 인상을 쓰지 않으려고 노..
2017-09-29
달이산성은 대둔산 북쪽 충남 논산시 벌곡면 수락리에서 양촌면 오산리로 넘어가는 계곡의 능선 600m 험준한 산 위에 있는 둘레 약 1800m의 장방형 테뫼식 석축산성이다. 고개를 향해 200m쯤 오르면 수락재길 옆 성의 수구이자 남문지가 자리한 계곡 양 옆으로 쌓은 성..
2017-09-29
겁 없는 20대의 무모한 인도/네팔 여행기-4. '판 공 초'로 떠나다! 판공초 투어를 예약하기 위해 '하얀 히말라야'에 방문하였다. 지프차를 빌려서 가야 되기 때문에 혼자서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따라서 동행을 구하기로 하였다. 여행사 창문에는 투어 동행을 구한다..
2017-09-29
마순원이 막스 쉬뢰더 연구소에 온지 벌써 한 달이 되었다. 당초 한 달 정도 연수 계획이어서 돌아갈 때가 된 것이다. 그러나 순원은 좀 더 머물며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바꾸고 있었다. 식물과 식물유전공학에 대해 보다 많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 때문만은 아니었다...
2017-09-29
소여물통이 훌륭한 타악기이들의 춤은 무척 단조로워 보이지만 격렬하면서도 열정적이다. 재미있는 것은 위에서 얘기했듯이 타악기다.아무리 보아도 영락없는 소여물통인데 그 두드리는 소리가 둔탁하면서도 묘한 여운을 남겨준다.통나무에 홈을 파서 윗 부분과 옆 부분을 두드려 대는데..
2017-09-26
안면도 꽃박람회 조직위원회의 전략회의는 김광선 사장과 조정재 자문역이 돌아온 직후에 소집되었다. 하나하나 점검되었다. 첫째로, 박람회의 주제는 여러 논란 끝에 '꽃의 메시지로'로 하고, 부주제로 '꽃의 생각, 인간의 마음'으로 확정하였다. 둘째, 황금 꽃의 주제화는 아..
2017-09-22
충남 논산시 양촌면 산직리는 계룡산에서 갈라져 내린 천호산 줄기의 거의 끝부분 국사봉(國師峰) 동록의 끝자락에 위치했다. 현재 산성의 동벽 곡간평야에는 벌곡천과 곰내 상류 등의 하천변으로 난 호남고속도로, 대전-양촌 방면 지방도가 나란히 지난다. 이 도로 동쪽 건너편에..
2017-09-22
#입장이 불가능한 소수민족 와족교회 운남성 성도 쿤밍(昆明)에도 소수민족들의 문화공간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 있다. 입장료가 비싸 같은 중국인이라도 많이 찾는 곳은 아니다. 수 백만 평의 넓은 대지 안에는 중국의 55개 소수민족들의 독특한 문화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또..
2017-09-22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일이란 언제든지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법이다. 안면도 꽃박람회의 준비도 같았다. 당초에 세워두었던 타임 테이블보다 지연되기 일쑤여서 관계자들은 속으로 애를 태웠다. '디자인 홀딩 2004사'의 김광선 사장도 그와 같은 초조감을 숨기기가 어려..
2017-09-22
레로 출발하기 전 배가 출출해서 숙소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러 갔다. 식당에 들어가니 초등학생쯤 보이는 어린아이가 주문을 받으러 왔다. 메뉴에 적힌 알파벳을 하나하나 적는데 힘들어보여서 가르쳐줬는데 되게 좋아하였다. 저녁을 먹고 새벽 2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2017-09-22
김완기사진전 ‘그땐 그랬지’ 시리즈-65. 태권도앞차기격파시범 (1970, 서울효제초) 문교부지정체육과연구학교였던 서울효제초등학교에 연구결과보고회에 전국에서 모여든 교원들 앞에서 태권도 앞차기격파시범을 보여주고 있다. 대개 2년에 걸쳐 연구를 추진하는데 1년차에는 주제..
2017-09-19
[최민호 소설] 아웃터넷(OUTERNET) 31. 산 산 산, 나무 나무 나무 노명찬은 TV에서 전개되는 화면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미국의 케이블 뉴스채널 CNN은 그날 저녁 전 지구적인 재앙을 뉴스로 토해내느라 숨 가빴다. 호주, 유럽 각국, 그리고 카메룬의..
2017-09-15
가끔 불안을 느낄 때면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나오는 소리가 있다. '집에 가고 싶다' 어릴 적 부모님께서 맞벌이를 하셨기 때문에 친척집에 맡겨질 때가 많았다. 8남매의 맏이인 아버지와 9남매 맏이인 어머니 덕분에 많은 집을 오가며 키워졌다. 두 분 다 맏이라 난 두..
2017-09-15
산타블루 연구소의 조형준은 스크린 위에 전개되는 화면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조박사의 얼굴은 이미 창백하다. 입술이 파랗게 변하였지만, 꼭 다문 채 주위 사람들을 힐끗 둘러보았다. 얼굴색은 다르지만 백인이건 흑인이건, 황인이건 얼굴에서 읽을 수 있는 표정의 의미는..
2017-09-15
충남 논산시 연산면 소재지에서 북쪽으로 관동리 황산성 표지판을 따라 들어가면 호남선 철도를 지난다. 거기서 3, 4km 더 지나 노인회관 좌측으로 아스팔트 포장의 마을길을 계속 좇아가면 꼬부랑 산길이 비스듬히 임도처럼 나 있다. 둘레 약 870m의 테뫼식 산성으로 백제..
2017-09-15
나의 살던 고향은…… 어머님이 금방이라도 달려나오실 것만 같습니다. 80년대말 순천승주낙안읍성 민속마을 이젠 다 사라지고 없는 그 때 그 시절 가슴시리게 그리운 모습들입니다. 글과 사진=이광진 늘봄예술단 회장 이광진 회장은 1953년 대전 출생. 유성초, 유성중, 대성..
2017-09-15
김완기사진전 ‘그땐 그랬지’ 시리즈-64. 예방주사 (1970, 서울안산초) 학교양호실에서 전교생에게 양호교사(지금의 보건교사)가 전염병예방주사를 접종하고 있다. 예방주사는 아이들 각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보건교육의 중요한 행사였다. 오늘날에는 국민경제가 좋아졌고 생활..
2017-09-15
[겁 없는 20대의 무모한 인도/네팔 여행기-2-1. 마날리] 북인도 전통요리 ‘땜뚝’은 한국의 수제비와 비슷 마날리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이라는 바시싯은 ‘노천 유황온천’과 ‘조기니폭포’ 그리고 전통 음식들이 가득 차다. 북인도는 ‘뚝바’랑 ‘땜뚝’ 이라는 전통음식이..
2017-09-12
[최민호 소설] 아웃터넷(OUTERNET) 29. 산타블루 연구소 시윕스 (SeaWiFS: Sea-viewing Wide Field-of-view Sensor). 광역해양 측정 위성. NASA(미 항공 우주국)에서 개발한 이 기구는 많은 연구자들에게 지구의 대양의 색깔..
2017-09-07
해발 1800미터의 고지대
어느 나라나 국경지대는 경비가 삼엄하다. 일반인들의 자유가 그만큼 구속되게 마련이다.
버마(이곳 사람들은 미엔띠엔이라고 부른다)와 국경지대(이곳에선 접경지대라고 칭한다)에 속하는 소수민족 라후족(拉祜族)촌. 완전무장을 한 군인들이 간혹..
2017-09-07
[겁 없는 20대의 무모한 인도/네팔 여행기-2. 마날리]
다음날 아침 빠하르간지의 모습은 평화로웠다. 골목에서 상점가로 나오면 많은 소와 개들을 볼 수 있다. 특히 개는 인도에서 엄청 많다. 원래 개를 엄청 좋아하는 내가 이곳에 오니 지겨울 정도였다.
나는 바로..
2017-09-01
섣달 그믐날의 장족(壮族) 부락은 남녀노소 누구나가 바쁜 순간들이다.
이른 아침부터 집안 대청소를 시작한다. 거실이며 방 구석 구석 먼지를 털어내고 묵은 거미줄을 거둬내는가 하면 쓸고 닦으며 한나절을 보낸다. 어린 시절의 부모님들이 생각난다. 그때 그..
2017-09-01
추석을 앞두고 찾은 시어머니 묘 한 곁에 작은 소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어디에선가 날라 온 소나무 씨앗이 이렇게 자리 잡고 잘 자라고 있는 것이다.
대견한 소나무를 보고 있자니 문득 언젠가 들었던 ‘못난 소나무’ 이야기가 생각났다.
옛 어른들은 ‘못난 소나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