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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패스트푸드를 즐겨먹던 때였다. 오랜만에 매장에 들러보니 키오스크('신문, 음료 등을 파는 매점'을 뜻하는 영어단어. 정보서비스와 업무의 무인·자동화를 통해 대중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치한 무인 단말기)가 세 대 설치돼 있었고 사람들은 그 앞에서 기계로 주문을 하고 있었다. 점원들은 사람들이 주문한 내역을 모니터로 확인하며 바쁘게 움직였다. 물론 고객을 위한 주문 내역 모니터도 있어 내 차례가 어디까지 왔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런 풍경에서 느낀 점은 확실히 키오스크 시스템은 점원이 직접 주문받는 것보다 로테이션이 빨리 돌아간다는 것이다. 인간보다 정확하고 효율도 좋으니, 어쩌면 그 기계로 인해 점원이 최소 1명 이상은 줄었을지도 모른다.
카페, 영화관, 식당 등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키오스크는 일상생활 속에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역사적으로 보면 기술이 발전하면 산업 현장에 기계가 도입되었고 기계는 인간의 노동을 대체했다. 현재는 사람이 전혀 투입되지 않는 무인화 공장까지 탄생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서 인공지능은 생산의 주체가 되었다. 똑똑한 기계들은 생산 현장에서 생산성을 올리고 노동력을 절감시킨다. 그러나 그 업무를 담당하던 인간들에게 닥쳐올 미래는 일자리 상실이다.
스마트팩토리가 도입되면 한국 내 수백 만 제조업 종사자들 중 78%에 달하는 단순기능직, 조립공 대부분은 자동화 시스템에 의해 일자리를 잃을 것이다. 자율주행차량이 도입되면 운전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화물운전기사, 버스운전기사, 택시운전기사 등을 포함하는 85만 명이 넘는 운전기사라는 업종의 일자리는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여기에 농업이나 서비스업, 각종 전문직 일자리까지 자동화 시스템, 인공지능, 로봇 등이 도입된다면 10년 안에 수백 만 개의 일자리가 기계에 의해 대체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불과 수십 년 전, '미싱공'은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당당한 산업 역군이었다. 이들은 재봉 기술 하나로 옷, 신발, 가방을 만들어내며 노동집약형 제조 산업을 이끌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섬유 산업은 사양 산업이 되었고 재단사는 고급 양복점에서나 볼 수 있는 희귀 직업이 되었다. 이처럼 자동화로 인한 대규모 실직, 자동화된 기계가 가져올 일자리 소멸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기자가 몸담고 있는 신문업계 또한 기사를 쓰는 AI가 등장할 만큼 대체 범위가 늘고 있다.
고용시장은 이미 격랑의 시기를 맞았다. 급변하는 시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우리 모두 한번쯤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편집부 최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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