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2020-10-16
조선의 몇 안 되는 청백리(淸白吏) 중 청백리 황희(黃喜, 1363~1452, 조선 문신)정승, 모르는 사람이 없을 듯하다. 정사나 야사, 각종 설화에 수많은 얘기가 전한다. 상반되는 이야기도 많다. 성격이 우유부단하다거나 강직하다. 청백리라 하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
2020-10-09
산이나 강변 거닐다보면 덱(deck)이 흔하게 눈에 띈다. 다양한 깔개가 깔려있기도 하고, 심지어 산길 모두 계단으로 덮어 놓은 곳도 있다. 아마 훼손을 줄이고 관리가 편리한 까닭이리라. 질퍽하거나 요철이 심한길보다 걷는 사람에게도 다소 편안 할 것이다. 잠깐만 생각해..
2020-10-09
봄내음을 가득 실은 훈풍의 싱그러움에 코가 씰룩거리는 듯했다. 희살(戱殺)짓는 바람의 장난에 이제 갓 피어난 벚꽃들이 고공무용으로 시달리고 있었다. 바람치고는 한 번 쥐어박고 싶은 심술쟁이였다. 소복한 무용수의 춤사위마다 안쓰러움을 더해 주는 못된 놈이었기 때문이리라...
2020-10-07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이라고 하는 대한민국 청년들. 많이 공부하고 좋은 학력을 가지면 좋은 직업이 보장될 것으로 믿었던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힘들어하고 있다. 일자리는 오늘의 절박함이자 미래의 이슈다. 대한민국에 일자리가 없는 이유가 무엇일까? '졸업과 동시에..
2020-10-02
역사를 돌아보다 보면, 좋은 일만 눈에 띄는 것은 아니다. 왜 이리 지리멸렬하고 어리석었을까? 무모한 일을 벌였을까? 의문이 드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경악하거나 울화통이 터지기도 한다. 문제는 그런 일이 현재에도 버젓이 만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왜일까? 역사는 반복..
2020-09-25
우리 모두 알고 있는 바와 다르지 않다. 조선왕조실록 역시 연산군을 최악의 왕으로 기록하고 있다. 법을 함부로 고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국법 자체를 부정하고, 자신만의 향락 추구에 모든 역량을 동원한다. 본인 뜻에 어긋나면 모두 죄가 된다. 노래 부르는 데 열심히..
2020-09-25
세상에 갓 태어난 아기가 제대로 걷게 되기까지엔 3천 번을 넘어져야 한다고 한다. 이 3천 번이 틀에 박힌 숫자는 아니겠지만, 우리는 누구 할 것 없이 3천 번이란 많은 회수를 넘어졌다 일어난 사람들임에 틀림없다. 우리는 살아오는 삶에서도 많이 넘어졌지만, 앞으로의 삶..
2020-09-25
아내를 사랑한다는 것은 하나님보시기에 좋은 일이다. 그리고 그것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더구나 병이 깊어 사그러드는 아내를 돌본다는 것은 안타까우면서도 행복에 겨운 일이다. 아직은 아내가 내 곁에서 숨을 쉬고 있기 때문이다. 난 내 아내 때문에 1년 365일 늘..
2020-09-11
나는 최근에 부동산 토지 분할 문제로 주민등록 초본을 떼 본 적이 있다. 발급받은 주민등록 초본에는 놀랍게도 주소 변동 - 이사 횟수 - 이 무려 A4 용지 3장으로 이사 횟수가 31번이나 되었다. 나는 A4 용지 3장이나 되는 이사 경력이 부끄러웠다. 자책감에 가슴이..
2020-09-11
일반인보다 좀 탁월한 업적이 있다 싶으면 뭔가 신비로운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게 인지상정일까? 놀랄만한 이야기가 많이 전한다. 기리고 싶고 기억하고 싶은 존경심의 발로일까? 이야기 속 사건이나 인물이 조각상이나 그림으로 후세에 전해지기도 한다. '고사 인물도'도 그중..
2020-09-04
우리는 24시간 늘 어떤 대상을 만난다. 느낌 없이 지나치거나, 일상적인 일도 문득 공감 상대로 마음에 와닿을 때가 있다. 자신의 상태에 따라 깨달음이 되기도 한다. 조선 정조대왕이 세상을 떠남으로써 왕권은 급격히 약화 된다. 왕권뿐 아니라 문화예술을 비롯한 각종 사회..
2020-08-28
천주교가 조선에 전파되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초 무렵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정조 15(1791)년 천주교(邪學이라 명명)가 처음 등장한다. 사람은 무슨 일이고 오래 겪다 보면 지루함을 느낀다. 게다가 사대부 못지않은 교양으로 중무장한 중인이 대거 등장하고..
2020-08-28
우리 선인들은 늦가을에 감을 딸 때에도 그걸 다 따지 않고 몇 개를 나무에 꼭 남겨 놓았다. 우리는 그걸 소위 까치밥이라 하는데 그 까치밥에 숨어 있는 우리 선인들의 삶의 자세를 간과(看過)해서는 아니 되겠다. 거기에는 까치들도 함께 먹고 살아야 한다는 선인들의 배려심..
2020-08-23
너 나 우리 더불어 사는 주변에여기저기서 쉽게 보는 민들레소박하고 검소한 민초의 꽃이여순결한 향기 수줍게 풍기는구나언제 어데서나 친근한 민들레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이유 때문에뿌리마저 위험한 기구한 운명생사의 기로에서 발상의 전환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고!꽃이 지는..
2020-08-21
전대미문 기나긴 재난의 연속으로 답답하고 우울한 마음이다. 달랠 길이 없을까 고민하다 아침 일찍 산행에 나섰다. 충북 영동군 심천면 소재 월이산이다. 영동은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이 갈라지는 곳으로, 금강지류와 산악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고장이다. 월이산은 해발 551m이다..
2020-08-14
좋은 약은 입에 쓰고, 충언은 귀에 거슬린다.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 이롭고, 충고하는 말은 귀에 거슬리나 행실에 이롭다. 걸왕과 주왕은 무조건 따르는 신하들이 있었기 때문에 멸망했다. 임금에게 간쟁하는 신하가 없고, 아버지에게 간쟁하는 아들이 없고, 형에게 간쟁..
2020-08-14
나는 시골에 있는 처가에 가서 아내의 단짝 동무(유영식)를 만났다. 아내와의 동행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마는 그렇지를 못했다. 내 곁에는 사랑하는 딸애와, 서울서 내려온 딸애 엄마의 친구, 또 옆엔 주인 없는 방석 하나가 있었으니 말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아내는 친정..
2020-08-07
조직 생활하다 보면 누구나 겪는 일 중 하나가 치열한 자리다툼이다. 사람만이 가지고 있다는 이성적 측면에서 보면, 짐승의 영역싸움보다 더 잔혹하다. 자리의 크고 작음이 문제가 아니다. 짐승은 따라 할 수 없는 위계(僞計)와 권모술수(權謀術數)가 난무한다. 자리 차지로..
2020-07-31
번갯불이 어둠을 유령처럼 들추고, 요란한 천둥이 밤을 깨운다. 깜짝깜짝 놀라며 뜬 눈으로 지새는 밤이다. 자연의 괴력에 수없이 놀라며, 무기력하기만 한 자신을 반추해 본다. 우주 역사에 비추어 인생은 한낱 먼지만도 못하다. 그럼에도 사람은 유의미한 흔적을 남기고 싶어..
2020-07-31
우리 주변에는 따뜻한 가슴으로 사람냄새 풍기며 감동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 편에는' 비단보에 싸인 개똥 '으로 사는 사람도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삭막한 우리 현실이 어둠의 늪이 되지 않도록 불쏘시개 역할로 사는 분들이 있어 우리 인간 사회의 미래는..
2020-07-24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중반에 이르기까지 한 세기 가까이 우리에겐 도전과 시련, 치욕과 절망의 시기였다. 봉건사회에서 전근대로의 개화에 직면하여 사회 모든 분야가 혼란과 혼돈에 휩싸였다. 서구 열강이 식민지 쟁탈전에 몰두하는 사이 일본은 집요하게 한국 병탄을 꾀하였..
2020-07-21
사람들의 어린시절의 수많은 추억들 가운데는 놀이가 있다.골목어귀 동네 또래 친구들과의 인형, 자동차, 블럭 등 놀잇감을 가지고 놀았던 대부분의 어린 시절의 추억은 놀이가 존재한다. 아이들은 이러한 놀이를 통해 상호작용을 하며 대인관계를 형성하는 등 사회적 발달을 하게..
2020-07-19
우리 생명은 시한부다. 누구나 죽는다. 당연지사지만 애도한다. 특히 자연사가 아니면 슬픔과 아픔이 배가된다. 친소관계에 따라 정도 차가 있을 뿐이다. 죽음을 맞이하는 충분한 준비시간이 부여되기도 하고, 본인도 의식하지 못한 채 생명 활동이 멈추기도 한다. 공교롭게 비슷..
2020-07-17
"이건 우리 먹을 게 아닌 데요!" 과수원 주인아저씨가 일을 하다가 과수원 울타리 옆에서 돌미나리를 채취하고 있는 할머니께 그걸 뜯으면 안 된다고 하니 대꾸 반응으로 나온 말이었다. "왜 돌미나리를 뜯으면 안 된다는 게요?" "과수원에 독한 농약을 엊그제까지 여러 번..
2020-07-10
호젓한 산길 걷다 보면, 종종 길을 묻는 사람이 있다. 모르면 묻는 것은 당연한 일이요, 부끄러운 일도 아니다. 그러함에도 정작 중요한 것은 묻지 않는다. 마치 화장이나 몸단장은 할 줄 알면서 마음을 닦지 않는 것과 같다. 남보다 한 가지 더 알고 있다고 더 많이 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