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2024-04-25
어느 날 쉬는 시간. "얘들아, 창문으로 그렇게 넘어 다니면 안 돼." "선생님, 우리는 1학년 때부터 이렇게 다녔어요. 헤헤 (통창을 열고 밖으로 뛰어나간다)" 이게 무슨 대화냐면 이 학교 3년 차인 우리 반 아이들 5명과 출근한 지 며칠 되지 않은 교사 1명, 즉..
2024-04-11
저는 교사로서 십수 년 수업에서 학생들을 만나왔습니다. 제 수업 시간 속에서 '학생들의 배움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저 자신에게 던져봅니다. '나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들만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암기를 강요한 것은 아닐까?, 학생들에게 진짜 중요하고 의미 있는 수업..
2024-04-04
"넌 왜 교사가 되고 싶니?" 고교 시절 3년 내내 진로희망 칸에 교사를 적어내던 나에게 고등학교 3학년 담임 선생님께서 하신 질문이다. 그때의 나는 망설임 없이 자신감 있게 답했다. "저희처럼 농어촌 지역에 사는 아이들에게 더 큰 세상을 보여주고, 다양한 학습 경험을..
2024-03-21
3월의 학교는 새로운 학년도의 입학식, 상급학년도의 새 학기 새 출발의 달이다. 인생의 꿈을 가득 실은 배가 출항하는 것처럼 설레 임이 가득한 달이다. 이러한 꿈을 가득 실은 푸른 용의 배가 순항하고 풍성한 만선의 결실이 되도록 간절한 마음을 담은 새 학기 새 출발의..
2024-03-14
2022년 11월에 출시된 인공지능(AI) ChatGPT는 사람들의 생활모습을 새롭게 바꿨다.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자비스처럼 작동환경만 갖춰져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정보를 찾을 수 있고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필자처럼 영어를 잘 못하는 사..
2024-02-22
봄이 오고 있다. 희망의 속삭임이 창가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지난 여름 교내 이곳저곳 공사로 1월 29일까지 2학기 학사운영을 한 끝이라 2월의 교정은 더없이 고요하다. '역시 학교는 학생들의 시끌벅적한 재잘거림과 드높은 웃음소리가 있어야 생물(生物)이구나'라는 상념에..
2024-02-15
2023년 3월, 학교 구성원이 대거 바뀌고, 국어, 미술, 가정 선생님이 우리 학교로 전입해오셨다. 3월 1~2주를 거치며 세 분이 학교 구성원 누구보다도 수업을 잘해보겠다는 의지가 크고, 새로운 활동에 도전하는 것에 대한 거리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2024-01-25
24절기 중 마지막 절기인 대한(大寒)이 지났지만 아직 영하의 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예전의 농가에서 겨울철은 농한기로 1년 중 가장 여유로운 계절이다. 가을걷이가 끝나면 이듬해 뿌릴 종자를 잘 보관해 두고는 따뜻한 화롯불을 사이에 두고 옹기종기 모여 시시콜콜한..
2024-01-18
대규모 다인수 학급에서 근무하던 나는 교직 경력 20년 만에 처음으로 작은 학교생활을 하게 됐다. 30명에 가까운 아이들과의 전쟁 같은 일상과 업무 전쟁에서 벗어나 이곳에 온지도 벌써 4년째 접어들었다. 지난해 내가 만난 아이들은 모두 4명이다. 여학생 한 명에 남학생..
2024-01-04
강산이 두어번쯤 바뀔만한 이 경력에도 학교를 옮긴다는 것은 설레고 두렵다. "근데 그거 들으셨어요? 여기 학교요. 1년에 1억원씩 쓰는 3년짜리 선도학교 됐다고 하던데." 2023년 2월, 새롭게 옮긴 학교로 업무를 쓰러 간 자리에서 맞은 편 새로 오신 선생님이 나지막..
2023-12-28
학교는 새 학기 준비의 필수과정으로 학급을 편성한다. 이 시기가 한해의 시작점으로, 고심하여 편성하는 학급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구성원의 좋은 시너지로 인해 생활하기에 수월한 반이 있고 반대로 악영향을 끼치는 조합의 반이 있다. 그래서 교사들의 입장에서는 새로 맡게 되는..
2023-12-19
"씽씽씽" 순간적으로 교실을 채우는 이 소리는 3D 프린터가 동작하는 소리입니다. 간접적으로 학생들의 상상을 현실로 전환하는 도구로, 제 교실에서 3D프린터는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저는 메이커 교육을 실천하는 교사입니다. 메이커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창의적인..
2023-11-30
"이번 주 금요일 커피는 제가 낼게요." 명절 상여금을 받아서, 코로나에 걸려서, 대화하고 싶어서 등 각종 핑계를 모아 금요일 오후 1시에 중학교 과정 교사들이 협의회실에 모인다. 주말 이야기, 육아 고민 등 개인사와 함께 중학교 학생들의 요구, 강약 점과 행동 지원..
2023-11-23
대한민국의 교육 기적은 세계경제 10대 강국의 반열에 오르게 한 요인 중 하나로 인정받아 왔다. 교육력이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증명된 나라로서 자랑스러움이 넘쳐난 21세기 대한민국이다. 그러면 교육력 또한 세계 10대 강국의 위치에 당당히 있어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2023-11-16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없어서 그런가. 내가 잘 가르치고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어." 가까운 사람들에게 숱하게 토로했다. "직업의 기쁨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요? 선생님은 언제 보람을 느끼세요?" 여쭤보기도 여러 번이었다. 훌륭한 선생님들이 집필하신 교육서적도 뒤적이고,..
2023-11-02
대전에 훌륭한 교육장이 있다. 바로 '국립대전현충원'이다. 14만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묻혀있는 국가보훈부 산하 국립묘지다. 국가 영웅을 기리는 보훈 성지이며, 성묘나 제례(祭禮) 성격의 기념식을 하는 곳이다. 올해 '서해수호의 날' 행사에 대전도시과학고 학생들이 초대..
2023-10-19
"AI,AI,AI" 지난 해 7월, 청와대 접견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AI'를 하루에도 몇 번씩 외쳐달라고 말하고 돌아갔다. 그리고 이를 위해 'AI교육, AI투자, AI협작'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본인의 2주년..
2023-10-12
매년 3월 새로운 학년이 시작되고 새로운 학생들의 담임을 맡게 되면 반드시 넘어야 하는 큰 과제가 있으니 바로 학생별 등·하교 방법 및 통학버스 호수 외우기다. 많으면 6명, 적으면 4~5명인 학생들 수가 현장에서 느끼는 온도에 따라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데 희한하..
2023-10-03
꿈과 관련된 진로 교육을 하던 어느 날 한 학생이 나에게 물었다. '선생님! 선생님은 꿈이 있어요?' 학생의 질문에 순간 멈칫했다. 선생님이 되기 전 나의 꿈은 선생님이었다. 그 이후로는 딱히 무언가를 하고 싶다거나 이루고 싶은 것이 있었나 싶다. 선생님이 된 지금의..
2023-09-21
미래의 희망은 '교육'이라는 부모님의 확고한 믿음과 '꿈'의 실현을 위해 애써 주셨던 선생님들 덕분에 학생들의 성장을 돕는 중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어 기쁘다. 1989년 지금의 세종시에 있었던 중학교에 교사로서 첫발을 내디디며 스스로 다짐했던 '학생들에게 본이 되자'..
2023-09-14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해당 속담은 '부지런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은 침체되지 않고 계속 발전한다'라고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이 속담은 나의 교직생활의 중심이 되어 안온한 현실에 무던해지기보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성실한 교사가 되고자..
2023-08-24
초등교사인 나는 2023년 현재 전교생이 2명인 섬마을 분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본교 6학년 학생 중 희망자를 선정해 10명씩 2회에 걸쳐 총 20명을 분교로 초대해 주말 2박 3일 캠핑을 했다. 학교 운동장에 설치한 텐트에서 자고, 음식도 직접 해 먹으..
2023-08-17
"쌤, 이번에 반장 선거 나갔다가 아깝게 떨어졌습니다." 내년이면 고등학생이 되는 A 군에게 연락이 왔다. 매번 그렇듯 A 군 연락이 오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통화하고 얼마 뒤에는 식사하며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눈다. 4년 전에 처음 만난 A 군은 학교폭력 가해 학..
2023-08-10
올해는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던 여름이었다. 주변을 삼킬 듯 쏟아지는 빗소리에 놀라 모두 움츠리고 있지만 교실에선 빗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학생들의 모습과 그들이 두드리는 경쾌한 키보드 소리가 가득하다. 대덕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등학교의 7월..
2023-07-27
2022년 한국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구글 검색어는 무엇일까? '기후변화'라고 한다. 기후변화는 눈에 보이지 않아 실감하기 어렵지만, 현재진행 중인 문제이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한 개인의 실천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는, 공동체적 연대를 전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