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예술은 사람의 마음을 치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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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 예술은 사람의 마음을 치유한다.

이영우 배재대 교수

  • 승인 2020-04-23 09:00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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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우 교수.
아주 오래된 음악을 들을 때면 떠오르는 기억들이 있다. 음악이 개입된 추억들은 그 음악을 통해 틀리지 않은 기억으로 어김없이 되살아난다.

세월이 흐르고 지금은 그나마 여유 있게 음악을 들을 때는 운전 중에나 가능할까? 그러나 요즘은 오히려 토시 하나 틀리지 않은 지난날의 기억이 지금은 오히려 무섭다.

젊음이 세월을 무서워하지 않던 시절엔 밤새워 그림을 그렸고, 그 그림이 다시 보고 싶어 잠을 설쳤던 시절. 오늘을 탕진했던, 열정을 과시했던 지난 시절.

젊음의 객기로 크지 않은 사고쯤이라면 대학생 신분만으로 용서받던 시절. 그 시절에 듣던 음악들은 지금 내게 없다.



아무런 기억 없이. 아무런 생각 없이. 가볍게 허밍 하듯 음악을 듣고 그렇게 보낼 수 있다면 족하다.

그럼에도 2020년은 먼 훗날 어떤 음악과 함께 코로나바이러스를 기억하게 될까?

베트남 전쟁 때 비틀즈의 "All you need is love"를 부르며 세계의 평화를 노래했듯이 폴 메카트니 말처럼 우리는 그저 한 시대의 대변자들이었다.

삶은 내가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나를 끌고 간다. 코로나 또한 생각이나 했던 일인가? 총성 없는 전쟁처럼 많은 사람이 죽었고 전 세계는 지금도 숨을 죽이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봄 향기가 물씬 풍기고 주말마다 꽃놀이로 축제를 즐기는 나들이객들로 도로가 가득 찬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활짝 핀 꽃들이 무색하게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처럼 따스한 봄바람과 함께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라져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꽃의 계절 4월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사회 전반에 어려움이 많겠지만 나는 예술을 하는 사람인지라 그런지 예술계에 궁핍한 현상이 보이고 있다. 감상기회도 잃어버렸기에 마음의 굶주림이 나 역시 크다. 그래도 코로나에 대처하는 예술인들의 움직임은 시대가 휘청거려도 예술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예술은 사람의 감정을 치유하고 회복하는데 공감 능력이 있고 위대한 아티스트들은 대중의 마음과 생각에 공감하면서도 그들을 이끌 기에 개개인의 삶에 철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고 예술은 변혁을 가져온다.

중국에서부터 시작된 코로나 소식은 방송을 통해 접해 왔지만 그래도 먼 곳의 이야기로만 처음엔 들었다. 그러다 바로 내 집 앞에 온 것처럼 느껴지는 상황들을 바라보면서 불안 심리까지 이어져 간다. 또 한편으로는 우리의 삶의 방식에 대한 깊은 성찰의 시간으로도 느껴진다.

이제는 내 집만 잘 지킨다고 될 일이 아니다. 지구 반대쪽에서 일어나는 일이 곧 내 일이 되니 말이다.

그나저나 이렇게 많은 사람이 시간과 공간을 넘어 한 가지 일로 마주한 적이 있었던가?

코로나로 인해 우리가 경험하는 집단 정서는 강력해 보인다. 우리 안의 늘 내재해 있던 불안이 코로나를 통해 그 본색을 드러내는 것 같다. 이럴 때 예술가들은 내 안에서 무엇이 일어나는지 들여다 볼 기회로 삼자.

많은 예술인이 어려움을 겪는 시기다. 이러한 상황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예술적인 방식으로 이 상황을 타파하려는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힘든 재난 상황에도 예술로서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예술인들의 움직임을 응원한다.

그런가 하면 그동안 바빠서 밀쳐 두었던 감정들이 코로나로 인해 만나게 될 수도 있다. 두려움, 불안, 고립감, 외로움, 분노의 감정까지 말이다. 오히려 밀쳐두었던 감정과 만날 수 있는 시간도 감사하게 맞이하고 먼발치에 떨쳐낼 수 있도록 단단한 내성으로 예술의 힘을 빌려보자.

코로나로 인간은 힘든지 몰라도 자연은 더 아름답고 회복이 되었다고 한다.

이 또한 지나가겠지만 우리도 이참에 자연을 생각하고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도록 하고 잘 회복할 수 있도록 견뎌내야겠다. 4월이 지나가고 희망의 5월이 올 테니까.

/이영우 배재대 교수·대전 국제 아트쇼 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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