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2020-10-08
혐오와 미움과 분노로 단단해진 사람이 크게 사랑을 외치면 사람들은 외면합니다. 그러나 맑은 웃음과 연민의 눈빛과 온유한 마음으로 사는 사람이 조용한 소리로 사랑을 속삭이면 사람들이 그 소리를 마음에 담아가고자 모입니다. 나는 지금 여기서 '나의 탐욕을 채우기 위한 거칠..
2020-09-24
나를 키워주신 사랑하고 존경하는 삼촌이 얼마 전에 아흔의 나이로 돌아가셨다. 삼촌께서는 완치가 불가능하고 예후가 매우 나쁜 암을 진단받으시자 연명의료를 받지 않기로 결심하셨다. 그리고 요양병원으로 가셔서 편안히 돌아가셨다. 가족들에게 안타까웠던 점은 코로나로 인해서 문..
2020-09-10
"세상에는 나쁜 사람이 많다. 그러나 좋은 사람이 더 많다." 피천득의 <인연> 중 글귀다. 내가 좋아하는 말이기도 한데 인연을 생각하고 있으면 더불어 뒤를 돌아보고 나를 다듬는 시간을 갖게 된다. 이상하게도 그러다 보면 그림창작의 방향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세상 속..
2020-09-03
교리가 아니라 살아있는 현실 가운데서 진리를 찾으려 한 스위스의 에밀 브루너 박사는 "불은 타오름으로 존재합니다"라고 표현하셨습니다. 불은 타오름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다는 에밀 브루너 박사의 정의에 쉽게 동감이 갔습니다. 바로 그 동감 다음에 나 자신에 대해 질문..
2020-08-27
8월 초까지만 해도 잘 관리되는 것 같던 코로나가 15일을 기점으로 ‘불안불안’하다가 결국 전국적으로 확대 양상을 보인다. 실내 체육시설 이용은 폐쇄되거나 자제 되어야 하고 뭔가 열심히 운동해서 건강 관리해야지 하는 많은 사람의 결심은 또 코로나 탓으로 돌아가며 흐지부..
2020-08-20
요즘은 암을 진료하는 의사 선생님들도 전문화, 세분되어 있다. 신경외과의 예를 들자면 뇌종양만 진료하시는 선생님들이 계시고, 뇌종양 중에서도 뇌수막종, 뇌하수체종양, 청신경초종, 뇌기저부종양 등 양성 종양을 보시는 분, 그리고 신경교종 뇌전이 암 등 악성 종양을 전공하..
2020-08-13
연일 쏟아붓듯이 내리는 빗줄기에 몸도 마음도 지치고, 각종 사고와 수해로 안타까운 소식이 연이어 나오기에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 창밖의 잿빛 하늘을 외면하며 밝은 조명 속 사무실 풍경을 훑어보며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따뜻한 커피 한잔을 내리며 마음을 다잡아 본다. 에..
2020-08-06
이영우란 나의 이름에는 비우(雨)가 들어간다. 이름에 비우(雨) 자를 잘 쓰지 않는다는데 아버지는 내 이름에 비를 담아두셨다. 그래서일까? 내 인생을 되돌아보면 비와 함께 했던 추억들이 많이 있었다. 요즘처럼 장마가 지고 비 피해가 있을 때는 비가 좋다는 말도, 비를..
2020-07-30
판단할 때 가장 먼저 자기 경험을 토대로 판단을 합니다. 그러나 자기 경험이 주관적이기에 부분적이거나 편파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 경험 안에만 머문다면 '제멋대로 판단하는 사람'으로 이해받기 쉽습니다. 요즈음 기성세대들이 젊은 세대를 기성세대의 시각으로만..
2020-07-23
파도가 들이치는 섬의 갯바위에서 손에 양동이와 긴 장화를 신고 전복을 찾아 불안 불안하게 걸어가는 남자, 통통배 타고 바다로 나가 낚시질하다가 대박 큰 참돔을 잡고 기뻐서 소리 지르는 남자, 섬마을 작은 어촌 집 마당 수도꼭지 앞에 쪼그리고 앉아 된장찌개에 넣을 무를..
2020-07-16
대전에 살면서 여러 가지 즐거움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시간이 날 때 국립현충원을 찾는 것이 필자에게는 큰 즐거움 중에 하나다. 잘 가꾸어진 현충원 숲길을 걷고 내려오는 길에 묘지의 비석들을 살펴보면 독립운동, 한국전쟁, 월남전 등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을 만..
2020-07-09
새벽녘 서늘한 바람결이 곤히 자고 있는 나의 숨을 깨운다. 맑고 시원한 공기의 흡입이 주는 상쾌함이 유독 정겹다. 최근의 코로나 사태로 인한 마스크 착용으로 한낮 뜨거움 속의 호흡은 매우 습하고 불쾌했었음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깊게 숨을 들이쉬며 그 느낌을 즐겨본다...
2020-07-02
자의든 타이든 포스트 코로나로 인해 예전보다 시골에 있는 작업실에 자주 왔고, 지금도 시간만 되면 학교 연구실이 아닌 작업실에 가서 있곤 한다. 때로는 농부처럼, 때로는 일군처럼, 때로는 고독한 화가의 모습으로서 때로는 은신처로서 자주 직면하게 되었다. 작업실 주변에..
2020-06-25
미술관에서 그림들을 보다가 마음에 확 다가오는 그림 앞에서는 제 몸이 저절로 오래 머물게 됩니다. '참으로 아름답구나!'라는 말이 입에서 저절로 나오게 되는 그림을 만나는 것은 우리에게 복으로 오는 것입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그림은 몸과 마음이 동시에 느끼는 듯합니다...
2020-06-18
"으르~릉~ ,, 왈~왈 ~~", "보호자님, 진정하시고요. 이런 과정을 보호자님이 계속해야 될 일들이에요", "이~야 진짜 신기하죠. 지난번엔 막 달려들고 물던 멍뭉이가 오늘은 이렇게 얌전해요~." 요즘 자주 보는 한 티브이 프로그램 '개는 훌륭하다'의 반복되는 멘트..
2020-06-11
우리나라 근대 모금운동의 효시는 1896년 독립협회가 주도한 독립문 건립 모금 캠페인이다. 나라가 외세에 의해 어려울 때 국민에게 독립심을 키워주기 위한 상징적인 이벤트로서, 청나라 사신을 영접하던 영은문과 모화관을 없애고, 그 자리에 독립문과 독립관을 만들어 국내외적..
2020-06-04
6월이다. 한낮 기온은 여름을 떠올리게 하고 목에 맨 넥타이가 주는 답답함의 수치는 점점 올라가 찬 음료와 냉면이나 콩국수 같은 시원한 식사를 찾게 만든다. 그나마 찾을 수 있고, 해결할 수 있는 시대이니 얼마나 다행이고 행복한 시대에서 살고 있는지 스스로 위안하며 현..
2020-05-28
사람은 관계를 중요시하면서 관계를 통해 때로는 나를 보곤 한다. 친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친구인지 적인지 모호한 상태를 프레너미라고 한다. 프레너미란 말도 참 재밌는 말이다. 사회심리학 용어라지만 현대인들은 참으로 복잡한가보다. 오늘의 동반자가 내일의 적이 되고야 마..
2020-05-21
'혼밥은 혼자 먹는 밥을 뜻하는 외로움이 담긴 청년들의 언어입니다. 그런데 혼도는 무엇인가요?' 라고 질문을 하는 청년에게 '혼도는 혼자 기도한다는 뜻이에요'라고 답을 했습니다. 혼도는 최근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뒤 전 세계로 확산 된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
2020-05-14
대구 신천지로 코로나가 정점을 찍던 지난 3월 가수 하현우가 시원한 고음으로 ‘돌덩이’란 OST를 들려주며 사회적 격리의 답답함을 삭혀 줬던 드라마. 드라마 소개를 보면 불합리한 세상 속, 고집과 객기로 뭉친 청춘들의 '힙'한 반란이 시작된다. 세계를 압축해 놓은 듯한..
2020-05-07
두 달 가까이 온 나라를 곤경에 빠뜨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차츰 진정돼가고 있다. 그동안 온 힘을 다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퇴치 최전선에서 애쓴 모든 분에게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전 세계가 우리나라의 방역 체계와 의료기술에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진단..
2020-04-23
아주 오래된 음악을 들을 때면 떠오르는 기억들이 있다. 음악이 개입된 추억들은 그 음악을 통해 틀리지 않은 기억으로 어김없이 되살아난다. 세월이 흐르고 지금은 그나마 여유 있게 음악을 들을 때는 운전 중에나 가능할까? 그러나 요즘은 오히려 토시 하나 틀리지 않은 지난날..
2020-04-16
'한 번도 엄마라고 불러 본 적이 없다'는 소년의 이야기를 듣고 그날 밤새 제 온몸이 아팠습니다. 이 세상에서 최고의 부모도 자녀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어지럽게 합니다. 그렇게 우리의 부모님이 완전하지 않습니다. 불완전한 부모로부터 매 순간 긴장에 더하기 긴장으로 사는..
2020-04-09
"힘들어 죽겠어요." 한의원에 자주 오시는 두 분의 60대 식당 사장 아주머니의 말이다. 이분들은 거의 2년 이상 퇴행성 질환과 식당의 노동으로 심해지는 허리, 어깨, 무릎 통증 때문에 한의원에 오셔서 침, 추나, 한약을 드시는 비슷한 환경의 분들이다. 그런데 지난달부..
2020-04-02
코로나 19사태가 오래 이어지면서 우리 모두 불안감, 무기력증 그리고 우울한 기분에 휩싸여 있다. 학자들은 이를 ‘코로나 블루’라 부르기도 한다. 학생들은 등교하지 못하고, 각자 집에서 비대면으로 원격 강의를 들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원래 원격 강의는 어쩔 수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