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영 장학사 |
메이커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창의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실제 물건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문제 해결 능력, 창의력, 그리고 협업 능력 등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이런 교육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학생들이 단순히 지식을 수용하는 수동적인 학습자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창조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동적인 학습자로 성장하도록 돕기 위함입니다. 학생들에게 단순히 지식을 주입하는 교육 방식보다는, 그들 스스로가 생각하고, 창조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현대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창의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 필수적입니다. 메이커 교육은 이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효과적인 교육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지식을 단순히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직접 '생각'하고 '행동'하는 능력을 키웁니다. 이것이 바로 제 교육 철학입니다.
'물체의 빠르기'라는 과학 단원을 가르칠 때, 교과서에서는 종이 자동차를 만들어 경주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안전사고를 초래할 수 있어 다른 방법을 고안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법은 3D 프린터를 활용한 '풍선 자동차' 제작입니다.
3D 프린터로 차체를 만들고, 풍선에서 나오는 공기의 힘을 이용해 자동차가 움직이는 원리를 학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Tinker cad라는 디자인 툴을 활용해 자동차를 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빠르기의 개념을 이해하고, 직접 차를 만드는 과정을 통해 물리학적 원리를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수업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단기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2020년부터 시작한 '세종메이커교육연구회'에서 여러 학교 선생님들과 저는 저녁 시간을 활용해 메이커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때의 주제는 '3D프린터를 활용한 수업'이었습니다.
3D 프린터의 작동 방법, 모델링과 출력하는 방법을 배우고, 이를 수업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풍선 자동차 제작은 그런 과정에서 탄생한 아이디어였습니다. 이런 준비과정 속에서 제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교육 방식을 고민하며 성장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1학기에 시작된 메이커 교육 준비과정은 컴퓨터실에서 Tinker cad 프로그램을 활용한 3D 모델링 학습으로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가방에 달 수 있는 네임택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서로 물어보며 배우는 과정을 경험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학생들 간의 협력과 도움이 빛을 발했습니다.
1학기 말에는 학생들에게 '풍선 자동차' 제작 미션을 내었습니다. 기본적인 차체 디자인을 제공하고, 학생들은 이에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더해 자신만의 풍선 자동차를 만들었습니다. 2학기에는 이렇게 디자인한 자동차를 3D 프린터로 출력하고, 자동차의 빠르기를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풍선 자동차는 앞으로 잘 나아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풍선이 바닥에 닿아 방향을 바꾸거나 원하는 거리를 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음 해에는 풍선 대신 전기모터를 사용한 3D 프린터 활용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며 메이커 교육의 노하우를 쌓아가며, 학생들은 짧은 시간에 놀라울 정도로 완성도 있는 자동차를 제작했습니다. 더욱이, 학생들의 협업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 모습을 보았습니다.
메이커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무언가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창의력과 협업 능력을 키우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메이커 교육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더 큰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나의 메이커 교육은 3D 프린팅 뿐만 아니라 목공 수업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생태계 보전을 위한 실천 활동으로, 학생들과 함께 학교 옆 달님 뜰에 사는 새들을 위한 새집을 만들었습니다. 이 새집은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 달님 뜰에 설치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단순한 지식 습득 이상의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생태계 보전을 위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되었고, 이에 대한 관심을 끌게 되었습니다. 직접 만들고, 그것을 실제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메이커 교육의 가치를 체감하였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학생들이 더 큰 세상에 대한 이해와 책임감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제가 교육자로서 가장 큰 보람입니다.
메이커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수업의 주체가 되어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교과서 위주의 수업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특성과 필요성에 맞춰 다양한 활동을 통해 배우는 경험은 그 자체로 새롭고 즐거운 변화였습니다.
물론, 이러한 수업을 준비하고 구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를 통해 학생들이 배워나가는 다양한 역량과 능력은 그 시간과 노력을 뛰어넘는 가치를 가진다고 믿습니다.
미래의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아는 것보다, 다양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제 저는 교육청에서 그런 역량 중심의 교육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종시의 많은 선생님이 메이커 교육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통해 역량 중심의 수업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성장과 변화를 경험하길 기대합니다.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함께 성장하는 교육이라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교육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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