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연의 산성 이야기] 대둔산을 품은 항전지… 6.25때 북한군 숨어들기도

[조영연의 산성 이야기] 대둔산을 품은 항전지… 6.25때 북한군 숨어들기도

제15회 달이산성(達伊山城, 수락리산성-충남 논산시 벌곡면 수락리)과 6.25공비토벌, 곰티재

  • 승인 2017-09-29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4-1달이산성-동에서본
동쪽에서 본 달이산성/사진=조영연


달이산성은 대둔산 북쪽 충남 논산시 벌곡면 수락리에서 양촌면 오산리로 넘어가는 계곡의 능선 600m 험준한 산 위에 있는 둘레 약 1800m의 장방형 테뫼식 석축산성이다. 고개를 향해 200m쯤 오르면 수락재길 옆 성의 수구이자 남문지가 자리한 계곡 양 옆으로 쌓은 성벽이 있다.

월성봉 정상에서 남쪽으로 난 계곡을 둘러쌌으며 현재 서쪽 능선 정상부, 동쪽 능선에 군데군데 석재들이 산재해 있으며 1~2m 3,4단씩 부분적으로 남은 곳을 통해서 보면 자연석 막돌을 허튼층으로 축조한 모습이 발견된다. 그러나 워낙 고지에 위치했으며 사방이 급절벽으로 둘러싸여 그 자체만으로도 천연 성벽을 이뤘다.

암벽에서 떼어낸 자연 할석을 활용 내탁 외축했으나 성벽은 거의 붕괴돼 흔적만 찾을 수 있을 뿐이다. 자연 암벽을 이용했으며 현재 통행로를 제외하고는 문지나 어떤 특별한 시설물은 발견되지 않는다.



거대한 대둔산을 배경으로 그 줄기에 설치됐기 때문에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는 항전지로도 사용될 수 있지만 적은 군사로 산 속에 숨어들어 유격전을 벌일 수도 있는 곳이다. 그런 상황은 최근의 6?25 당시의 모습에서도 엿볼 수 있다. 아군의 총공세에 쫓겨 밀려나던 북괴군들이 숨어 반항하다 우리측 경찰과 군인들에 의해 2년여 만에야 겨우 평정된 사실이 그를 입증한다. 그런 사실이 수락리 맑은 계곡변 승전탑에 기록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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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둔산 승전비/사진=조영연


수락 계곡에서 머지않은 곳에 자리한 영은사 전설은 백제 말기에도 그런 상황이 전개됐을 가능성을 유추하게 해 준다. 그에 따르면 이 일대에서 계백의 백제군과 김유신의 신라군들이 치열한 접전을 벌여 계백과 관창 등이 죽어 이 절에서 그 때 죽은 이들의 넋을 위로했다는 것이다. 그 당시 수적 열세에 놓였던 백제군들이 묵산리산성을 통과해 곰티, 신양리산성 방면으로 진입하는 적 대군에 대항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험고한 요충지를 활용하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수락산성을 서정석은 고려 때 축조한 것으로 보기도 하는데 그런 군사적 요지라면 어떤 형태로든 신라군과의 싸움에서도 작용했을 공산이 크다.

곰티산성(벌곡면 검천리 2구)이 있는 곰티재는 진산과 연산이 각각 20리의 위치에 있어 논산과 금산의 딱 중간 지점이다. 지형상으로는 대둔산과 수락산의 북쪽 줄기 가장 낮은 지점으로 이 산맥상 가장 넘기 수월한 곳이어서 과거 이곳을 통과하는 교통로는 서쪽에서 동쪽 내륙으로 통하는 군사?경제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곰티재에서 보면 건너편 산직리산성과 나리실재가 지방도와 호남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발아래 굽어보이며 지호지간으로 여겨진다.

산성은 곰티재 남쪽 표고 270m 산봉우리에 둘레 약 300m 정도로 토석 혼축한 테뫼식이다.

오작실이 있는 검천리에서는 서진하는 곰티재길은 소위 신라군의 사비 진격 3도 중 중앙길로 추정되는 것이다. 그 중 과거의 곰티재는 군사나 경제적인 면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요충지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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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티재 모습/사진=조영연


그 줄기는 비록 높이는 그리 높지 않지만 양쪽이 칠팔십도 급경사를 이뤄 정상은 마치 칼날 같아 방어선으로는 천연적 요새다. 고갯길은 금산-사비 지름길로 폭도 좁아 많은 군사와 말들이 통과하기에는 어렵다. 그런 여건들을 고려해 볼 때 이 일대를 흥수 등이 이야기하듯이 한 장부(丈夫)가 만 명을 대적할 만하다고 한 탄현으로 가정해 봄 직도 한 곳이다. 신라군이 금산 방면으로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계백을 보냈을 때는 이미 적은 가까이 이르러 시간이 촉박한 편이었지만 계백은 그래도 산직리성이나 이 근처에서 용감히 막아 초기에는 4전 4승을 했던 것이다. 그런 흔적들은 이 일대 도처에 남은 전설들이 대변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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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티재 주막거리/사진=조영연


현재도 곰티재 고개 정상 양쪽에는 이삼 미터 높이의 바윗돌이 폭 2미터 가량 버티고 서 있어 자연스레 성문과 통로같은 형상을 하고 있으며 느티나무 거목과 성황당 흔적이 남아 옛 모습을 짐작게 한다. 폭이 약 2미터 정도 되는 옛길의 흔적이 희미하게 보인다.

오작실 주민 이영규(77세) 옹의 증언에 의하면 1960년대까지도 오작실-곰티-나리실재-연산길은 사람과 우마의 통행이 번성했고 고개 동편 아래에 그들이 쉬어 가던 주막들이 여러 개 있었으며 고개 너머 산직리성 인근에는 주막거리까지 형성됐었다 한다.

조영연 / '시간따라 길따라 다시 밟는 산성과 백제 뒷이야기' 저자

조영연-산성필자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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