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일자리가 사라진다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일자리가 사라진다

  • 승인 2020-04-29 09:05
  • 신문게재 2020-04-29 18면
  • 최고은 기자최고은 기자
GettyImages-jv1134941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창 패스트푸드를 즐겨먹던 때였다. 오랜만에 매장에 들러보니 키오스크('신문, 음료 등을 파는 매점'을 뜻하는 영어단어. 정보서비스와 업무의 무인·자동화를 통해 대중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치한 무인 단말기)가 세 대 설치돼 있었고 사람들은 그 앞에서 기계로 주문을 하고 있었다. 점원들은 사람들이 주문한 내역을 모니터로 확인하며 바쁘게 움직였다. 물론 고객을 위한 주문 내역 모니터도 있어 내 차례가 어디까지 왔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런 풍경에서 느낀 점은 확실히 키오스크 시스템은 점원이 직접 주문받는 것보다 로테이션이 빨리 돌아간다는 것이다. 인간보다 정확하고 효율도 좋으니, 어쩌면 그 기계로 인해 점원이 최소 1명 이상은 줄었을지도 모른다.

카페, 영화관, 식당 등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키오스크는 일상생활 속에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역사적으로 보면 기술이 발전하면 산업 현장에 기계가 도입되었고 기계는 인간의 노동을 대체했다. 현재는 사람이 전혀 투입되지 않는 무인화 공장까지 탄생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서 인공지능은 생산의 주체가 되었다. 똑똑한 기계들은 생산 현장에서 생산성을 올리고 노동력을 절감시킨다. 그러나 그 업무를 담당하던 인간들에게 닥쳐올 미래는 일자리 상실이다.

스마트팩토리가 도입되면 한국 내 수백 만 제조업 종사자들 중 78%에 달하는 단순기능직, 조립공 대부분은 자동화 시스템에 의해 일자리를 잃을 것이다. 자율주행차량이 도입되면 운전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화물운전기사, 버스운전기사, 택시운전기사 등을 포함하는 85만 명이 넘는 운전기사라는 업종의 일자리는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여기에 농업이나 서비스업, 각종 전문직 일자리까지 자동화 시스템, 인공지능, 로봇 등이 도입된다면 10년 안에 수백 만 개의 일자리가 기계에 의해 대체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불과 수십 년 전, '미싱공'은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당당한 산업 역군이었다. 이들은 재봉 기술 하나로 옷, 신발, 가방을 만들어내며 노동집약형 제조 산업을 이끌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섬유 산업은 사양 산업이 되었고 재단사는 고급 양복점에서나 볼 수 있는 희귀 직업이 되었다. 이처럼 자동화로 인한 대규모 실직, 자동화된 기계가 가져올 일자리 소멸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기자가 몸담고 있는 신문업계 또한 기사를 쓰는 AI가 등장할 만큼 대체 범위가 늘고 있다.

고용시장은 이미 격랑의 시기를 맞았다. 급변하는 시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우리 모두 한번쯤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편집부 최고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긴박했던 6시간] 윤 대통령 계엄 선포부터 해제까지
  2.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국회 본회의 가결
  3. 계엄사 "국회 정당 등 모든 정치활동 금지"
  4. 충남대, 공주대와 통합 관련 내부소통… 학생들은 반대 목소리
  5. "한밤중 계엄령" 대전시-자치구 화들짝… 관가 종일 술렁
  1. 계엄사 "언론·출판 통제…파업 의료인 48시간 내 본업 복귀해야" [전문]
  2.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3. 갑작스런 비상계엄령에 대전도 후폭풍… 8년 만에 촛불 들었다
  4.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
  5. [사설] 교육공무직·철도노조 파업 자제해야

헤드라인 뉴스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충청권 현안사업·예산 초비상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충청권 현안사업·예산 초비상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면서 정기국회 등 올 연말 여의도에서 추진 동력 확보가 시급한 충청 현안들에 빨간불이 켜졌다. 또 다시 연기된 2차 공공기관 이전부터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 충남 아산경찰병원 건립,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구축, 중부고속도로 확장까지 지역에 즐비한 현안들이 탄핵정국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기 전 지역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과 선제적 대응이 절실하단 지적이다. 3일 오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4일 새벽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등 밤사이 정국은 긴박하게 돌아갔..

대전시, 연말에도 기업유치는 계속된다… 7개 사와 1195억원 업무협약
대전시, 연말에도 기업유치는 계속된다… 7개 사와 1195억원 업무협약

대전시는 4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국내 유망기업 7개 사와 1195억 원 규모 투자와 360여 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아이스펙 한순갑 대표 ▲㈜이즈파크 정재운 부사장 ▲코츠테크놀로지㈜ 임시정 이사 ▲태경전자㈜ 안혜리 대표 ▲㈜테라시스 최치영 대표 ▲㈜한밭중공업 최성일 사장 ▲㈜한빛레이저 김정묵 대표가 참석했다. 협약서에는 기업의 이전 및 신설 투자와 함께, 기업의 원활한 투자 진행을 위한 대전시의 행정적·재정적 지원과 신규고용 창출 및 지역..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이 4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빠르면 6일부터 표결에 들어갈 수도 있으며 본회의 의결 시 윤석열 대통령은 즉시 직무가 정지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은 이날 오후 2시 43분쯤 국회 의안과를 방문해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 탄핵소추안 발의에는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한 6당 의원 190명 전원과 무소속 김종민 의원(세종갑)이 참여했다. 탄핵안에는 윤 대통령이 12월 3일 22시 28분 선포한 비상계엄이 계엄에 필요한 어떤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