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메이커 교육을 통한 교육의 혁신과 성장

  • 오피니언
  • 교단만필

[교단만필] 메이커 교육을 통한 교육의 혁신과 성장

세종시교육청 정책기획과 유재영 장학사

  • 승인 2023-12-19 12:25
  • 이승규 기자이승규 기자
유재영
유재영 장학사
"씽씽씽" 순간적으로 교실을 채우는 이 소리는 3D 프린터가 동작하는 소리입니다. 간접적으로 학생들의 상상을 현실로 전환하는 도구로, 제 교실에서 3D프린터는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저는 메이커 교육을 실천하는 교사입니다.

메이커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창의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실제 물건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문제 해결 능력, 창의력, 그리고 협업 능력 등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이런 교육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학생들이 단순히 지식을 수용하는 수동적인 학습자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창조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동적인 학습자로 성장하도록 돕기 위함입니다. 학생들에게 단순히 지식을 주입하는 교육 방식보다는, 그들 스스로가 생각하고, 창조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현대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창의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 필수적입니다. 메이커 교육은 이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효과적인 교육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지식을 단순히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직접 '생각'하고 '행동'하는 능력을 키웁니다. 이것이 바로 제 교육 철학입니다.

'물체의 빠르기'라는 과학 단원을 가르칠 때, 교과서에서는 종이 자동차를 만들어 경주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안전사고를 초래할 수 있어 다른 방법을 고안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법은 3D 프린터를 활용한 '풍선 자동차' 제작입니다.



3D 프린터로 차체를 만들고, 풍선에서 나오는 공기의 힘을 이용해 자동차가 움직이는 원리를 학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Tinker cad라는 디자인 툴을 활용해 자동차를 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빠르기의 개념을 이해하고, 직접 차를 만드는 과정을 통해 물리학적 원리를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수업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단기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2020년부터 시작한 '세종메이커교육연구회'에서 여러 학교 선생님들과 저는 저녁 시간을 활용해 메이커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때의 주제는 '3D프린터를 활용한 수업'이었습니다.

3D 프린터의 작동 방법, 모델링과 출력하는 방법을 배우고, 이를 수업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풍선 자동차 제작은 그런 과정에서 탄생한 아이디어였습니다. 이런 준비과정 속에서 제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교육 방식을 고민하며 성장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1학기에 시작된 메이커 교육 준비과정은 컴퓨터실에서 Tinker cad 프로그램을 활용한 3D 모델링 학습으로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가방에 달 수 있는 네임택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서로 물어보며 배우는 과정을 경험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학생들 간의 협력과 도움이 빛을 발했습니다.

1학기 말에는 학생들에게 '풍선 자동차' 제작 미션을 내었습니다. 기본적인 차체 디자인을 제공하고, 학생들은 이에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더해 자신만의 풍선 자동차를 만들었습니다. 2학기에는 이렇게 디자인한 자동차를 3D 프린터로 출력하고, 자동차의 빠르기를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풍선 자동차는 앞으로 잘 나아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풍선이 바닥에 닿아 방향을 바꾸거나 원하는 거리를 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음 해에는 풍선 대신 전기모터를 사용한 3D 프린터 활용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며 메이커 교육의 노하우를 쌓아가며, 학생들은 짧은 시간에 놀라울 정도로 완성도 있는 자동차를 제작했습니다. 더욱이, 학생들의 협업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 모습을 보았습니다.

메이커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무언가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창의력과 협업 능력을 키우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메이커 교육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더 큰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나의 메이커 교육은 3D 프린팅 뿐만 아니라 목공 수업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생태계 보전을 위한 실천 활동으로, 학생들과 함께 학교 옆 달님 뜰에 사는 새들을 위한 새집을 만들었습니다. 이 새집은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 달님 뜰에 설치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단순한 지식 습득 이상의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생태계 보전을 위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되었고, 이에 대한 관심을 끌게 되었습니다. 직접 만들고, 그것을 실제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메이커 교육의 가치를 체감하였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학생들이 더 큰 세상에 대한 이해와 책임감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제가 교육자로서 가장 큰 보람입니다.

메이커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수업의 주체가 되어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교과서 위주의 수업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특성과 필요성에 맞춰 다양한 활동을 통해 배우는 경험은 그 자체로 새롭고 즐거운 변화였습니다.

물론, 이러한 수업을 준비하고 구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를 통해 학생들이 배워나가는 다양한 역량과 능력은 그 시간과 노력을 뛰어넘는 가치를 가진다고 믿습니다.

미래의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아는 것보다, 다양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제 저는 교육청에서 그런 역량 중심의 교육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종시의 많은 선생님이 메이커 교육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통해 역량 중심의 수업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성장과 변화를 경험하길 기대합니다.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함께 성장하는 교육이라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교육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