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운세는 꽤 낙관적이다. 직감을 믿고 나아가면 내 삶의 스테이지가 한 단계 올라간다고 점괘가 나왔다. 물론 앞이 보이지 않지만, 내면의 빛에 오롯이 집중하면 전환기를 맞이하게 된단다.
좋은 말을 들으니 괜히 어깨가 펴진다. 물론 들어가는 사이트마다 운세는 다르고, 분석하는 사람마다 점괘를 달리 풀이했지만 대부분 극복할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의 여지가 있었다.
생각해 보면 올해 1월에도 1년 운세를 봤다. 태어난 해로 보는 띠별 운세, 태어난 달로 보는 별자리 운세, 생년월일로 보는 사주팔자 풀이도 했다. 공통적으로 나왔던 건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으니 바쁜 생활 속에서도 틈틈이 컨디션 조절을 해야 한다는 조언, 또 좋은 별의 기운이 내 영역으로 들어왔으니 앞으로 몇 년은 열심히 일하는 만큼 얻을 수 있다고도 했다.
사람들은 나쁜 것은 잊기 위해 노력하고 좋은 것은 믿기 위해 애쓴다. 복채를 내지도 않은 인터넷 운세 혹은 신문 한 켠에서 무심코 본 운세도 별다르지 않다. 좋은 것만 남기고 그 기운으로 한 달이든, 일 년이든 열심히 살아가고자 긍정 기운을 얻는다.
쏜살같다는 말이 올해처럼 잘 어울리는 한 해가 있을까 싶다. 정상적이지 않은 삶인데도 시간은 흘러간다. 힘차게 출발했던 1월, 설 연휴가 있었던 2월을 지나 우리 사회는 3월부터 지금까지도 시간도 삶도 잃어버렸다. 말 그대로 '순삭(순간삭제)'이다.
그러고 보니 1년 운세에 코로나19는 없었다.
예상치 못한 바이러스에 사람이 죽고, 마스크는 필수아이템이 되고, 회사는 문을 닫았고, TV로 인터넷으로 공부하고 있는데 우리의 운세는 코로나를 예측조차 못했다. 의료진들도 코로나가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을 보면 코로나는 어마어마한 악재가 맞는 것 같다.
인생은 예정된 운명으로 가는 듯하다가도 이렇듯 갑작스러운 변수를 만나 방향을 급선회한다. 참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물론 이제 시작하는 6월부터 남은 7개월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1월에 봤던 그 운세처럼 바쁘게 살아갈 수도 있고, 좋은 별의 기운을 받아 힘차고 알차게 연말을 맞이할 지도 모른다.
적절한 인용일지 모르겠지만, 옛말에 '선은 선으로, 악은 악으로 갚는다'는 말이 있다. 우리 운세에는 없었던 변수가 우리 삶을 통째로 뒤흔든다면 우리도 변수로 맞서면 된다. 물론 그 변수는 각자의 감정과 욕망을 절제하는 '사회적 거리'가 기반이 돼야 한다.
대한민국, 그리고 우리 모두의 운명과 앞날을 그려본다. 6월엔 모두에게 '희망'과 '보통의 삶'이 다가오리라. 이건 직감을 믿고 나아가고 싶은 나의 6월 운세이자, 대통할 점괘다.
이해미 경제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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