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내 이럴 줄 알았다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내 이럴 줄 알았다

신가람 행정산업부 기자

  • 승인 2020-05-17 19:55
  • 수정 2020-09-01 09:55
  • 신문게재 2020-05-18 18면
  • 신가람 기자신가람 기자
신가람 증명사진
행정산업부 신가람 기자
밤과 술, 그리고 춤을 즐기는 청춘들에게 진심 어린 하소연을 전했지만, 필자의 하소연은 한낱 지나가는 30대 꼰대의 소리였나보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 전파를 보면서 느낀 점은 코로나19가 다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건 아닌지 우려의 마음이 커짐과 동시에 이럴 줄 알았다는 생각뿐이다.

사실 지금의 시기가 이해를 할 수 있는 시기인 건 분명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몇 주째 이어지고, 거리마다 피어나는 꽃들의 향기가 모든 사람의 행복을 부추기는 이 때에 외출 및 모임을 하는 건 당연할 수 있다.

코로나19 감염 전파를 위한 수칙도 여전히 '생활방역'단계가 진행되면서 긴장을 늦춰선 안 되는 상황이지만, 사실 코로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본다면 수많은 청춘은 이렇게 답할 것이다.



"에이, 겁쟁이같이 요즘 누가 코로나 신경 써요"

청춘들에게 들리지 않는 소리인 걸 뻔히 알면서도 필자는 왜 청춘들에게 이런 하소연을 내뱉고 있을까.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감 같은 유치한 생각보다는 그저 필자가 가장 후회하고 있는 삶에 대해 청춘들이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어떤 안타까움의 마음이랄까.

걸어온 인생을 돌이켜보면 후회를 많이 하는 성향은 아니었지만,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행동들에 대해 생각해보니 단연 술 마시고 밤새 클럽 같은 곳이나 돌아다닌 행동들이 떠올랐다.

지난달이었을까. 현재 30대에 접어들고 전부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그때 당시 무리가 모인 자리에서 미련이 가득했던 과거를 회상했다.

"생각해보자. 우리가 그때 술값이나 유흥에만 쓴 비용만 모으면 얼마일까?"

"수백만 원은 되지 않을까?"

"아니. 한 사람당 고급승용차 한 대씩 샀을걸"

단순히 비용의 문제를 떠나 그 당시를 후회하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전부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인생을 즐긴다는 개념과 단순히 아무 생각 없이 술 마시며 노는 개념은 확연히 다른 개념이다. 인생을 즐긴다는 개념은 작은 어떤 행위라도 인생에 대한 성찰이 물들어 있고, 성찰과 함께 훗날 바라보는 본인의 모습도 그려져 있다.

잠깐 10년 뒤라는 미래 여행을 떠나, 본인에게 '인생을 제대로 즐겼는가'라고 던진 물음에 그대들은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즐긴 건 모르겠지만, 인생을 고귀하게는 여겼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실 살면서 느껴지는 모든 것 중에서도 쾌락을 중심으로 인간이 반응하겠지만, 쾌락만 좇는다면 삶이 비루해질 수밖에 없다. 쾌락을 일시적으로 만족 시켜주는 술, 마약 등을 보면 끝이 좋은 건 무엇인가. 또한, 남는 건 무엇인가.

삶의 방향에 대해서 누구도 알 수 없고 언젠가 흙 돼버릴 우리 육신이지만, 그만큼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삶에 대해 그저 남들이 쫓기나 하는 쾌락에나 빠져있는 인생으로 살아갈 것인가.

기억하자. 우리는 오늘도 조금씩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 신가람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긴박했던 6시간] 윤 대통령 계엄 선포부터 해제까지
  2.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국회 본회의 가결
  3. 계엄사 "국회 정당 등 모든 정치활동 금지"
  4. 충남대, 공주대와 통합 관련 내부소통… 학생들은 반대 목소리
  5. "한밤중 계엄령" 대전시-자치구 화들짝… 관가 종일 술렁
  1. 계엄사 "언론·출판 통제…파업 의료인 48시간 내 본업 복귀해야" [전문]
  2.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3. 갑작스런 비상계엄령에 대전도 후폭풍… 8년 만에 촛불 들었다
  4.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
  5. [사설] 교육공무직·철도노조 파업 자제해야

헤드라인 뉴스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충청권 현안사업·예산 초비상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충청권 현안사업·예산 초비상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면서 정기국회 등 올 연말 여의도에서 추진 동력 확보가 시급한 충청 현안들에 빨간불이 켜졌다. 또 다시 연기된 2차 공공기관 이전부터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 충남 아산경찰병원 건립,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구축, 중부고속도로 확장까지 지역에 즐비한 현안들이 탄핵정국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기 전 지역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과 선제적 대응이 절실하단 지적이다. 3일 오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4일 새벽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등 밤사이 정국은 긴박하게 돌아갔..

대전시, 연말에도 기업유치는 계속된다… 7개 사와 1195억원 업무협약
대전시, 연말에도 기업유치는 계속된다… 7개 사와 1195억원 업무협약

대전시는 4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국내 유망기업 7개 사와 1195억 원 규모 투자와 360여 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아이스펙 한순갑 대표 ▲㈜이즈파크 정재운 부사장 ▲코츠테크놀로지㈜ 임시정 이사 ▲태경전자㈜ 안혜리 대표 ▲㈜테라시스 최치영 대표 ▲㈜한밭중공업 최성일 사장 ▲㈜한빛레이저 김정묵 대표가 참석했다. 협약서에는 기업의 이전 및 신설 투자와 함께, 기업의 원활한 투자 진행을 위한 대전시의 행정적·재정적 지원과 신규고용 창출 및 지역..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이 4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빠르면 6일부터 표결에 들어갈 수도 있으며 본회의 의결 시 윤석열 대통령은 즉시 직무가 정지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은 이날 오후 2시 43분쯤 국회 의안과를 방문해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 탄핵소추안 발의에는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한 6당 의원 190명 전원과 무소속 김종민 의원(세종갑)이 참여했다. 탄핵안에는 윤 대통령이 12월 3일 22시 28분 선포한 비상계엄이 계엄에 필요한 어떤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