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2020-06-09
"야호~ 야호~" 두 손을 입 앞에 모으고 힘껏 외친다.이곳은 해발 1172m의 지리산 정령치 휴게소 위쪽의 잘 다듬어진 등산로다. 방해물 하나 없이 눈 앞에 펼쳐진 확 트인 전경은 황홀함 그 자체다. 명산 중 명산인 지리산과는 첫 만남이기 때문에 즐거움이 더했다. 동..
2020-06-09
지난해 기자협회 연수 차 중국 상하이에 갔다. 공항에서 우리를 픽업한 가이드가 상하이를 설명하며 가장 먼저 한 말은 "상하이는 산이 없는 도시"였다.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도시의 모습은 생경했다. 시선 끝엔 희미하나마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와는 다른 풍경이었다..
2020-06-08
지난주 립글로스를 사려고 백화점에 갔었다. 10년 넘게 샤넬 제품만 고집하는데, 명품이라서가 아니라 단지 색감표현과 기능이 만족스러운 이유에서다. 늘 그랬듯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눈요기할 것도 없이 직원한테서 립글로스를 받아들고 결제하려는데, 그날따라 쿠션(젤 타입 파운..
2020-06-07
지난 20대 국회서 불발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은 대전시민의 삶의 질과 맞닿아있다. 이 개정안엔 2가지 핵심적 사안이 담겼다.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과 정책 보좌관 신설이 주요 내용이다. 일례로 대전시의회는 대전시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시의 눈치를..
2020-06-03
민선 7기 반환점을 돈 허태정 대전시장은 지난 2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전반기 평가와 하반기 과제를 이야기하면서 혁신을 재차 강조했다. 허 시장은 "취임 후 첫 간부회의에서 익숙한 것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혁신이라고 강조한 기억이 있다"면서 "민선7기 전반기 시민소통 과정..
2020-06-01
"두려움이 느껴지겠지만, 직감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세요!"6월의 운세는 꽤 낙관적이다. 직감을 믿고 나아가면 내 삶의 스테이지가 한 단계 올라간다고 점괘가 나왔다. 물론 앞이 보이지 않지만, 내면의 빛에 오롯이 집중하면 전환기를 맞이하게 된단다. 좋은 말을 들으니 괜히..
2020-05-26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피해가 크고,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우 고객 감소로 인한 매출감소로 이어져 자금압박을 큰 피해로 꼽고 있으며, 수출입 제조 중소기업의..
2020-05-25
'약 먹다'. 사람이 엉뚱한 짓을 한다는 관용어다. 왜 이 말이 나왔을까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마약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어울리지도 않게 대중화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마약은 일상생활 속에 노출돼 있다. 그간 마약은 재벌, 사회적 유명인이나 유명연예인의 전유물처럼 여..
2020-05-24
"선생님 안녕하세요~" 서로 인사를 건네고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지난 3월 중순 2학년에 올라간 아이의 새로운 담임 선생님에게 전화가 왔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도 학교에 하루도 가지 못한 상황에서 성함만 아는 담임선생님께 전화가 와 순간 당황했다. 선생님 역시..
2020-05-24
#한 초등학생 남자아이가 있다. 멋있고 자상한 아빠, 병원 부원장으로서 지역사회에서 인정받는 능력있는 엄마와 남 부러울 것 없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의 폭력에 피투성이가 된 엄..
2020-05-20
K리그 대전하나시티즌의 홈 개막전이 있었던 지난 17일, 경기가 종료된 직후 양 팀 감독들의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기자실은 한바탕 폭소가 이어졌다. 기사 마감으로 긴장감이 흘렀던 평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당일 경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1부 리그 FC서울의 홈경기에..
2020-05-19
초등학교 3학년과 5학년 남매가 있다. 예정된 3월 개학이 몇 차례 연기되며 여느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고 있다. 첫째만 과학관련 학원을 다니는 걸 제외하곤 둘 다 집으로 오는 선생님들이 학습과 피아노를 지도해준다.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리던..
2020-05-18
'당신은 그냥 무야, 무. 차라리 진짜 무면 썰어 먹기라도 하지. 너란 인간을 도대체 어디에 써먹어' 김엄지 작가의 '영철이'란 소설에 나오는 문구다. 몇 년 전부터 기초의회에 대한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상한 조합 같지만 무용론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위 소설의..
2020-05-17
밤과 술, 그리고 춤을 즐기는 청춘들에게 진심 어린 하소연을 전했지만, 필자의 하소연은 한낱 지나가는 30대 꼰대의 소리였나보다.'이태원 클럽발' 코로나 전파를 보면서 느낀 점은 코로나19가 다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건 아닌지 우려의 마음이 커짐과 동시에 이럴 줄..
2020-05-13
초·중·고를 대전에서 다니며 그리고 대학을 다니며 타지에 있을 때도 대전 출신임을 자랑했다. 누가 보고 들으면 대전에서 정치할 사람인 것처럼 홍보하고 다녔다. 결혼하고 다시 정착을 위해 무엇에 홀린 것 마냥 대전으로 내려왔다. 대전사람이니까. 대전은 분명 살기 좋은 도..
2020-05-12
1979년 갓 스물이 된 '영호'는 영등포 가리봉동 사탕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다. 그곳에서 동료 '순임'을 만나 절절한 첫사랑을 가슴에 꽃 피운다. 1980년 영호는 군대에 입대했다. 비상 계엄령이 선포됐고 어리버리한 신병은 길을 잃은 소녀를 눈감고 보내주려다 오발로..
2020-05-12
정부에서 11일부터 긴급재난지원금 카드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기자의 가족은 5명. 솔직한 말로 재난지원금 지급 확정 이후 가장 기대했던 것은 지원금 액수였다. 가족 수가 많은 만큼 더 많이 받지 않을까 기대했다. 애석하게도 4인 이상 가구도 100만원 지급이 결정됐다..
2020-05-06
하얀 도화지에 스마트시티라는 주제로 그림을 그려보자.사고도 잦고 많은 비용이 드는 개인 자가용은 지우개로 지우고 일부 구역을 아예 개인차량 진입 제한구역의 안전한 보행환경을 그린다.자가용이 없는 대신 내가 부르면 찾아와 태워주는 셔틀형 공유차 또는 자율운행 자동차 그리..
2020-05-05
지난여름, 3개월 남짓 회사에서 일하던 후배가 떠난 일이 있었다. 후배와 난 '고작 2번, 밖에서 따로 밥 먹은 사이'라는 표현으로 압축될 수 있었다. 적어도 물리적으로 말하면 그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에게 직접 그만둔다는 사실을 확인받았을 땐 야속함이 차올랐었다..
2020-05-05
우리 아빠는 평생을 회식 속에서 살았다. 적어도 지금의 회사에 다닌 후 그 삶이 회식으로 가득 차 있었던 건 확실하다. 물론 지금까지의 수많은 회식이 아빠에 의해서 만들어진 건 아니었을 거다. 좋았던 날도, 도망가고 싶었던 날도, 집에서 쉬고 싶던 날도 있었겠지만 어찌..
2020-05-03
"이번엔 지역 건설업체가 사업 따내기 어려울 거예요." 최근 시공자 선정 절차를 밟고 있는 대전의 한 재개발사업장에서 조합 관계자에게 지역 업체 시공권 확보 가능성에 관해 물었다. 그러자 조합관계자는 지역 업체가 참 집도 잘 짓고 좋기는 하나 조합원들이 대형 브랜드를..
2020-04-29
한창 패스트푸드를 즐겨먹던 때였다. 오랜만에 매장에 들러보니 키오스크('신문, 음료 등을 파는 매점'을 뜻하는 영어단어. 정보서비스와 업무의 무인·자동화를 통해 대중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치한 무인 단말기)가 세 대 설치돼 있었고 사람들은 그 앞에서 기계로 주문..
2020-04-26
사람들은 감내하기 힘든 막다른 환경에 직면하면 이성을 잃기에 십상이다. 그리고 그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 것이 아니라 외부, 즉 '남 탓'으로 돌린다. 특히 상황이 힘이 들수록 이런 경향은 강해진다. 평범한 시민들의 경우에는 "얼마나 힘이 들면 그렇겠어…"용인하고 위로..
2020-04-22
20대 국회 임기가 4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지난 4년을 돌아보면 (적어도 내가 느끼기엔) 잠잠했던 적이 없었다.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보단 당리당략이 우선이었다. 얼핏 떠올려도 마땅히 제·개정됐어야 하는 굵직한 법안 처리 지연에 상당한 시간과 힘을 낭비했다. 국회가..
2020-04-21
며칠 전 외출을 하려고 현관 앞 엘리베이터 앞에 섰는데 뭔가 허전했다. 휴대전화, 자동차 키, 시계까지 찼는데도 느낌이 이상했다. 마스크 챙기는 걸 잊었다는 사실을 지하 주차장까지 내려가서야 알아차렸다. 그냥 출발할까 고민했지만 결국 집으로 돌아갔다. 다시 가려니 귀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