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용 한의사. |
이분들은 거의 2년 이상 퇴행성 질환과 식당의 노동으로 심해지는 허리, 어깨, 무릎 통증 때문에 한의원에 오셔서 침, 추나, 한약을 드시는 비슷한 환경의 분들이다. 그런데 지난달부터는 같은 말 다른 뜻이 되었다. 한 분은 큰 홀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많이 와서 운영되는 식당이고, 다른 분은 작은 홀에서 많은 배달 위주로 식당을 운영하는 분인데, 앞의 식당은 코로나 때문에 직장인들이 재택근무를 하면서 모임이 취소되고 식당 방문이 줄어들어 일하던 직원 두 명을 쉬게 하면서 본인이 이일 저일 다해 업장 운영이 잘 안 되는 거에 힘들다는 거고, 또 다른 사장님은 재택근무와 집에만 있는 사람들의 주문이 늘어나면서 배달 일이 너무 많아져 무리가 되어 아파 죽겠다는 말이다.
요즘 들어 외국과 연관된 뉴스를 보면 한국의 위상이 엄청 올라간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인의 입국 거부로 점점 '헬 코리아'로 고립돼가던 대한민국이 어느 순간부터 입국을 거부했던 그 나라들이 오히려 코로나 감염자와 사망자들이 늘어나면서 우리나라에 감염병 관리 노하우를 알려 달라고 하며 진단키트를 수출해 달라고 한다. 그래서 개인의 입장에서는 '마스크 대란처럼 우리가 쓸 것도 다 수출해 버릴까?', '외국인들을 입국 제한을 안 해서 그들의 치료 피난처가 될까'도 걱정하고 있다.
거시적으로 볼 때 인간의 경제 활동 위축으로 대공항이 올 거라고 많은 사람이 걱정하고 있지만 지구 환경의 입장에서는 사람들의 생산 활동 억제로 유럽과 중국의 공장들이 가동을 안 해 위성 사진을 보면 하늘이 깨끗해져 있고, 이동의 제한으로 관광객들이 없어져 베네치아의 진흙탕 같았던 수로의 밑바닥이 깨끗해지며 물고기들이 노니는 사진도 볼 수 있다.
한의사 협회에서는 지난 3월 대구에 코로나 감염 환자가 급증할 때, 정부나 의사 협회는 원치 않아도 자발적으로 대구 한의대 한방 병원에 한의학 코로나 대책 본부를 세우고 코로나 확진자를 대상으로 본인이 원하는 경우 무료 전화 진료 및 한약을 제공을 해왔다.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중국에서 이미 양한방 협진으로 수만 건 이상 치료를 진행하고 결과에 따른 자료를 분석 각각의 증상에 따른 한의학 의료 지침을 수립했다. 한의사 협회에서는 우리나라 상황에 맞는 진료 의안 만들어, 대구에서 많은 분에게 진료 및 탕약 처방으로 각 환자분 증상의 완화 효과를 경험했고 지금은 서울에 진료 센터를 이전해 운영하고 있다. 한의학이 감염 자체를 통제하거나 백신의 영역에선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지만, 각 개인의 증상 완화의 측면에선 중국의 의료 자료가 비록 잘 믿겨 지진 않더라도, 코로나 19에서는 충분히 효과를 낼 수 있는 것 같다. 한편 이런 상황에서 대구 의료 봉사를 간다 하고 필리핀에 여행 다녀와서 직원이 코로나에 감염돼 이미지 망치는 한의원도 있어 한의사로서 나름의 자긍심과 부끄럼이 같이 있기도 하다.
2020년 인간의 세상은 바이러스에 의해 강제적으로 민낯이 까발려지고 있다.
선진국으로 알고 있던 서방 여러 나라의 의료 시스템과 그 나라 사람들의 국민성을 봤고, 독재국가 비슷한 정치 후진국들의 국민 통제 방법도 본다. 또 코로나 감염의 대처를 자연적인 상태에서 아무것도 안 해 집단 면역이 되기를 선택한 국가와 강력한 사회 통제를 시행하는 나라도 그 결과가 비교될 것이다.
학생들은 집에서 개학을 하고, 선거 유세나 얼굴 한번 못 본 후보를 뽑아야 하는 국회의원 선거, 고열이나 감기 유사증상이 있을 때는 들어오지 말고 질병관리본부에 연락하라고 포스터를 붙인 병원들. 한 번도 경험 못 한 재앙 같은 요즘 시기.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웃프게도 누군가에게는 좋거나 즐거운 일이 생긴다. 이 글을 보는 모두에게 좋은 일이 생기길 바란다.
/박승용 아이누리한의원 세종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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